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사람을 만나다
이틀 뒤면
나와 같은 방향을 걷는 사람들을 만난다.
한때는 길을 걷다 길을 잃고,
아무 방향 없이 혼자 걸었던 날도 있었다.
그러다 우연히 한 명의 동행이 생겼고,
어느새 여러 명이
같은 방향으로 함께 걷고 있다.
생각만 해도 마음이 든든해진다.
없던 길도
함께라면 생겨날 것만 같다.
비슷한 미래를 그리는 사람과
대화를 나누면 어떤 기분일까.
아직 내 주변엔 그런 사람이 많지 않다.
책을 읽는 사람도 드물고,
내가 그런 모임을 찾은 적도 없다.
그래서 이번 경험은
내게 오래 남을, 특별한 시간일 것 같다.
방향이 같을 때, 대화는 길이 된다.
오늘,
늘 장난만 주고받던 직장 동료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 속에서 우리는
고민도, 관심사도
가치관도 닮아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 뒤로 이야기는
쉬지 않고 흘러갔다.
물 만난 고기처럼.
“이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은 처음이야.”
서로가
서로를 기다렸던 것처럼 느껴졌다.
생각이 비슷한 사람과의 대화는
침묵조차 위로가 된다.
같은 길 위를 걷는 사람들과의 대화는
어떤 느낌일까.
그저 함께 걷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이다.
“방향이 같은 사람과의 대화는,
나를 돌아보게 하고 앞으로도 나아가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