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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을 기획하다 마음이 커졌다

by 행북

직장에서

내가 좋아하는 일, 그리고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

좀 유쾌한 일이기도 하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어릴 때부터 그랬다.

친구들 사이에서 늘 내가 리드했다.


“이번엔 어디 여행 갈까?”

늘 먼저 말을 꺼내던 사람이 나였다.


다른 사람들에겐 준비와 조율이 귀찮은 일일 수도 있었지만

나에겐 그렇지 않았다.

그건 성격이었고,

즐거움이었고,

힘이 드는 일이 아니었다.


그런 생활이 20년,

이제 직장인이 된 나는,

회사 안에서도 똑같았다.


“우리 뭐 하나 해볼까?”

점심시간엔 동료들과 게임을 하고,

틈만 나면 어디론가 다 같이 나갔다.


내가 제안하고, 내가 이끌었다.

그리고 그게 진심으로 즐거웠다.


그런데, 우연히 시작된

‘14명과의 여행’은 좀 달랐다.


처음엔 똑같았다.

좋아서 했고, 다 같이 즐기고 싶어서 움직였는데

중간에 못 가겠다는 사람이 생기고,

걱정과 조심이 쌓여갔다.


이전에는 즐거움이었다면,

이번엔 책임이었다.


인원이 많아질수록

나의 즐거움은 점점 부담으로 변했다.


그리고 그제야 알았다.

즐거움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라는 걸.

모두가 웃기 위해선,

누군가의 에너지와 마음이 조금 더 들어가야 한다는 걸.


“가볍게 시작한 일일수록, 나중에 무거운 책임이 된다.”

-제프리 아처


그럼에도 후회는 없다.

진심에서 시작한 일이었기에

그 안에서 무엇이든 배웠다면 충분하다.


나는 회피보다

행동하고, 부딪히고, 배우는 쪽을 택하고 싶다.


“경험은 최고의 선생이지만, 수업료는 결코 싸지 않다.”

-오스카 와일드


직접 해보지 않으면 모른다.

밖에서 보기엔 쉬워 보여도,

해보면 안다.


그동안 내가 얼마나 많은 배려를 받아왔는지,

그게 당연한 게 아니었음을.



행복을 만들고 싶었다.

모두가 웃는 시간을 나누고 싶었다.

그 마음은 여전히 같다.

단지 나는,

조금 더 단단해졌을 뿐이다.


그래서 앞으로도

많이 움직이고,

많이 배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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