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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 후선 Dec 19. 2024

MBTI 성격유형

 왜 MBTI는 테스트 때마다 다르게 나오지?     

 요즘 가장 인기 있는 성격유형은 단연 MBTI다. 젊은 층에서는 MBTI를 모르면 대화에 참여하기 어렵다. MBTI는 ‘이사벨 마이어스’와 그녀의 엄마인 ‘캐서린 브릭스’가 칼 융의 심리이론을 확장하고 보완하여 만든 성격유형 지표다. 

 MBTI 철자는 Myers Briggs Type Indicator의 약자다. 'M'은 딸 Isabel Myers의 성을 나타내며, 'B'는 그녀의 어머니인 Katharine Briggs의 성을 나타낸다. 즉, ‘마이어스와 브릭스가 만든 성격유형 지표’의 약자다.      

 요즘 젊은 세대에서 MBTI가 유행이다 보니 재미로 여러 번 검사해본 이들이 많다. 그런데 그들 중에서 다수가 할 때마다 다른 유형으로 나온다. 이는 본인의 성격이 매번 바뀌어서가 아니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MBTI 성격유형 테스트가 객관적이지 않고 자기 보고식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MBTI 성격유형 테스트 기법은 기계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렇다'. '아니다'로 본인의 주관적인 대답으로만 이루어진다. 그러다 보니 응시하는 시기나 상황, 감정 상태 등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예를 들어 “당신은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나요?”라는 질문에 내가 혼자 있는 것을 정말 좋아하는지? 아니면 혼자 있어야 하는 환경이기 때문에 내가 좋아한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인지? 혹은 혼자 있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건지? 애매한 부분이 있다. 이런 애매한 부분 때문에 할 때마다 다르게 나올 수 있다. 

 둘째, MBTI는 개인의 성격유형을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 중점을 두고 파악한다. 그리고 행동의 동기보다는 행동의 결과에 초점을 두고 있다. 예를 들어 “당신은 정리를 잘하는 편인가요?”라는 질문이 있다. 평소 정리를 잘 않던 사람이 직장에서 정리가 안 되어 힘들어 보았기에 정리를 잘하게 된 사람도 있다. 이럴 경우도 다르게 나온다.


 나 역시도 테스트할 때마다 조금씩 다르게 나온다. 이는 웨딩숍을 오래 하면서 바뀌었기 때문이다. 결혼식이란 특성상 그 중요하기가 하늘을 찌른다. 결혼식은 신랑신부 두 사람만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다. 많은 하객과 주례, 사회자, 진행요원 등이 있어야 한다. 혹 실수로 잘못됐을 때 설령 신랑신부가 원한다 해도 그 많은 사람을 불러서 다시 예식을 할 수 없는 노릇이다. 그러다 보니 작은 실수에도 엄청난 배상과 비난이 따른다. 이러니 당연히 세심하지도, 감성적이지도, 계획적이지도 못한 내가 바뀔 수밖에 없다. 이는 나의 성격이 바뀐 것이 아니라 내 행동방식이 바뀐 것이다. 그 순간의 나의 행동방식과 사고방식이 그렇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테스트 때마다 다르게 나올 수 있지만, 내 성격이 바뀐 것은 아니다. 타고난 성격은 바뀌지 않는다.   

   

4가지 상반된 차원



나의 MBTI 성격유형을 찾아보자              

MBTI는 4가지 상반된 차원으로 이루어져 있다. 

에너지의 방향에 따라 외향(E) vs. 내향(I) .

정보 수집 방식에 따라 감각(S) vs. 직관(N).

결정 방식에 따라 사고(T) vs. 감정(F).

생활 방식에 따라 판단(J) vs. 인식(P).  

   

 위의 네 가지 패턴에서 본인이 어떤 쪽인지를 알면 본인의 MBTI 성격유형을 찾을 수 있다. 이렇게 본인의 MBTI 유형을 찾는 것이 ‘MBTI 성격유형 테스트’보다 더 정확하다. 

