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니어그램 성격유형을 정확하게 알아야 하는 이유
앞에서 살펴본 MBTI 성격유형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 중점을 두고, 행동의 동기보다는 행동의 결과에 초점을 둔다. 그러므로 현실적인 측면을 중심으로 살펴볼 때는 MBTI가 유용하다. 반면, 에니어그램은 내면적 본질과 관련된 성격유형으로 인간의 행동 결과보다 행동의 동기에 초점을 둔 성격유형이다. 그러므로 에니어그램은 자아관찰 도구로 사용하는 데 좀 더 유용하다.
MBTI는 개인의 성격유형이 정확하지 않아도 공부하는 데 큰 차질은 없다. 에니어그램 역시 ‘그냥 나는 이러한 성격이구나’ 정도로만 알고 싶다면 정확하지 않아도 큰 문제는 없다. 하지만 깊게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고자 한다면 정확한 나의 유형을 알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선무당 사람 잡게 된다.
이는 에니어그램은 본인의 기본 유형이 나머지 다른 유형들과 서로 연결되어 움직이기 때문이다. 에니어그램은 본인의 성격유형뿐만 아니라 본인의 주된 신체에너지, 본인의 기본성격유형을 보조하는 날개 유형, 심리상태에 따른 통합과 비통합 그리고 평상시와 긴급 상황에서 나타나는 반응에 따른 그룹 등도 함께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런 부분들은 모두 선으로 연결되어 있다. 그렇기에, 만약 본인의 성격유형을 잘못 알게 되면, 함께 연결된 다른 것들도 달라진다. 따라서 본인의 성격유형을 정확하게 알아야 본인의 여러 가지 성격적 특성을 알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론, 이러한 다양한 특성 때문에 에니어그램 성격유형이 심리상담이나 자아관찰 도구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에니어그램 성격유형이 뭐지?
애니어그램은 고대 철학에 바탕을 두고 현대 심리학의 성과를 결합한 성격유형 체계이다. 에니어그램은 사람의 성격을 신체구조와 연결지어 설명한다. 사람의 신체가 변하지 않듯, 성격유형도 변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한다. 모든 사람에게는 에니어그램의 여러 성격유형이 혼합되어 나타나지만, 대개는 본인의 기본 유형에 따라 움직인다.
에니어그램은 아홉이라는 뜻의 희랍어 에니어(ennea)와 그림이라는 그라모스(gramos)의 합성어로 아홉 개의 점이 있는 그림이란 뜻이다. 둥근 원의 둘레에 같은 간격으로 9개의 점을 잇는 선으로 이루어져 있다. 도형상의 9가지 점들은 독특한 기본적 세계관을 담고 있는 9개의 성격유형을 하나씩 나타낸다. 점을 잇는 화살표는 그 성격유형들의 관련성과 에너지의 움직임을 나타낸다.
정확한 기원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 에니어그램을 소개하는 데 있어 제일 어려운 점이다. 에니어그램은 10세기 또는 11세기경 이슬람 신비 종파인 수피의 종단 중에서 처음 나타났다고도 하고, 어떤 쪽에서는 B.C 2500년경 중동의 어느 곳이라고도 하며, 또는 바빌론 지역에서 유래되었다고도 주장한다. 이렇게 고대의 지혜로 전해져 오던 것을 20세기경 그리스계 미국인이며 신비주의 사상가인 조지 이바노비치 구르지예프에 의해서 알려지게 된다. 이후 많은 연구자에 의해 발달 되어 완성된 에니어그램 성격유형은 정신장애 진단통계메뉴얼(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el of Mental Disorder: DSM-IV)의 성격장애와도 관련된다.
에니어그램 성격유형은 크게 세 가지 힘의 중심에너지(사고형, 감정형, 행동형)로 나뉜다. 그리고 좀 더 세밀하게는 9가지 성격유형으로 나뉜다.
