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생활을 하면서 자주 느낀다.
내가 성취를 이야기할수록,
행복을 말할수록,
주변 사람들과 조금씩 멀어진다는 걸.
그 와중에 브런치북에서 이런 글을 읽었다.
〈회사에서 불쌍하게 보여야만 하는 이유〉
제목부터 시선이 머물렀다.
주말에 놀러 갔다고 말하지 말 것.
남편이 판사여도, 말단 공무원이라고 할 것.
가난하고 불쌍하게 보여야
질투와 시기 없이,
오히려 더 배려를 받는다는 이야기였다.
사람들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졌을 때,
비로소 모든 걸 즐길 수 있다.
초맹 작가님은 그렇게 말했다.
이 글을 읽고 공감이 가고
맞는 말 같아서
조금 슬퍼졌다.
이론적으로는 알겠다.
그런데,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성취하고 싶고,
그걸 함께 나누고 싶고,
서로 행복했으면 좋겠는 사람이다.
재미있게 살고 싶다.
좋았던 일을 공유하면서
함께 긍정적인 방향으로 가고 싶은 사람이다.
“세상에 맞추려다 보면, 결국 나는 사라진다.”
-정혜신 (정신과 의사)
엊그제도 처음으로 마라톤 대회에 나갔다.
그 기분이 정말 좋았다.
이 즐거움을 누군가와 나누고 싶었지만,
조용히 혼자 간직해 보기로 했다.
내가 인정받고 싶어서였을까,
아니면 그냥 내 기질일까.
꼭 겸손이 옳은 걸까?
억누르며 살아야 하는 걸까?
나는 그냥,
서로의 좋은 일을 이야기하고,
서로 응원하면서,
낭만적으로 살고 싶다.
왜 우리는
매번 행복을 숨겨가며
질투를 피해 다녀야 하는 걸까.
“모든 관계에서 나를 다 보여줄 필요는 없어.
대신, 진짜 나를 안아줄 사람에겐 꼭 보여줘야 해.”
다행히,
내 친구들은 진심으로 나를 응원해 준다.
그게 느껴져 더욱 소중하다.
이젠 생각한다.
모든 사람에게 다 보여줄 필요는 없구나.
그 지혜를 갖추는 게,
상처받지 않고 오래 나누는 길일지도 모른다.
조금은 씁쓸하지만,
세상을 사는 방식이란
그런 균형 위에 놓여 있는 것 같다.
그 덕분에
나를 진짜로 이해해 주는 사람의 소중함이
더 크게 느껴진다.
기질대로,
내 모양대로 살아갈까
아니면,
날 둥글게 깎으며 살아갈까
늘 나를 흔드는 최대의 고민이다.
둥근 듯, 모나게 살기.
그게 지금 내가 택한 균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