 4가지 상반된 차원에서 어떤 것은 딱 보면 찾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외향(E) vs. 내향(I)의 비율이 80 : 20인 성향이라면 바로 본인이 어느 쪽인지 감이 온다. 이런 유형은 매번 테스트 때마다 같은 유형으로 나온다. 이들은 환경이 아무리 바뀌더라도 같은 유형으로 나온다. 하지만 55 : 45 정도라면 바로 찾기는 어렵다. 그리고 할 때마다 다르게 나올 수 있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차근차근 살펴보자. 그럼 분명 본인이 좀 더 기우는 쪽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1. 외향형(E)과 내향형(I) 

 MBTI에서 외향과 내향은 사람들이 환경과 에너지를 다루는 방식으로, 개인이 에너지를 어디서 얻고 어떻게 방출하는지의 방식에 따라 구분된다. 이것은 칼 융의 심리학 이론을 기반으로 하는데, 융은 인간의 성격에 있어서 가장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것이 외향과 내향이라 했다. 외향형은 뒤에 나올 5요인 성격유형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외향형(E)

 외향형은 외부 세계에서 에너지를 얻는다. 이들은 사람들과 상호작용하고 활동적인 환경에서 에너지를 얻기에 활동적인 외부 활동이나 쇼핑을 좋아한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거나 그룹 활동에 참여하는 것을 선호하며,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가장 활기찬 모습을 보인다. 문제 해결 시에도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생각을 정리하고, 폭넓은 다양한 활동을 통해 즐거움과 만족을 느낀다. 또한, 사회적 상황에서 주도적으로 활발하게 참여하며,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며, 본인의 생각을 글보다 말로 전달하는 것을 선호한다. 그렇기에 듣기와 쓰기에 약하다.     

 내향형(I)

 내향형은 주로 내부 세계에서 에너지를 얻는다. 그래서 이들은 음악감상, 명상, 사색, 독서, 만들기 등을 좋아한다. 이들은 자신의 내면에 집중하며, 개인적인 생각과 감정을 중시한다. 조용하고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며, 내적으로 사색하고 성찰 할 때 에너지를 얻는다. 또한, 소수 친구나 가까운 이들과 깊은 관계를 선호하며, 작은 그룹에서의 깊은 대화를 즐긴다. 내향형은 문제를 해결할 때 주로 자신의 내면에서 생각을 정리하고, 주변 환경을 심층적으로 고민하는 경향이 있으며, 본인의 생각을 말보다 글로 전달하는 것을 선호한다. 그렇기에 말하기에 약하다.     


 주위 사람들을 보면, 네 가지 차원 중에서 외향형과 내향형을 제일 많이 헷갈려 한다. 나 역시도 그랬는데 공부하면서 ‘외향이구나’를 알게 됐다. 

 외향형과 내향형의 구분 점은 ‘에너지가 밖으로 향하는가? 안으로 향하는가?’이다. 어떤 사람은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 에너지를 얻는가? 잃는가?’로 구별한다. 또 어떤 사람은 ‘나의 감정과 생각을 밖으로 표현하는가? 그렇지 않은가?’로 구별하기도 한다. 


 외향형인가 내향형인가 헷갈리는 부분을 보면 주로 두 가지 이유가 많다.

