내가 글을 올리고 있을 줄이야

by 행북

참, 인생은 아이러니하다.


블로그도 카페도, 어디 하나 가입하지 않고 살았다.

댓글을 달아본 적도 없고, 남의 글에 반응을 남기는 일 따윈 없었다.


나는 아날로그를 좋아했다.

컴퓨터보다 공책과 펜을 선호했고, 손으로 적는 걸 즐겼다.


그런데 지금은,

쉬는 시간 대부분을 SNS 속에서 보낸다.

댓글을 달고, 글을 올리고 있다.


소비자였던 내가

생산자의 삶을 살고 있고,

커뮤니티조차 안 하던 내가

이제는 댓글까지 달고 있다.


여행 다니기 바빴던 나는

지금은 집순이가 되어 글을 쓰고 있다.


그래서 요즘,

나의 40대가 궁금해졌다.

20대와 30대가 이렇게까지 달라지는 걸 보면

앞으로는 또 어떤 그림이 펼쳐질까.


“너무 많이 달라졌다고 말하지 마.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었어.

이제야 그걸 꺼낸 것뿐이야.”

-루피타 뇽고


모든 건 아주 작은 점에서 시작된다.


어릴 때는 짧은 글귀나 명언에서 영감을 받는 걸 좋아했고,

좀 더 크고 나서는 책에 빠져 살았다.


나이가 들면서,

그 작은 점들이 하나씩 선으로 이어지는 느낌이다.

조금씩 무늬를 만들고, 모양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내가 글을 쓰고 있다는 사실이,

지금도 신기하다.

늘 눈팅만 하던 내가

이제는 각 플랫폼에 일곱 개씩 글을 올리고 있다니.


가끔은 이런 생각이 든다.

5년 뒤의 나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어떤 길 위를 걷고 있을지

지금과 같은 길을 걷고 있을지

아니면 전혀 다른 방향으로 향하고 있을지

각자 생각해 보자.


어떤 길이든 괜찮다.


“길은 걷다 보면 만들어진다.

멈추지 않으면 언젠가 지도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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