9가지 성격유형은 각 유형에 이름을 붙였지만(개혁자, 돕는 사람 등) 실제로는 에니어그램 번호를 더 많이 사용한다. 번호는 1번부터 9번까지의 숫자다. 번호는 중성의 성질을 띠고 있어 편견 없이 각 유형을 쉽게 지칭할 수 있다. 이는 9가지 성격유형 중 어느 한 유형이 특출하거나 어느 한 유형이 열등한 것이 아니라 각각의 모든 유형이 장단점을 지니고 있기에 편견을 주지 않기 위해서다.
에니어그램을 좀 더 쉽게 설명하기 위해, 에니어그램에서는 9가지 성격유형과 비슷한 성향을 나타내는 동물의 이름을 에니어그램 성격유형 번호와 함께 사용하기도 한다. 9마리 동물은 소, 강아지, 독수리, 고양이, 부엉이, 사슴, 원숭이, 호랑이, 코끼리다.
본인이 9가지 동물 중에서 어떤 동물의 특성과 비슷한가를 잠깐 생각해보라. 비슷하다고 생각 드는 동물이 있다면, 그 동물이 본인의 성격유형일 확률이 있다. 그런 다음 뒤에 나오는 내용을 읽어보면, 그 설명들 가운데 본인 얘기인 것 같은 생각이 드는 유형이 있을 것이다. 그것이 본인 성격유형일 확률이 높다. 그리고 성격유형 테스트를 해보라. 그렇게 해서 찾은 유형이 있다면, 50%는 본인 유형을 찾은 것이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에니어그램을 깊이 있게 살펴보고자 한다면 본인의 유형을 정확하게 찾아야 한다. 물론, 모두 각각의 다른 성향을 가지고 있구나! 다른 사람들이 나와 달랐던 것은 각자의 성향이 달라서 그렇구나! 하는 정도로만 알고자 한다면 편하게 접근하면 된다.
에니어그램의 3가지 힘의 중심(행동형, 감정형, 사고형)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태어나서 쭉 변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과 구별되는 그 사람만의 성향을 성격이라 한다.
에니어그램에서는 성격을 마음의 몸, 육체의 몸, 사고의 몸 세 종류로 구분하여 설명한다. 즉 우리의 감정(가슴), 우리의 행동(장), 우리의 사고(머리)는 사람들이 자기 자신이라 여기는 세 가지 현상의 중심영역으로, 인간 신체의 중요한 중심들과 연관되어 있다. 이 에너지는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활력을 얻는 원천이다.
힘의 중심은 감정형(2, 3, 4번 유형), 사고형(5, 6, 7번 유형), 행동형(8, 9, 1번 유형)으로 구분된다. 감정, 사고, 행동 세 가지 에너지는 상호 작용한다. 하지만 스트레스를 받거나 갑작스러운 상황과 같이 무의식이 강하게 드러나는 상황에서는 본인이 타고난 성격 에너지가 유독 강하게 나타난다.
사고형과 감정형은 어떤 성격유형인지 바로 알겠지만, 행동형은 바로 알기가 어렵다. 행동형은 장과 관련 있다. 우리의 몸에서 위, 장, 간 등 각각의 장기들은 본능에 따라 저절로 움직인다. 극단적인 예를 들면, 우리가 관광버스를 타고 열심히 ‘앗싸! 쿵 따리 사바라 빠빠빠’ 하면서 관광버스 춤을 추고 있는데 갑자기 뒤가 마렵다. 항문이 생각이란 게 있거나 타인의 눈치를 본다면 그 상황에서 움직였겠는가? 그것이 행동형이다. 그냥 저절로 그러니까 본능에 따라 행동한다고 하여 본능형, 행동형 또는 장형이라 부른다.
사고를 주 에너지로 사용하는 사람들은 사고형 성격유형으로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것을 선호한다. 이들은 미래에 초점을 두고 살기에 불안을 안고 살아간다.
감정을 주 에너지로 사용하는 사람들은 감정형 성격유형으로 다른 사람과의 관계나 주위의 시선에 관심을 둔다. 이들은 과거에 초점을 두고 살기에 부끄러움을 안고 살아간다.