 첫째는 부끄럼을 많이 타거나 혹은 처음 만나는 사람을 불편해하기에 내향형이다는 것이다. 부끄럼과 낯가림은 외향 내향과는 별개의 문제다. 외향형이지만 부끄러움이 많아 발표를 힘들어하는 사람도 많고, 외향형이지만 처음 만나는 사람을 불편해하는 사람도 많다. 부끄럼과 낯가림은 에너지 방향과 관련 있는 것이 아니다. 부끄럼을 타는 것은 사회적 민감성과 관련 있다. 사회적 민감성이 높으면 감수성이 예민하고 타인의 정서에 민감하다. 그래서 부끄럼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낯가림은 위험회피 성향과 관련 있다. 위험회피 성향이 높으면 처음 만나는 사람이 편하지 않다. 그래서 위험회피가 높으면 낯가림이 심할 수밖에 없다. 이것을 내향형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둘째는 외향형은 밖에 나가는 것을 좋아하고 내향형은 집에 있는 것을 좋아한다는데, 나는 주로 집에 있으니 내향형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본인이 주로 집에 있는 이유를 살펴봐야 한다. 본인이 집에 있는 것을 정말 좋아해서인지, 아니면 집에 있어야 하는 환경 때문인지를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우리가 밖에 나가기 위해서는 집에 있던 모습으로 나가진 않는다. 옷도 갈아입고 모습도 좀 꾸며야 한다. 그리고 만날 친구도 있어야 하는 등 나갈 이유가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시간과 비용도 필요하고 집에서 돌봐야 하는 사람이나 일도 없어야 한다. 이런 모든 조건을 갖추었는데도 집에 있는 것이 좋은가? 아니면 여건이 안 되어 집에 있는가? 를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양면의 성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외향과 내향을 설명하는 부분이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다 보니 어떤 점은 해당하고 어떤 점은 해당하지 않기에 헷갈린다. 외향성이 80점 혹은 90점 넘어야만 외향형인 것이 아니다. 55점, 51점도 외향형이다. 이들은 극 외향인가? 낮은 외향인가? 차이일 뿐 50점만 넘기면 모두 외향형인 것이다. 



 나는 외향형인가? 내향형인가? 자가 테스트

 오은영 박사가 진행하는 ‘금쪽이 상담소’에 외향형과 내향형을 구분하는 질문지가 있다. 나는 이 질문지를 조금 보완하여 외향형과 내향형을 구분하는 기준을 만들었다.


 다음 중에서 당신은 몇 개에 해당하는가?     

1. 친구를 만나거나 모임에 다녀오면 활력이 생긴다.

2. 처음 만난 사람과도 잘 어울리고 얘기를 잘한다.

3. 혼자 조용히 있는 시간보다 사람들과 어울리는 시간이 더 즐겁다.

4. 볼일이 없어도 하루에 한 번은 외출한다.

5. 새로운 곳에 가면 긴장되기보단 오히려 설렌다.

6. 약속이 갑자기 취소되면 다른 약속을 잡는다.

7. 말하는 것을 좋아한다.

8. 여러 개의 사모임에 가입되어 있다.

9. 토론이나 논쟁을 좋아하고 자기주장이 강하다.

10. 주말엔 집에서 쉬기보다 야외활동하는 것이 즐겁다.     


 해당하는 숫자가 많다면 고민할 필요 없이 외향형이다. 나는 MBTI 검사를 하면 늘 외향형이 나온다. 내가 찬찬히 생각해봐도 나는 외향형이 틀림없다. 하지만 외향형과 내향형을 구분하는 위의 10가지 질문에는 셋만 해당한다. 나머지는 보통이거나 그렇지 않다. 숫자로만 본다면 나는 내향형이다. 

 분명 나와 같은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찾은 답은 해당하는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평균값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하나 혹은 두 개이더라도 ‘완전 그렇다’와 ‘완전 그렇지 않다’가 중요하다. 그러니까 양보단 질이 중요한 것이다. 다른 것은 모호한데 한두 개의 높은값, 혹은 낮은값이 평균값을 좌우하여 외향형과 내향형으로 구분된다. 

 위 10가지 질문에서 몇 개는 '완전 그렇다’이고 몇 개는 '완전 그렇지 않다’가 나올 수는 없다. 만약 이러한 성격이 있다면 이는 성격에 문제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는 ‘성격장애’에 해당하지 않는지 살펴봐야 할 것이다. 극 외향과 극 내향이 한 사람에게 존재하기는 힘들다.      

