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감정을 통제할 수 있는가?

#감정 통제는 전략이다

by 무정




당신의 감정을 분석해 본 적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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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보니, 나의 경우 김주환 교수님이 작성하신 내면소통을 읽고 나서 수시로 내가 느낀 감정을 분석하고는 했다. 이는 나의 목표와 불일치하지만 무의식에 각인된 경험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순간적으로 발생한 감정을 제어하고 목표와 일치하는 감정으로 전환하기 위한 시도였다.

예를 들어서, 나를 시기하는 누군가가 나의 발을 고의로 밟고 조롱을 하는 경우가 생겼다고 가정하자. 보통 이렇게 모욕을 당하는 상황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을 유추하자면,

부당함, 억울함, 분노, 모욕감이다.

최근에 읽은 [나태한 완벽주의자]에서 부정적인 감정과 관련하여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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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과학자이자 《나는 내가 죽었다고 생각했습니다 My Stroke of Insight 》의 저자, 질 볼트 테일러 Jill Bolte Taylor는 90초 법칙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사람이 주변 환경의 무언가에 반응하면 90초 동안 화학적 과정이 일어난다. 그 이후에 지속되는 감정적 반응은 단지 그 사람이 스스로 그 감정 상태에 머물기로 선택한 것일 뿐이다.”

“근본적으로, 뇌 회로의 세포를 살펴보면 모든 반응은 단순히 세포들이 자기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다. 위협이 있다는 생각이 떠오르고, 그 두려움 회로가 활성화되면, 이는 그와 관련된 감정 회로, 즉 투쟁-도피 fight-or-flight 반응을 자극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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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보통 노르에피네프린이나 분노와 관련된 화학 물질이 혈류로 급격히 유입되는 생리적 반응을 촉발한다. 이 화학 물질은 빠르게 몸에 차올랐다가, 90초 이내에 빠져나간다. 다시 말해, 이러한 일련의 화학 반응은 위협을 떠올리는 생각에서 시작해 몸 밖으로 빠져나가기까지 90초도 걸리지 않는다. - <나태한 완벽주의자>, 피터 홀린스 지음 / 박정은 옮김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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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질 볼트 테일러에 따르면 부정적인 감정은 뇌과학적으로 90분 후에 소멸되지만 그 이후부터는 본인이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기로 선택한다는 것이다. 본인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분석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경우 대부분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정당화하기 위하여 의미를 부여한다. 이는 매우 연속적이고 연쇄적인 일종의 수동적 반응일 뿐이지만 조금만 깨어있으면 알 수 있다. 본인이 감정에 지배되었다는 것을.

위의 상황을 적용해 보자면,

상대가 발을 밟고 조롱하여 순간적으로 기분이 나빴고 열이 확 올랐다. 1분 30초가 지나간 후에 감정이 수그러들겠지만 그런 상황을 직면하고 나서 이후 발생하는 인지 과정이 2차 부정적 감정을 일으킨다. 예를 들면,

쟤가 발을 밟고 비웃네. 내가 우습나?

이 신발 산지 얼마 안 됐는데 쟤 때문에 신발이 더러워졌어.

평소에도 나를 시샘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이간질하더니 이번에는 대놓고 모욕하는군

이런 생각은 몇 초도 걸리지 않는다. 그리고 원래 같았으면 소멸되어야 할 부정적인 감정은 인지적 과정으로 인해 또다시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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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우리의 행동 양상은 두 갈래로 나뉜다.

1. 감정에 이끌려 상대에게 분노를 표출한다.