본능을 주 에너지로 사용하는 사람들은 행동형 성격유형으로 체면과 옳고 그름에 관심이 많다. 이들의 시점은 현재이고 분노를 내면 깊이 가지고 살아간다.
어떤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게 되는가는 타고난다.
세상은
소수의 천재 사고형으로 발전하게 되고
소수의 천재 행동형으로 변화하게 되고
많은 다수의 감정형으로 평화로운 세상이 된다
이렇게 세 가지 성격유형으로 구분하지만, 한가지 성격만을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어떤 물건을 잡을 때 오른손잡이라고 해서 오른손만으로 물건을 들지는 않는다. 두 손으로 물건을 든다. 하지만 오른손잡이는 오른손을 우선으로 사용하고 왼손잡이는 왼손을 우선으로 사용한다. 오른손잡이가 아무리 왼손사용을 연습하였다 하더라도 급하게 넘어지면 본래의 오른손을 먼저 짚게 된다.
왼손을 많이 연습하면 왼손의 힘이 좋아지듯, 성격도 자기가 태어난 유형이 아닌 다른 유형을 의식적으로 연습하면 에너지를 높일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연습하였다 하더라도 급할 땐 본인의 성격유형이 나오게 된다.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외국 생활을 오래 하였다고 해도 뜨거운 주전자를 잡게 되면 “앗! 뜨거워”라고 외치는 것과 같다.
행동형 성격유형
행동형(8번 호랑이, 9번 코끼리, 1번 소)은 본능과 습관에 따라 행동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행동에 모든 에너지를 집중하며, 몸을 움직이는 데 익숙하고 노동이나 운동을 크게 어려워하지 않는다. 생존, 안전, 힘, 통제력, 자기주장 등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며 이를 위해 적극적이고 실천적인 행동을 한다. 이러한 특성은 때로는 공격적이거나 독단적으로 보일 수 있다.
행동형은 주로 본능과 강한 힘에 관심을 둔다. 이들의 주된 감정은 분노다. 분노는 자신의 욕망이 충족되지 않을 때 나타나는 답답함에서 비롯된다. 자신의 존재와 힘, 그리고 정의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현실적이고 자기중심적인 경향이 있다.
이들은 생각을 깊이 하거나 주위의 시선을 크게 의식하지 않고 상황을 본능에 따라 파악하는 데 능숙하며, 현실에 중점을 두고 일 중심적으로 생활한다. 시간적인 개념을 중요시하며 주위 상황을 통제하고 조정하는 데 능숙하다.
이들은 얼굴에 선이 굵고 강하며, 목소리가 크고 힘이 있다. 만약 본인이 목소리 크다는 얘길 듣는다면, 혹은 성격이 급하고 행동이 빠르다면 행동형일 확률이 높다.
감정형 성격유형
감정형(2번 강아지, 3번 독수리, 4번 고양이)의 중심은 심장에 있다.
이들은 사랑과 정서를 중요시하며, 감정적인 에너지를 가장 높게 사용한다. 자신의 존재를 타인과의 관계에 중점을 두고 인식하며, 주변에서 자신을 어떻게 바라보는지가 자신의 정체성이라고 여겨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들의 외모는 일반적으로 부드럽고 친근하며, 항상 웃는 표정과 따뜻한 눈빛을 가졌다. 다른 사람들을 존중하며 관계를 중시한다. 시간상으로는 과거에 대한 회상과 기억에 관심을 두며, 자신을 둘러싼 사람들의 시선과 평가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그래서 자신을 비난하거나 비하하는 행동에 쉽게 적대감을 표출할 수 있다.
이들은 대체로 웃는 인상을 띄며, 부드럽고 리듬감 있는 말투를 가진다. 또한, 외모에 관심이 많기에 한 패션 하는 사람들이 많다. 감정형 못지않게 행동형도 한 패션 한다. 하지만 기본 욕구는 다르다. 행동형은 자신의 힘을 과시하고 영역을 구축하기 위한 도구로 옷을 잘 입는다면, 감정형은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주기 위해 옷을 잘 입는다.
