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차 조울러가 되었다.

+스무 살이 되었다.

by 봄 원

2025년이 끝이 나고 새해가 밝았다.

25년도는 전 연도들의 비해 꽤 평탄하고 안전한 한 해였다. 하지만 저번 연도 역시 행복하게 보낸 시간이 많진 않은 것 같다.

26년이 되면서 내 나이 20살이 되었다. 동시에 난 6년 차 조울러가 되었다. 씁쓸하다.

앞 뒤 보지 않고 정신없이 여기까지 달려왔는데 6년이란 세월이 흘러있었고, 정신 차려보니 찬란하던 내 십 대는 온대 간데없고 끔찍하리만큼 아픈 기억들만이 빽빽이 자리 잡고 있었다.


1월 1일이 되기 전 날 밤, 난 교회에 참석해 송구영신예배를 드렸다.

매년 드리던 송구영신예배지만 이번 예배는 조금 다른 마음으로 참석했다.

마지막 기도를 드릴 때 더 이상 불행하지 않게 살아갈 수 있는 힘을 달라고 기도했다.


초등학교를 다니던 나는 20살의 나를 무척이나 기대했다. 어떤 멋진 어른이 되어있을까 하고.

대학교에 입학했거나... 아니면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 아주 기발한 사업 구성을 하고 있거나, 그것도 아니면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좋아하는 음식을 먹고 좋은 꿈을 꾸겠지. 했다.


중학교를 다니던 나도 있다. 중학교 입학과 동시에 나를 키워주신 할머니 할아버지 그리고 친구 같은 언니와 떨어져 배구선수가 되어야 했던 그 시절 나는 이왕 이렇게 된 거 열심히 해보자는 마음을 가지고 배구에 대해 찾아보고 공부했다.

선배, 동기, 후배들에게 매일같이 무시당하고 조롱거리가 되어도 굴하지 않고 매일 밤 배구영상을 보며 버텨냈던 그 시절 난, 프로 배구선수라는 꿈을 꾸었다.

14살이었던 나는 20살엔 프로 구단에 입단에 열심히 운동하고 있겠지...라고 생각했다.


열다섯. 나에게 조울증이라는 병이 찾아왔다. 그리고 열여섯이 끝나갈 무렵 난 건강문제로 그토록 꿈꾸던,

그토록 바라던 배구라는 꿈에 마침표를 찍게 되었다.

그리고 스물이 된 지금 나는 아직도 여전히 병과 싸우고 있다.

예전의 나에게 미안하게도 난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기본으로 깔려있을 거라 생각했던 행복할 거라는 예상도 비껴갔지만 난 포기하지 않는다. 절대 포기할 수 없다. 그 포기가 뭐가 됐든 내 삶이 됐든 난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어제도 오늘도 잘 지나갔으니 됐다. 아니 사실 잘 지나가진 않았지만 내가 이렇게 살아있으니 됐다. 그럼 된 거다.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