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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벼운 존재 Jan 08. 2024

태초의 손

                          몸이 아픈 친구에게


태초의 손




- 희고 긴 손가락
우윳빛의 손
태초의 손이다ㆍ

모래도
비눗방울도
비껴가는
어여쁜 손

계곡의 향기
계곡의 소리도
비켜가는
어여쁜 손

태초의 손은
엄마의 정성이고
가족의 사랑이다

이제
태초의 손이
놀이터의 손이 되고
비눗방울의 손이 되고
계곡의 손이 되고
흙손이 되어

저 넓은 모래밭에
두꺼비집을 지어보자ㆍ


동화구연가가 되어 기쁜 일은 여러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서 참 좋다.

2세  유아부터 80세가 넘은 어른들까지

유아원, 유치원, 초등학교, 선생님, 어른, 어르신

그리고

마음이 아픈 아이, 몸이 아픈 아이, 요양원에 계신 어르신들까지

모두를 만 날 수가 있다.


그중에서 몸이 아픈 아이들에게 동화를 들려주고 같이 책놀이를 하는 일이 즐겁다.

평생을 침대에서 벨트를 차야지만  앉아 있을 수 있는 친구들

맛있는 것을 주고 싶어도 줄 수가 없다

잘 삼킬 수가 없어서 먹는 것이 한정되어 있다.


'코끼리 코 나팔' 장난감을 줘도 불 수 가 없다,

날 숨 쉬기가 어려워서 불 수가 없다.

그래도 가지고 싶음 마음에 손을 내민다.

그 손도 선생님의 손과  같이 온다


'그 뽀안 손, 우유빛깔 손'은

혼자서는 한 번도 내밀어 보지 못한 '태초의 손'이다.


'금도끼, 은도끼'  낭독극 공연을 할 때 일이다.

욕심쟁이 나무꾼이 거짓말하는 장면이 나오자

친구들이 얼굴이 찡그리며

'음음음 ' 소리를 냈다.

와!!!! 감동이었다.

말은 못 하지만 감정을 보여 주어서 다들 손뼉 치고 기뻐했다.


공연이 끝난 후

앉아 있는 친구들 곁으로 다가가서 손에  금도끼를 들려주고 나무를 대어주고

같이 착한 나무꾼이 되어 도끼질은 하니 너무 즐거워했다.

그 즐거움을 눈으로 표현해 준다.


공연이나, 수업을 끝나고 올 때마다

복지사님들이 늘 하시는 말씀

"선생님, 아시지요? 오늘 아이들이 최고의 표현을  해 준거예요."

"알지요. 선생님들의 도움이 컸어요. 선생님들 덕분이에요."

복지사 선생님들께서  수업을 할 때 친구들보다 더 열심히 동화도 따라 하시고, 손유희도

더 활기차게 하시고  감동도 해 주신다.

혹시, 너무 반응이 없으니  힘들어할까 봐 더 많이 응원해 주신다

그  마음이 더 고맙고 감사하다.


문을 나서면서 기도 한다.


'우리 친구들이 제발 놀이터에서 한 번이라도  뛰어놀고. 모래밭에서 뒹굴며

 두꺼비 집도 지어보고, 옷을 더럽혔다고 꾸중을 들어봤으면 좋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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