만약 본인이 웃는 모습이 예쁘다면, 혹은 주위에서 싹싹하고 옷 잘 입는다는 얘길 듣는다면 감정형일 확률이 높다.
사고형 성격유형
사고형(5번 부엉이, 6번 사슴, 7번 원숭이)은 주로 머리(뇌)에 에너지를 집중시키기 때문에 심사숙고형이다.
이들은 머리를 중심으로 생각하고 분석하는 경향이 강하며, 시간상으로는 주로 미래에 초점을 맞춘다. 미래에 초점이 있기에 늘 불안과 공포에 관한 관심이 높으며, 안전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사고형은 주로 혼자서 생각하는 것을 즐기며 객관적인 논리와 이성을 중요시한다. 관계보다는 개인적인 시간을 선호하며 모든 것을 분석하는 데 집중한다.
이들의 주요 감정은 두려움과 불안이다. 이들은 새로운 관계나 상황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어서 익숙한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을 선호한다. 자신의 내면세계에서 편안함을 찾으며 객관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대체로 목소리와 행동이 작고 선명한 얼굴로 다소 차가운 인상이다. 외모는 호리호리한 체격, 수수한 차림을 한 사람들이 많다.
만약 본인이 크게 웃는 것보다 살짝 가볍게 웃거나 잘 웃지 않는다면, 혹은 옷은 남들과 어울리기만 하면 되지 남들 눈에 띄는 스타일이 부담스럽다고 여긴다면, 혹은 몸 쓰는 일을 싫어한다면 사고형일 확률이 높다.
성격유형에 따라 쇼핑 시 나타나는 행동 양식
성격유형에 따라 쇼핑 시 나타나는 행동 양식이 다르다. 자신의 성격유형을 이해하고, 그에 맞는 쇼핑 스타일을 찾아보는 것은 더 만족스러운 쇼핑 경험을 할 수 있게 도와준다.
행동형을 살펴보자.
행동형은 쇼핑할 때, 고민을 깊게 하기보다 본능에 따라 빠르게 결정한다. 그래서 행동형은 본능에 따라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알고 빠른 결정을 통해 효율적인 쇼핑을 선호한다.
'좋은 회사가 어련히 알아서 잘 만들었겠지?'
'좋으니까 많은 사람이 구매하겠지?'
'가격이 비싼 만큼 질이 좋겠지?'
행동형은 힘들게 머리 쓰며 고민하지 않고도,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고도, 감정 에너지를 소비하지 않고도, 좋은 제품을 빠르게 구매하는 방법을 본능에 따라 알고 있다. 유명한 회사제품, 다른 사람들이 많이 구매하는 제품, 값이 비싼 제품을 구매하면 실수가 적다는 것을 직감한다.
행동형 성격의 쇼핑 스타일은 효율성과 신속함이라는 큰 장점이 있지만, 때로는 충동적인 구매로 인한 후회가 따를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자신이 어떤 물건을 구매할 때 본능에 의지하여 구매한다면 행동형 성격유형이다.
난 전형적인 행동형이다. 쿠팡과 같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물건을 살펴보다가 마음에 드는 것을 발견하면, 별다른 고민 없이 바로 '구매하기' 버튼을 누른다. 그리고 물건을 받고서는 좀 더 살펴보고 살 걸 하며 후회할 때가 있다.
사고형을 살펴보자
사고형은 물건을 구매할 때 매우 체계적이고 분석적인 접근 방식을 취한다. 물건을 요리조리 살펴보고, 이 회사 저 회사도 살펴보고, 가격과 내구성도 비교해 본다. 시간이 걸리고 번거롭더라도 이렇게 꼼꼼하게 살펴보고 구매하는 것이 결국 더 합리적이라는 것을 본능에 따라 알고 있다. 이러한 스타일은 시간은 좀 걸리지만, 실수가 적고, 가성비 좋은 제품을 선택할 확률이 높다.