  당신은 몇 대 몇 정도로 나오는가? 더 높은 쪽이 당신의 성격에 해당한다.  


         

 2. 감각형(S)과 직관형(N)

 감각형과 직관형은 정보를 수집하고 이해하는 방식에 대한 차이를 나타낸다. 이 두 가지 기능은 개인의 선호 및 경향을 설명하며, 사고 및 의사결정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 개인은 종종 이 두 기능을 혼합하여 사용하며, 특정 상황에 따라 그중 한 가지를 더 선호할 수 있다.    

 감각형(S) 

 감각형 사람들은 오감을 통해 직접 인식되는 정보에 주의를 기울이며, 숲보다 나무를 보려는 경향이 있고 정확한 일 처리를 강조한다.

 이들은 주로 현재의 사실과 구체적인 세부사항에 주의를 기울인다. 실제 경험을 중시하며, 즉각적이고 실질적인 정보에 의존하며, 실용적인 현실감각이 있다.

 이들은 주로 귀납적 사고를 한다. 그렇기에 세세한 사항을 모은 뒤 결론 내리길 좋아한다. 일상적이고 현실적인 일을 중요시하며, 본인이 직접 경험한 사실을 토대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일상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능숙하며, 구체적이고 명확한 방식으로 정보를 이해한다. 세부사항을 중요시하며, 사소한 차이나 세부사항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한다.

 직관형(N)

 직관형 사람들은 현재의 사실보다는 가능성, 패턴, 의미 등 추상적인 개념에 주의를 기울이며, 은유, 공상, 환상, 이미지, 이상 등과 연관된다.

 이들은 주로 연역적 사고를 한다.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탐구하고 예측하며, 비전과 가능성에 대한 통찰력을 가진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데 관심이 많으며, 새로운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고자 한다.

 이들은 상황의 전체적인 패턴이나 의미에 주목하며, 개별 사실보다는 관련성과 상호 연결성을 중요시한다. 나무보다는 숲을 보려는 경향이 있고 신속한 일 처리를 선호한다.   

  

  좀 더 쉽게 설명하면, 감각형은 시각, 후각, 청각, 촉각, 미각인 오감으로 정보를 받아들인다. 반면, 직관형은 오감에 본인의 직감을 넣어 육감으로 정보를 받아들인다.

 감각형은 오감 즉. 본인이 직접 느끼고 체험한 것을 기준으로 받아들이기에 현실적이다. 이들은 귀신의 존재를 잘 믿지 않는다. 본인이 직접 보고 체험한 것을 믿기 때문이다. 감각형인 나의 친구는 내가 귀신이 무섭다고 하면 “귀신이 어딨나? 나도 좀 한번 봤으면 좋겠다”며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면서 고소공포증은 굉장히 심하다. 직접 높이를 눈으로 보고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직관형은 직접 보고 체험하지 않았어도 촉 혹은 감을 믿기에 상상이나 망상을 잘한다. 추상적이고 이상적이다. 예를 들어본다면, 직관형의 능력 있는 형사는 감으로 범인을 추적한다. 영화 ‘범죄 도시’에서 주인공인 마동석이 전형적인 감각형 형사다. 엘리베이터에서 범인과 눈만 마주쳐도 바로 감을 느낀다. 만약 감각형의 형사라면 세심하게 현장과 자료를 살펴 범인을 추론할 것이다. 직관형인 나는 별명이 물개지만 깊은 물엔 들어가지 못한다. 나의 더듬이에 커다란 물속 괴물이 있을 것 같아서다. 

