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울증시기가 지나고

별거 없어서 감사했던 하루.

by 봄 원

일주일이 넘는 시간 동안 울증이 지속되었다.

이놈의 울증이 오면 단순 기분 나쁜 수준이 아니다. 조울증을 앓고 계신 다른 분들의 울증시기는 어떨지 잘 모르겠지만, 내 울증 증상들은 이렇다.


우선 기본적으로 기분이 좋지 않고 불안하다. 어떤 부분에서 기분이 나쁘고 어떤 부분에서 불안한지 모른다. 그래서 환장할 노릇이다. 뭐 때문에 불편한지를 알면 그걸 치워버리면 되는데.

그리고 또 다른 증상은 귀가 잔뜩 예민해져 작은 소리에도 큰 소리처럼 반응하게 된다.

정말 심할 때는 내 숨소리, 말소리 더 가면 심장 뛰는 소리까지 너무 크게 들려 괴로울 때가 많다.

또, 매일 밤 악몽을 꾼다. 사실 나는 울증시기가 아니더라도 매일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악몽을 꾸곤 한다. 하지만 울증 시기에는 원래 꾸던 악몽보다 더 수위 높은 악몽을 꾸곤 한다.

예를 들어 가족의 처참한 죽음을 목격한다던지, 내가 정말 싫어하는 사람에게 칼로 난도질당하는 등등의 꿈을 꾼다.

그리고 마지막 증상으로는 생각이 너무 많아지는 증상이다.

정말 아무 쓰잘대기 없는 생각들이 머릿속을 지배해 날 괴롭힌다. 복사기로 찍어내는 듯한 생각들은 아마 1초에 7가지 정도에 생각들을 하는 것 같다. 근데 그 생각 전부가 나에게 도움이 1도 안 되는 생각들이어서 문제다.

그런 울증 시기가 지나고 나는 다시 원래의 '나'로 돌아왔다.

엊그제부터 울증이 좀 가셔지더니 어제 안정적인 기분을 되찾았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10일의 시간 속에서 수많은 증상들을 참고 견디며 난 한 단계 또 성장했다.

이렇게 울증시기가 지나고 나면 불안하지 않은 평범한 기분으로 사는 하루들이 너무 감사하고 소중하다.

이 감사한 하루들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불안함은 약간 있지만, 그래도 울증이 오지 않게, 안 오게끔 내가 열심히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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