만약, 본인이 물건을 살 때 잘 따져보고 구매한다면 사고형 성격유형이다.
남편은 전형적인 사고형이다. 거의 실수가 없다. 하지만 급한 행동형인 내가 볼 땐 답답하기 그지없다.
감정형을 살펴보자
감정형은 물건을 구매할 때 사고형과 행동형의 성향을 모두 가지고 있다. 감정은 우물물과 같다. 우물물은 늘 18도를 유지한다. 하지만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게 느껴진다. 그렇기에 감정형은 그 순간의 감정에 따라 사고형으로도 행동형으로도 나타난다. 하지만 감정형만의 특별한 스타일이 있다.
감정형은 다른 사람들의 시선과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다른 사람들은 이것을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궁금증을 가진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에게 물어본다.
“나 이걸 사려고 하는데 어때?”
자신이 만약 물건을 살 때 다른 사람에게 자주 물어본다면 감정형 성격유형이다.
언니는 전형적인 감정형이다. 쇼핑을 가면 꼭 내게 물어본다. 그리고 한 바퀴 돌고 와서는 또 물어본다. 급한 나는 슬슬 짜증 나기 시작한다.
일반적으로 아내가 남편보다 감정이 풍부하다. 이런 이유로 남편과 아내가 함께 쇼핑하기 힘들다. 행동형 에너지가 아내보다 많은 남편은 감정형의 아내가 망설이며 이것저것 묻는 걸 참고 기다리기 힘들다. 본능적으로 가슴 저기서 부글거리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 아내는 왜 남편이 성질을 내는지 알 수가 없다. 그러면서 마음이 상한다.
‘물어보지도 못해. 왜 저래··· 정말’
고객 캔슬 시 성격유형에 알맞은 대응 요령
웨딩숍을 하다 보면 고객의 캔슬 통보를 받을 때가 있다. 이때 대응방식은 고객의 성격유형에 따라 달라야 한다.
행동형 신부
행동형의 신부들은 단단한 쇠그릇과 닮았다. 단단하지만 깨졌을 때 땜질로 붙일 수 있다. 간혹 땜질을 잘하면 깨지기 전보다 더 단단해진다.
행동형이 캔슬을 요구한다면 진심 어린 사과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들은 의리와 격식을 중요하게 여기기에 진심이 담긴 사과를 통해 이들과는 전보다 더욱 공고한 신뢰가 형성될 수 있다. 단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 이들은 진심이 담겨 있는지, 가식적인지 본능적으로 안다. 만약 이들이 가식적이라 느껴진다면 상황은 무섭게 진행될 것이다.
사고형 신부
사고형의 신부들은 나무그릇과 닮았다. 어쩌다 부딪혀 부러지면 못을 박거나 목공 본드를 발라서 붙일 수 있다. 모양은 비록 덜해지지만 쉽게 붙일 수 있다.
사고형의 신부들에겐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이들은 오해가 발생했을 때, 그 원인과 해결 방안을 명확하게 이해하길 원한다. 따라서 오해를 불러일으킨 부분을 논리적으로 조목조목 설명하고, 미안한 마음을 보상의 형태로 전달하며, 이를 위한 구체적인 조건을 제시하면 된다. 이들은 보상이 합리적이고 공정하다고 느낄 때,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낸다. 명심하라. 합리적이어야 한다. 미안하다는 사과도 더 열심히 하겠다는 다짐도 다른 유형에겐 몰라도 이들에겐 통하지 않는다. 감정적인 접근보다는 명확하고 논리적인 설명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고객과의 관계를 견고히 할 수 있다.
감정형 신부
감정형은 유리그릇과 닮았다. 맑고 깨끗하고 실용적이지만 부딪혀 깨지면 감당이 어렵다. 다시 붙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예쁜 만큼 아주 조심해서 다뤄야 한다. 행동형과 사고형과는 달리 감정형의 신부는 진실한 사과도, 보상도 그 어느 것도 먹히지 않는다. 이들은 모든 결혼식 비용을 전액 우리 쪽에서 부담한다 해도 안 먹힌다. 감정이란 게 한 번 틀어지면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 만약 사고가 생겼을 때 평소 상냥하고 부드럽다고 쉽게 봤다가는 큰 코 다친다.