 감각형의 사람들은 나무를 먼저 본다. 같은 것을 봐도 세심하게 작은 부분을 먼저 살핀다. 반면, 직관형은 숲을 먼저 본다. 전체적인 큰 틀을 먼저 살핀다. 예를 들어보면, 그림 전시회에서 감각형은 하나하나의 모양이나 색깔과 그림의 위치나 크기에 중점을 두며 관람한다. 반면, 직관형은 전체적인 이미지에 중점을 두며 관람한다. 같이 보았지만, 감각형은 하나하나를 세밀하게 설명하지만, 직관형은 큰 틀로 간단하게 설명한다. 그렇기에 직관형이 더 빠르게 관람할 수밖에 없다.  

    

 감각형과 직관형을 구분하는 쉬운 예가 있다. 

 “차근차근 설명 좀 해봐. 뭐가 그리 급하다고 앞뒤 잘라먹고 결론을 얘기하니?”

 당신은 주로 이런 말을 하는 쪽인가? 듣는 쪽인가? 하는 쪽이라면 당신은 감각형이고 듣는 쪽이라면 직관형이다.     

 

 사람들은 감각형인가, 직관형인가에 따라 쌍동이 언니와 나를 너무 다르게 얘기한다. 어떤 사람은 너무 똑같이 생겨서 구분하기 어렵다 한다. 또 어떤 사람은 전혀 안 닮았다며, 어떻게 두 사람이 쌍둥이 자매냐고 반문한다. 

 일란성 쌍둥이인 우리는 이목구비와 체형은 내가 봐도 많이 닮았다. 거의 같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하지만 이미지는 완전 다르다. 나는 남성적이고 강한 이미지다. 반면, 언니는 여성적이고 부드러운 이미지다. 

 여기서 감각형과 직관형이 바로 구별된다. 나무를 바라보는 감각형의 관점으로 우리 둘을 본다면, 닮은 이목구비와 체형이 먼저 눈에 들어올 것이다. 그렇게 본다면 우리 둘은 구별하기 어려울 만큼 닮은 것이 맞다. 반면, 숲을 바라보는 직관형의 관점으로 우리 둘을 바라본다면, 전체적인 이미지가 전혀 다르기에 닮지 않았다. 옆에 있는 다른 사람과 더 닮을 수 있다.     

 이런 이유로 같은 곳에 함께 다녀왔어도 감각형인가? 직관형인가?에 따라 다르게 정보를 받아들인다. 같은 곳을 다녀온 두 사람이지만, 한 참 지나 그때의 얘길 하면 서로가 영 다른 얘길 한다. 이 때문에 자신이 맞고 상대가 틀렸다고 싸우는 경우가 발생한다. 그런데 두 사람 얘기가 모두 맞다. 단지 다른 방식으로 정보를 받아들였고, 그 정보를 기억할 뿐이다.      

 당신은 몇 대 몇 정도로 나오는가? 더 높은 쪽이 당신의 성격에 해당한다. 


          

 3. 감정형(F)과 사고형(T)

 감정형과 사고형은 개인이 결정내릴 때 개인의 특수한 사정과 논리적 일관성 중 어떤 판단 기준을 선호하는가? 이다. 이러한 기능은 사고 및 판단 과정에서 정보를 처리하고 결정을 내리는 방식에 영향을 준다. 사람들은 종종 이 두 가지 기능을 혼합하여 사용하며, 특정 상황이나 환경에 따라 한쪽을 더 선호할 수 있다. 이러한 차이점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각자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 및 요소를 반영하게 된다.     

 감정형(F)

 감정형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에 의존하여 결정을 내리는 경향이 있으며, 감정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해결책을 선호한다. 이들은 본인의 감정만큼이나 타인의 감정과 가치를 중시한다. 다른 사람의 요구나 감정을 이해하고 고려하는 데 능숙하며, 가치와 윤리적인 고려사항을 중요시한다. 또한, 대인관계와 조화를 중요시하며, 타인의 의견을 수렴하고 공동의 결정을 추구한다.      

