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지망생의 한탄
글이라는 건 나에게는
내 생각을 언어로서 정제하는 것이다.
나에게 가장 슬픈 것이라면
내 생각을 언어가 아닌 다른 것으로 표현할 수 없지만
언어로 내 생각을 정리할 때마다 절대로 원래 생각했던 만큼의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는 엄청나게 많은 생각을 하고 산다.
정말 공상에 가까운 생각부터, 이런 일상적인 글과 같은 생각을 하기도 하고, 현실에 약간의 공상을 섞기도 하고, 반대로 공상에 내 현실을 섞기도 한다.
글이라는 건 이 상상을 세상에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는 남의 머릿속을 읽지 못한다.
내가 아무리 멋진 아이디어를 가졌어도, 내가 그걸 세상에 내지 않으면 그 누구도 알 수가 없다.
내게 소설이라는 건 정말 내 아이디어를 글로 옮겨 적는 것이다.
생각의 구체화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늘 생각을 글로 표현할 때마다
내 글은 내 생각만큼 멋지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나에게는 분명 이것보다 심오하고, 멋지고, 예쁘고, 고귀하고, 재밌는 생각이 없었는데
그걸 구체화하기 위해 내가 아는 단어를 섞고, 정제해내고, 마침내 표현해내면
내 생각만 못한 결과만 나온다.
그리 재밌지도, 멋지지도, 심오하지도 않다.
방금 이것도 내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글로 옮긴건데, 내 생각은 이것보다 더 멋졌던 것 같다.
정말 어느 순간에나 화가 날 정도로 공평한 문제인 것 같다.
생각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글로 표현해내는 것에는 정말 한계가 있다.
추상적인 건 경계가 없고, 조금 더 자유로운 표현이 가능하며, 무엇보다도 그 생각을 하는 나는 자연스럽게 감정의 동요를 느낀다. 감정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이 또 더해지며, 내 머릿속에서는 '정의할 수는 없지만 아주 멋진' 무언가가 만들어진다.
근데 그걸 글로 표현해내는 순간
그것은 형체를 갖고, 정의가 내려진다. 언어라는 틀이 생긴다는 것이다. 추상의 개념이 아니라, 아주 구체적인 무언가가 된다.
추상적이어서 매력적이었던 그것의 매력이 사라지는 것이다.
늘 글을 쓸 때마다 '이게 아닌데' 라는 생각이 든다.
글을 쓰면 내가 말하려던 건 이건데, 어느 순간 저런게 되어버린다.
뭔가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하면서도 나는 그걸 그렇게밖에 표현할 수 없다.
그게 가장 한탄스럽다.
표현의 한계인지, 언어의 한계인지, 인간의 한계인지, 아니면 그저 내 한계인건지는 모르겠다.
어쩌면 한계를 넘으려는 노력의 문제인 걸지도 모른다.
퇴고를 통해 최대한 내 생각과 근접하게 표현할 수는 있지만,
그마저도 내 생각과 완전히 같지는 않다.
생각한 것도 나고, 쓰는 것도 난데 대체 왜 달라지는건지 모르겠다.
왜 나는 생각을 그대로 표현해내지 못하는걸까?
글이라는 건 의문투성이다.
내가 아주 많은 단어를 알면
이 문제가 조금 고쳐질까?
아니면 여전히 고치지 못할까?
나는 생각을 글로 표현해내는게 꿈인 사람인데
쓰면 쓸수록 그건 정말 꿈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생각을 정말 글로 온전히 표현할 수 있다면,
아니면 어떤 기계나 마법이 있어 내 생각이 정말 그대로 글로 나타난다면 정말 기쁠텐데.
내게는 그저
내 생각을 모두 글로 표현할 수 없어서 가장 최고의 것이 아닌 그나마 나은 것을 세상에 내보여야 한다는 것이 한탄스러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