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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약점이 큰 강점이 되는 순간

by 행북

나는 생각과 상상 빼면 시체다.

숨 쉬듯 생각하고 상상한다.


생각은 습관과 환경일 수도 있고

기질일 수도 있다.

20살쯤부터였던 것 같다.

아니, 태어날 때부터였을 수도 있다.


MBTI를 해도 N 성향이 80% 가까이 나온다.

차를 탈 때도, 창밖을 바라볼 때도,

샤워를 할 때도,

생각이 둥둥 떠다닌다.

지나가는 사람, 스치는 상황

모든 것 앞에 자동으로 ‘왜’가 붙는다.


어릴 때부터 나는 네이버 검색창과 절친이 됐다.

‘왜’가 궁금했고,

그 ‘이유’가 늘 알고 싶었다.


그렇게 검색한 지 10년 이상은 되어간다.

이 정도면 생각 전문가 수준일 수 있다.


예를 들면 이런 거다:

누가 꾸미는 걸 좋아하면,

“왜 저 사람은 외모를 중요하게 생각할까?”

심리가 궁금했다.

어떤 사람은 인기가 많고,

어떤 사람은 유독 외로워 보일 때면,

또 궁금했다.

왜?


이런 호기심은

내 머릿속에 물음표가 돌아다닌다.

그래서 가끔은 피곤하다.

‘그냥 단순하게 살면 안 되나?’ 싶은 순간도 많았다.

장점보다는 단점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올해부터

내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글을 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머릿속에만 있던 생각들을

세상 바깥으로 꺼내기 시작했다.


그랬더니,

복잡했던 생각들이 정리가 되기 시작했다.

나만의 대답을 찾게 됐다.

그러한 글이

다른 사람에게 용기나 위로가 되어 주기도 했다.


“당신이 가장 큰 약점이라 여기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 될 수 있다.”

— Deepak Chopra


나는 생각이 많다는 걸

오랫동안 약점이라 여겼다.


사물을 단순하게 보지 않기 때문에

남들이 보지 못한 결을 본다.

그렇게 생각하고 찾아본 결과

통찰이 태어나기 시작했다.

그 생각에 내 언어를 입히면,

‘나의 글’이 된다.


깊고 복잡했던 내 생각은

이제 나만의 힘이 되었다.


약점은

조금만 방향을 바꾸면

강점이 된다.


그리고 나처럼

생각이 인풋으로 들어왔다면,

이제는 글이라는 아웃풋으로

세상에 나가게 하자.


그 과정을 통해

내 안도, 세상도

조금씩 정리되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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