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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벼운 존재 Oct 02. 2023

참아! 견디어!

내 귀는 짝짝이

 도서관 2주 차 수업으로 준비한  그림책은 '히도 반 헤네흐텐' 작가의   '내 귀는 짝짝이'이다

벨기에에서 사랑받는 그림책 작가다.


리키 친구들의 귀는 쫑긋 하고  길쭉한 귀가 2개이다. 그런데 '리키' 귀는 조금 다르다. 오른쪽은 축 늘어지고 왼쪽은 쫑긋 서 있는 짝짝이 귀다.

'리키'는 자신의 귀가 다름을 알고  이 다름을 극복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생각해 낸다. 

생각한 방법을 용기를 내서 실천하지만,  다른 토끼들의 놀림은 더 심해진다. 더 이상 방법이 생각나지 않자 포기를 하고 숲 속으로 들어가서 외친다...........

 '다름'을 아주 잘 설명한 그림책으로 초등학생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어디선가 듣고 봤을 책이다.


수업 전에 광목 손수건에 주인공 '리키'를 그려 줄에 매달아 놓았다.

뇌를 깨우고, 집중, 흥미를 위해 손유희로 '리키' 박수도 준비 했다.

'리키'에게 필요한 말들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 보니 '용기, 멋져,  달라'가 생각났다.

"용기 용기 짝짝. 멋져 멋져 짝짝. 달라 달라 짝짝"  제스처와 리듬을 넣으니 재미가 쏠쏠하다.

준비한 '리키 박수'를 수업시간에 적용했더니 '깔깔깔' 웃음이 터졌다.

"선생님~~ 달라 달라 표현하기가 어려워요."

"나도 그 부분이 어려워서 연습 많이 했어. 그럼 천천히 다시 한번 해보자."


손유희가 끝나고 '책 표지 보고 질문하기'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책 읽기가 시작되었다.

책을 읽어 가는 도중  '탄식소리와 안타까움 그리고 안도의 숨소리'가 들렸다.


 어린이들은 '리키' 속으로 들어갔다.

"앞을 보세요. '리키'가 자기의 다름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던 상황들의 그림이 줄에 걸려 있어요. 

인상 깊은 그림을 한 장씩 골라 '리키'가 되어 자기 생각을 말해 보세요.

그러면 자리에 앉아 있는 친구들은 '리키'에게 어떤 말을 하고 싶은지 생각하고 말해 주세요."


친구들의 "저요! 저요 !"소리가 교실을 울러 펴졌다.

"저요! 친구들아! 나는 노력했지만 잘 안 돼." 여러가지 방법을 다 해보았지만 친구들의 놀림이 계속 되어

 모든 것을  포기 하고 의사 선생님을 찾아가는 떠나는 뒷모습의 그림을 선택 했다.

"친구야, 걱정 마. 니 모습은 지금도 예뻐. 하지만  더 좋은 방법을 있을 수 있으니 의사 선생님께 말해"   "참아."친구들의 말에  빙그레 웃으면 들어갔다.


"저요! 얘들아, 내가 당근을 귀에 넣었어 너무 아파"라고 말 하자

"얼른 빼" "아프면 빼두돼" "니 귀는 엄청 예뻐" "너는 사랑스러워"   "견뎌."


"저요! 얘들아 내가 나무에 거꾸로  매달려 있어서 너무 힘들어"

"내려와" "땅으로 내려와" "우리가 놀아 줄게" "넌 멋져"   "참아."

내려올 수 있니?라는 나의 물음에 

" 예~~" 

" 야~~~ 멋지다.  얼른 내려와" 아이들의 격려에 말을 듣고 신이 나서 들어갔다


"저요! 친구들아, 나는 막대기로 귀를 묶었어, 움직일 때마다 불편해."

"참아, 견뎌" 한 어린이가 친구들이 발표할 때마다 "참아, 견뎌"를 계속 외쳤다.

"친구야, 막대기는 까칠까칠해서 아프니까 빨리 풀어. 그리고  너는 다른 아이하고 달라서 특별하고 멋져"

안심이다. 마음을 다시 감싸 주는 친구가 있어서..


 드디어!!!  "참아." "견뎌." 라고 반복해서 외쳤던 친구의 차례가 되었다.

"얘들아, 내 귀가 짝짝이라서 할머니가 만들어 주신 주전자 뚜껑으로 머리를 감쌌어 그래서 소리가 잘 안 들리고. 답답해"

 또박또박 자신 있게 자기의 모습을 멋지게 표현했다.

"벗으면 좋아요." "벗으면 시원 해" 

라고 격려를 해주는 친구도 있었지만

"답답해도 참아~~~" "견뎌야지 뭐~~~~" 

아이들이 덩달아 참아! 참아! 견디어 견디어를 외쳤다.

"친구야~~ 참으라는 말을 들으니 더 답답하지" 나의 물음에 

 "예"

"000야! 그럼 쓰고 있는 모자 어떻게 하고 싶어?" 물으니

"벗고 싶어요."

그러자 아이들의 "벗어~~~~~"라는 함성 소리가 들렸다.

아이들의 함성 소리가 고마웠다.


18명의 어린이들 중에서 12명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아직 마음의 근육이 단단해지지 않은 아이들은 

한쪽 줄을 들고 다른 친구들이 그림을 잘 뽑을 수 있게 도와주었다. 

줄을 들고 있던 친구들도 언젠가 당당하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날이 오겠지!

모두들에게 고마운 시간이었다. 

어린이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교실은 정리할 게 많다. 소품들을 하나하나 정리하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참아" "견뎌"

어떤 어른이 아이에게 이런 말을 했을까?

그 말들만 듣고 자란 이 아이의 심정은 어땠을까?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말 뭘까?

"넌 멋져. 엄청 예뻐. 너는 사랑스러워. 

더 좋은 방법이 있어. 같이 놀자. 너는 다른 아이와 달라. 

너는 특별해."

이런 좋은 말들을 늘 입에 담고 


"참아, 견뎌"

라는 말은 가끔 한 번씩만 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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