 사고형(T)

 사고형 사람들은 논리와 분석을 중시하며, 사실과 진실에 기반을 두어 결정을 내린다. 이들은 문제를 해결하고 분석하는 데 뛰어나며, 논리적으로 정보를 조직화하여 판단한다. 논리와 원칙에 따라 결정을 내리며,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     

 감정형은 감정에 충실하기에 좋은가? 나쁜가? 즉, 좋고 싫은 것을 따진다. 반면, 사고형은 정확한 것에 집중하기에 맞는가? 틀리는가? 즉, 옳고 그름을 따진다. 이렇기에 감정형은 고집불통이 많다. 본인의 감정이 우선하기에 논리적 반박에도 생각이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사고형은 차갑고 냉정하다는 얘길 많이 듣는다.


 같은 사건에 있어서, 감정형은 타인의 감정을 고려하여 상황의 맥락과 과정을 중요하게 여긴다. 사고형은 논리적이고 원칙적이어서 결과를 중요하게 여긴다. 만약 어린아이가 배가 고파 빵을 훔친 경우, 판사와 배심원들은 다른 결론을 내릴 수 있다. 판사는 훔친 결과에 중점을 두지만. 배심원들은 훔칠 수밖에 없는 과정을 바라본다. 이런 이유로 변호인 쪽에서는 가끔 국민참여재판을 청하기도 한다.


 감정형인 언니와 사고형인 나는 같이 일하면서 부딪히는 부분이 많다. 

 감정형인 언니는 상냥하고 다정한 직원을 좋아한다. 반면 사고형인 나는 성격이 차갑더라도 일 잘하는 직원을 좋아한다. 평소 우리와 참 잘 어울리는 직원이지만 일에 있어 허점을 보이면 나는 서로 맞지 않으니 다른 곳을 찾아보라 한다. 이럴 때마다 언니는 나를 나무란다. 

 “니는 사람이 왜 그리 감정이 메말랐냐? 그 친구가 늦고 싶어서 늦은 게 아니잖아. 어쩌다 술 때문에 못 일어났는데 이해해 줘야지. 평소 얼마나 우리한테 잘하는데 야박하게 그러냐?”

 언니는 이 직원을 감정으로, 나는 일어난 사건으로 평가하고 결정내린다. 그러니 같을 수가 없다. 만약 이 직원이 착하지 않았다면 부딪힐 일이 없겠지만, 평소 참 착한 직원이었기에 우리 둘이 다툰다.   

  

 한 번은 언니가 직원한테 얘기해야겠다며 화가 나 있다. 

 “내가 아무리 내 휴대폰을 찾아도 없기에 그 친구 폰으로 내 번호를 눌렀는데, 글쎄 ‘원장’이라고 입력해놨잖아. 이게 말이 되나?” 하며 언성이 막 올라간다. 막무가내로 직원한테 따지겠다 한다.

 “야! ‘원장’이든 ‘원장님’이든 그건 그 친구 마음이지. 그게 따질 일은 아니잖아. 니가 봤으니 문제가 되는 거지 안 봤으면 아무 일 없는 거잖아. 그럼 엄밀히 따지면 폰을 본 니가 잘못했잖아”

 이렇게 내가 언니의 화난 감정에 휘발유를 붓는다. 감정이 상해있는 언니한테 “니가 잘못했잖아”라며 잘잘못을 논했으니 언니가 폭발할 수밖에 없다. 시작은 다른 문제였지만, 늘 이렇게 해서 사고형과 감정형이 싸우게 된다. 매번 처음은 우리 둘의 문제가 아닌데도 말이다.

 내가 성격을 공부하면서 ‘조금 더 일찍 알았더라면 좋았을걸’ 하는 것이 바로 이 부분이다. 시시비비를 가리기 전에 언니의 기분 나쁜 감정을 먼저 알아주면 되는 것을. 이 단순한 것을 몰라 그렇게 싸웠다. 감정형인 언니와 사고형인 내가 다르다는 것을 진작 알았더라면.