2. 감정을 분석하여 본인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감정으로 전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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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의 경우 예상할 수 있듯, 상대와 싸우고 나의 기분을 망쳐서 하루 종일 컨디션과 기분, 상태 그리고 상대와의 관계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칠 것이다. 또한 부정적인 감정을 느낌으로써 정신적, 육체적으로 에너지를 소모하여 더 중요한 일에 투입시킬 에너지를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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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의 경우 본인이 상황을 통제하고 더 나아가 자신에게 좋은 방향으로 결과를 유도할 수 있다. 1번을 선택했을 때는 득은 없고 실만 있다. 설령 싸움을 통해 상대를 제압하고 공포심을 심어줄 수 있더라도, 그것이 당신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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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당시 느낀 감정을 분석하고 긍정적으로 전환하는 것이 당장에는 느꼈던 감정을 무시하고 억압하는 것처럼 느껴져 기분이 나쁠 수 있더라도 결국엔 상황의 통제권과 능동성을 가져오는 것이기에 추후에 문제해결력과 자신감을 높이고 상황을 좋게 풀게 되어 주변 사람들의 신임을 얻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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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분석을 할 때 추상적인 절차를 세분화해보자면,

1. 감정인지: 당시 느낀 감정을 있는 그대로 느끼고 감정에 이름을 붙인다. 단순하게 기분이 나쁘네가 아니라, 이 감정이 모욕감인지, 수치심인지, 억울함인지, 부당함인지를 밝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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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감정해석: 감정에 자동적으로 따라붙는 생각을 해석한다. 부정적인 감정에 따라붙는 생각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받아들이되 생각이 불필요하게 확장된 것은 없는지, 그리고 이 생각을 발판 삼아 부정적인 감정을 유지하는 것이 도움 되는지를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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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감정통제: 부정적인 감정을 유지하는 것이 도움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상대가 나를 모욕했다고 해서 화를 내어 에너지를 빼앗길 필요는 없지 않은가. 상대의 도발은 상대의 저급한 수준과 무례함을 드러낼 뿐이다. 상대의 도발에 넘어가지 않고 부정적 감정을 승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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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결과예측: 상대가 나를 도발한 이유, 그를 통해 상대가 얻고자 한 결과, 화를 냈을 때 본인과 주변 상황에 끼칠 영향, 조금 더 현명하게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방법, 이 상황을 유연하게 대처했을 때 내가 얻을 수 있는 효과를 종합적으로 내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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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행동선택: 본인의 가치관과 목표를 추구하는 것과 부정적인 감정에 휘말려 상황에 종속되는 것의 관계를 이해한 후에 본인이 취할 행동을 선택한다.

예를 들면, 나는 감정 기복이 심하지 않고 일관적이며 주변 사람들로부터 신임을 받고 싶다. 그렇다면 상대의 도발에 넘어가는 것은 본인이 원하는 정체성에 부합하지 않으므로 적절한 행동이라고 할 수 없다.

또는, 나는 일을 끝낸 후에 남는 시간을 행복하게 보내고 싶고 가치 있는 일에 투자하고 싶다. 그렇다면 상대와의 마찰로 기분을 망쳐서 하루 종일 컨디션과 기분에 영향을 받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또는, 나는 남는 시간을 자기 계발을 통해 생산성과 경제력을 향상시키고 싶다. 그렇다면 우리의 에너지는 한정 자원이기 때문에 투자할 대상 이외의 상황에 대해서는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해야 한다.

육체적인 노동보다 우리의 에너지를 지속적이고도 많이 고갈시키는 것은 부정적인 감정이고, 덩달아서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면 투쟁-도피반응으로 스트레스 호르몬이 나오면서 근육이 긴장 상태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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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정신과 육체 에너지를 모두 앗아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고, 추가로 아이디어와 문제 해결에 집중해야 할 생각이 부정적 감정을 일으킨 요인에 집중되면서 어쩌면 얻을 수 있었던 아이디어와 기회를 모두 날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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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 때문에 부정적인 감정을 느꼈을 때 이에 넘어가서 화를 내거나 또는 방치하는 것은 절대 넘어가서는 안 될 비효율적이고도 파괴적인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상대가 도발했을 때 넘어가지 않는 것은 단순히 품위를 지키려는 것이 아닌 본인의 에너지를 비축하고 본인이 추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전략이라고도 할 수 있다.

감정 통제 능력은 전략이자 지능이고, 품위를 지키는 방법이자 타인으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오늘도 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토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