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점점 어려지는 게 느껴진다
어린애처럼 급히 먹으려 할 때나 힘든 일에 자꾸 투정 부리며 찡찡거릴 때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마음이 착잡하고 복잡하다
난 커지고 부모님이 작아진다
내 키의 반절만큼 부모님이 작아져버리면 어쩌지?
그렇게 계속 계속 작아지고
결국 아기가 되어버리면 어쩌지?
이젠 내가 부모님의 부모가 되어줘야 하나
난 부모가 될 정도로 경제적으로,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않은데 내가 빨리 커버리지 못한다면
부모 없는 아이들끼리 살아가야 하는 건가?
내가 빨리 어른이 되어 가정을 이끌어가야 하는 건가
괜찮다고 네 인생이나 잘 챙기라고 했긴 하지만 노화는 피할 수 없는 시간인걸
난 방황을 즐기고 누릴 수 있고 그래야 하며 그것도 인생이라 여겼는데 방황이 사치이며 책임이 내게 주어진다면
난 그 책임을 잘 이고 갈 수 있을까?
빨리 커져야, 늦게 태어난 만큼 자라야, 지킬걸 지키고
살 수 있는 게 아닐까
어려진 부모님을 받아들이고 계속, 사랑할 수 있을까
멋훗날 주제도 모르고, 은혜를 모르고,
이해하지 못하고 화내면 어쩌지 어려지는 사람에게 어른스럽지 못하다며 실망하고 꾸짖으면 어쩌지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건 자라서 나라도 가꾸는 거다
부모님의 책임에서 벗어나야 한다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과연 잘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