 '기분 나쁘구나. 그렇지 기분이 나쁠 만도 하네' 라고 먼저 언니의 감정을 알아주고 그다음에 시시비비를 따지면 언니도 이해할 것을 무식이 장땡이라더니. 


 이런 감정형과 사고형이 싸우면 답이 없다. 감정형은 기분 나쁘다고 펄쩍 뛰고, 사고형은 틀렸다고 펄쩍 뛴다. 동상이몽이다. 그러니 싸움이 해결되지 않는다. 부부싸움의 원인이 바로 이런 부분이다. 좀 더 감정에 가까운 아내 그리고 사고에 가까운 남편.     


  친구들과도 감정형과 사고형은 차이를 보인다. 보통 감정형은 공감에 강하고 사고형은 공감에 약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공감하는 방식이 다를 뿐 모두 공감하는 마음은 같다. 주로 감정형은 마음에 공감하고 사고형은 상황에 공감한다.

 한번은 모임에서 친구의 남편이 간암이라 한다. 그러자 감정형인 선희가 제일 먼저 하는 말이 

“우짜노··· 니는 괜찮나? 많이 힘들지?”

 그리고 사고형인 나는 

“니 암보험은 들어 놨나?”

 나와 선희가 그 친구를 위하는 마음이 덜하고 더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둘은 서로 다른 걱정을 한다. 선희는 그 친구의 힘든 마음에 우선 공감한다면, 나는 힘든 그 친구의 상황에 우선 공감한다. 이처럼 같은 걸 바라보면서도 서로 다르게 반응한다.          

 당신은 몇 대 몇 정도로 나오는가? 더 높은 쪽이 당신의 성격에 해당한다.  


         

 4. 판단형(J)과 인식형(P)

 판단형과 인식형은 개인이 일을 처리하고 조직화하는 방식을 나타낸다. 매사가 분명하게 결정된 것 또는 새로운 가능성에 열려있는 것 중 어떤 삶의 방식을 선호하는가? 이다. 이러한 성향은 개인의 생활 양식, 업무 스타일, 의사결정 방식에 영향을 미치며, 때로는 선호되는 방식에 따라 일의 처리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 사람들은 종종 이 두 가지 기능을 혼합하여 사용하며, 특정 상황이나 환경에 따라 한쪽을 더 선호할 수 있다. 

 판단형(J)

 판단형 사람들은 일정, 계획, 조직화에 중점을 두며, 일을 계획적으로 처리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구체적이고 목표지향적으로 일을 처리한다.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데 집중한다. 일정한 규칙과 체계에 따라 일을 처리하고 정리정돈이 깔끔하며, 빠른 결정을 내리는 경향이 있다.     

 인식형(P)

 인식형 사람들은 일을 유연하게 처리하며,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고 변화에 적응하는 데 능숙하다.

 이들은 새로운 경험과 정보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며, 상황이나 옵션을 계속 탐색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계획을 정하는 것보다 상황에 따라 적응하고 유연하게 대처하는 경향이 있으며, 여러 가지 선택지를 열어두고 유연하게 대응하며, 결정을 미루거나 변경하는 것을 허용한다.    

 

 판단형과 인식형을 구분하는 쉬운 예가 있다. 

 “대충 좀 합시다. 그때 가서 상황따라 하면 되지 뭘 그렇게 지금부터 난립니까? 아니 막말로 그때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잖아요”

 당신은 주로 이런 말을 하는 쪽인가? 듣는 쪽인가? 하는 쪽이라면 인식형이고 듣는 쪽이라면 판단형이다. 판단형은 지금부터 차근차근 계획을 세워야 한다. 반면 인식형은 큰 틀만 잡고 그때의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고자 한다. 그렇기에 이런 대화가 오갈 수밖에 없다.     


