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돌이, 집순이가 되어가는 이유

by 행북

대설주의보라

기다리던 눈이 오고 있다.

진심으로 행복하다.


주말,

그리고 눈 오는 밤.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다.


거실 창문을 열고

바로 옆 소파에 눕는다.

두꺼운 이불을 덮고

창밖을 바라본다.


바람을 타고

눈이 살짝 들어온다.


아, 이게 글램핑이구나.


TV도 있고, 주방도 있는

예약하지 않아도 되는 글램핑.


남편과 나란히 누워

한동안

눈 오는 겨울을 바라본다.


어느 날은

마트에서 초밥을 사 들고 돌아왔다.


김치우동 하나에 초밥.

불을 다 끄고 감성 조명을 켠다.


여긴 이자카야다.


이자카야뿐 아니라

파전을 먹는 날엔 포장마차가 되고,

괜히 상황극도 한다.


“주문 하나 할게요!”


집 안에서는

모든 놀이가 가능하다.


단점이 있다면

집에서 노는 게 너무 재밌어서

점점 더

집돌이, 집순이가 되어간다는 것.


상황과 환경이

행복을 결정하진 않는다고 생각한다.


어느 공간에서든

마음만 먹으면

즐길 수 있다.


“바빠서 안 돼”

“이런 이유 때문에 안 돼”보다는


주어진 상황 안에서

무언가를 만들어낼 때,

그게 행복이다.


커피 한 잔,

노래 한 곡,

창문 하나면

캠핑이 만들어진다.


행복은

결국 마음먹기 나름이라는 걸

다시 한번 느끼는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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