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0일 월요일

한 달을 남겨둔 사람

by 봄 원


오늘 꿈은 내가 암환자가 되는 꿈이었다.

꿈이었지만 모든 상황들이, 장면들이, 가족들의 호들갑(?) 까지도 3박자가 잘 어우러지는 정말 리얼한 꿈이었다.

나는 한 달을 남겨둔 상태였다.

가족들이 슬픔에 어쩔 줄 몰라하는 게 눈에 훤히 보였지만 반면 나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나는 가끔 하던 생각이 있다.

내가 살 날이 알마 남지 않았다면? 그리고 그 사실을 내가 알고 있다면?

돌고 돌아 마무리된 감정과 생각은 ‘그래도 무섭겠지’

‘그래도 후회되는 상황들이 많겠지’

였지만, 현실같이 생생하게 꾼 꿈속 한 달의 시간이 주어진 나는 달랐다. 병원에서 이야기를 듣고, 그리고 가족들의 반응을 보고 묘한 긴장감이 들긴 했지만 앞으로 한 달, 1년, 10년 이상 다음날을 맞이할 수 있을 것처럼. 내가 언제 죽을지 모르는 사람처럼 행동하고 있었다.

한 달의 시간을 남긴 나는 꽤나 차분하고 안정적이었다. 마치 이 세상에 미련도 후회도 없는 사람처럼.

매일 밤 악몽에 시달리며 불안하고 안 좋은 기분으로 다음날을 맞이하던 나지만, 오늘은 달랐다.

꿈속에서도, 깨어났을 때도 편안했다. 기분이 나쁘지도 불안하지도 않았고 그냥 단지 ‘아, 또 현실이구나’하는 현타가 조금 왔을 뿐.

그냥 오늘 꿈은 뭔가 선물 같은 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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