 판단형과 인식형은 우리가 많이 알고 있는 ‘왼손잡이와 오른손잡이’ 또는 ‘좌뇌형과 우뇌형’과 유사하다. 판단형은 오른손잡이 혹은 좌뇌형의 성향과 비슷하고, 인식형은 왼손잡이 혹은 우뇌형의 성향과 유사하다. 우리의 신경체계는 목에서 좌우로 엇갈린다. 그래서 오른손잡이는 좌뇌, 왼손잡이는 우뇌의 명령을 따른다.

 좌뇌는 논리적 사고, 수학 연산. 언어 능력, 분석적 사고, 순차적 정보 처리를 주로 담당한다. 우뇌는 얼굴 및 표정 인식, 리듬감, 이미지 작용, 직관, 정서, 병렬적 정보처리 등을 주로 담당한다. 

 따라서 판단형은 좌뇌의 성향으로 일을 처리하고, 인식형은 우뇌의 성향으로 일을 처리한다고 보면 쉽게 이해가 된다. 즉, 판단형은 일할 때 순서를 두고 계획을 세워 차근차근 진행하는 반면, 인식형은 순서나 계획보다는 유연하게 그때그때의 상황에 따라 처리한다. 

 결론은 성격과 뇌는 관련이 크다. 그러니까 뇌가 바뀌어야 성격이 바뀐다.


 판단형인 남편과 인식형인 나는 하는 일마다 부딪힌다. 같은 인식형인 언니와는 쿵 짝이 너무 잘 맞는데 말이다. 여름휴가나 여행을 갈 때, 남편은 한 달 전부터 계획을 세운다. 어디를 갈 것인지, 어떤 경로로 가야 할지, 숙소는 어떻게 할 건지, 경비는 얼마나 필요할 건지, 가서는 어떤 일정으로 움직일 건지 등등 남편은 바쁘다. 

 나는 이런 남편이 이해가 안 된다. 그냥 장소를 정하면 그때 가서 정하면 되지. 왜 굳이 지금부터 계획을 세워야 하는지 모르겠다. 언니와 나는 여행 갈 날짜와 가고자 하는 장소 그리고 당일 사용할 자동차와 카드만 정하면 계획 끝이다. 그리고 나머지는 모두 그때 상황에 맡긴다. 

“다들 여름휴가 간다는데. 우리 다음 주 수요일, 바다에 갈래?”

“OK. 그럼 어디 갈까? 작년에 갔던 영덕 방파제 거기 어때? 다이빙하기도 좋고 주차도 좋던데”

“OK. 콜. 그럼 이번엔 네 차로 가자. 10시 너희 집에 가면 되지?”

“OK. 콜” 이러면 여름휴가 계획은 끝. 

 이렇게 간단한 것을 왜 한 달 전부터 계획을 세워야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남편 역시 이런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니 늘 티격태격한다. 

     

 판단형 : 인식형을 100 : 0이 아니기에 둘 모두의 성향으로 일을 처리하지만 좀 더 기우는 쪽이 있다.

 당신은 몇 대 몇 정도로 나오는가? 더 높은 쪽이 당신의 성격에 해당한다.      


 이처럼 각 본인이 찾은 성향을 조합하면 

 ISTJ, ISFJ, INFJ, INTJ, ISTP, ISFP, INFP, INTP, ESTP, ESFP, ENFP, ENTP, ESTJ, ESFJ, ENFJ, ENTJ 16가지의 성격유형이 된다.            


16가지 MBTI 성격유형



 나는 ENTP 유형이다.

 남편은 ISTJ 유형이다.

 쌍동이 언니는 ENFJ 유형이다.

 전혀 다른 듯하면서도 조금 닮은 남편과 나.

 같은 듯하면서도 조금 다른 쌍둥이 언니와 나.

 닮은 점을 찾을 수 없는 남편과 언니. 

 우리는 ‘옳고 틀리다’가 아니라 모두가 ‘다르다’로 오늘도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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