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40살 이후의 얼굴은 스스로 만든 작품이다

by 행북

40대 초반이 된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지인이 있다.


부드럽고 다정한 사람이라

나도 모르게 마음이 따랐다.


말투도, 표정도

참 온화해서 닮고 싶은 사람이었다.


몇 년이 흐른 뒤

오랜만에 다시 마주했다.


여전히 배울 점 많은

다정한 사람이었지만,


오랜 시간을 함께하다 보니

조금 달라진 점이 눈에 들어왔다.


눈을 살짝 가늘게 뜨며

눈빛에 힘이 실리고

확신이 묻어나는 표정이 자주 보였다.


심리에 관심이 많은 나는

괜히 궁금해졌다.


나이가 들수록,

사람의 눈빛에도

그동안의 시간이 담기는 걸까.


무슨 일이 있었을까.

그 눈빛 하나에

여러 생각이 따라붙었다.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무엇을 지켜내고 싶은지,

외롭지는 않았는지까지.


삶의 방식이 하나씩 자리를 잡고

그걸 지켜내느라 생긴 눈빛.


무너지지 않기 위해

스스로 강해진 척하는 눈빛일지도 모른다.


말하진 않았지만

그동안 고생했다고 토닥여주고 싶었다.


20대, 30대에는

좀처럼 드러나지 않던 것들이

40대가 되면서부터는

말투, 표정, 눈빛에 서서히 배어든다.


“40대는 인생의 거울이다.

거기에는 너의 선택이 모두 담겨 있다.”


그 말처럼,

나의 생각과 감정,

수많은 선택들이 쌓여

결국 내 얼굴이 되고, 내 눈빛이 된다.


사십 이후의 얼굴은

스스로 만든 작품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나는,

그 위에 따뜻함을 그리고 싶다.


많이 웃고,

좋은 생각을 자주 떠올리고,

나를 더 부드럽게 단련해가고 싶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무심히 해오던 것들의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