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석에서 인생을 만났다

by 행북

여수 마라톤에 갔다.


7개월 전, 남편에게

같이 러닝을 해보자고 말했다.


그 말 한마디 이후로

남편은 하프 마라톤을 두 번 뛰었고,

오늘은 풀마라톤에 도전한다.


나는 러닝을 하다

무릎 상태가 좋지 않아

요즘은 그저 건강을 위한 러닝만 하고 있다.


출발 총성이 울렸다.


한겨울 속에서도

사람들은 열기를 가지고

뛰기 시작했다.

같은 출발선에 서 있는 모습은

설렘과 희망 가득한 얼굴 표정이었다.


결승까지는 다섯 시간.

나는 시간을 보내기 위해 카페로 향했다.

걸어가는 길에

풀마라톤을 뛰는 사람들을 보았다.


서로 마주 보는 방향으로 엇갈려 지나가는데,

그 열기들이

내 쪽으로 쏟아지는 것 같았다.


괜히 마음이 벅차올랐다.


카페 창가에 앉아

글을 쓰다 고개를 들었을 때,

우연히 보인 구간은

하필 가장 힘들다는 오르막이었다.


대부분 고개를 떨군 채 올라가거나

포기하지 않고 애쓰는 모습이었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이렇게까지 달리는 걸까.


마라톤이

꼭 인생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쪽에서는

뒤에서 누군가가

앞사람의 등을 손으로 밀어주며

함께 오르막을 넘고 있었다.


그 장면을 보는 순간

울컥했다.


고통의 순간에도

고개를 떨군 채 포기하지 않는 모습,


어떻게든

한 발이라도 더 내딛으려 애쓰는 모습,


그리고

서로의 등을 밀어주며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


그 모든 장면이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과

너무 닮아 있었다.


우리는 때로는 혼자

고군분투하며 살아가고,

때로는 누군가에게 기대어

함께 걸어간다.


멈추지 않고

도전하는 그 모습들이

내 마음을 두근거리게 했다.


나 역시

그 안에 있고 싶어졌다.

이게 환경의 힘일까.


좋은 에너지를

고스란히 받아가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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