상담 시 고객들 유형
고객을 상담할 때 그들의 자세와 행동을 통해 유형을 파악할 수 있다. 나는 성격을 공부하면서 ‘좀 더 일찍 공부할걸. 진작 알았더라면 상담의 여왕이 되었지 싶은데’하는 생각을 많이 한다. 고객을 상대하는 직업에서 상담을 잘한다는 것은 천군만마를 얻은 것과 같다. 아무리 좋은 물건을 가지고 있으면 뭣하겠는가? 계약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꽝인 것을.
각 유형의 특성을 살펴보면,
노트를 펼쳐서 조목조목 적으며 궁금한 것을 이것저것 꼬치꼬치 물으면 사고형이다.
스타일이 세련되고 싹싹하게 웃는 모습으로 친절하게 상담에 임하면 감정형이다.
다리를 꼬고 몸을 뒤로 젖히며 살짝 위압적이거나, 말이 적고 질문이 저돌적이며 강한 인상이 느껴지면 행동형이다.
사고형은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으로, 감정형은 세심한 배려와 친절한 소통으로. 행동형은 직설적이고 목표지향적인 상담으로 임했더라면 아마 좀 더 계약을 잘 하지 않았을까, 아니 열 배는 잘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목욕탕에서 영업 중 불이 났다. 과연 어떤 성격유형이 가장 많이 살아남을까?
정답 풀이
감정형은 관계를 중시하고 타인의 시선에 민감하다. ‘이렇게 알몸으로 나간다면 사람들이 나를 볼 텐데··· 어쩌지?’ 하는 생각을 본능적으로 가진다. 그러다 보니 가릴 것을 찾는다. 그리고 찾아서 나오려는데 ‘맞다, 엄마가 사우나에 있지, 딸이 탕에 있는데···’하며 찾는다. 그래서 제일 적게 빠져나온다.
행동형은 “불이야!” 하는 소리가 들리기가 무섭게 바로 몸이 본능적으로 반응한다. 몸을 가리고 가족을 찾는 것은 안중에도 없다. 그냥 밖으로 뛰어나간다. 하지만 비상구를 찾으면서 승패가 가려진다. 비상구를 잘 찾은 행동형은 제일 빠르게 빠져나오지만, 비상구를 잘못 찾은 행동형은 빠져나오지 못한다.
'이상하네. 불은 목욕탕에서 났는데 왜? 여기에 발가벗은 사람이 있지?'하는 의문을 남기는 사람들이 바로 이들이다.
사고형이 제일 많이 빠져나와 살아남는다. 비록 제일 빨리는 나오진 못하지만 제일 많이 살아남는 유형이다. 사고형은 “불이야!”라는 소리가 들리면 본능에 따라 ‘비상구가 어디지?’하고 찾는다. 그리고 살금살금 조심스럽게 빠져나온다.
재미있자고 낸 문제지만 좀 씁쓸하다.
이처럼 성격에 따라 모든 행동이 다르게 나타난다. 같은 걸 바라보고 있더라도 모두 다른 생각을 하고 바라보니 다를 수밖에 없다.
9가지 에니어그램 성격유형
읽으면서 본인의 성격이라 생각 드는 유형을 찾아보자.
그런 후, 뒤에 나오는 자가 테스트를 해보자. 만약 궁금하여 자가 테스트를 먼저 한다면, 그 유형에 치우쳐 읽게 된다. 그러니 먼저 차근차근 읽으면서 본인 유형을 찾아보자. 그리고 테스트 결과와 비교해 보자. 물론 본인이 찾은 것과 테스트 결과가 다를 수 있다. 앞에서 언급하였듯, 본인도 본인에게 속고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1번 소(개혁가)
이 유형은 세상을 개선하고자 하는 개혁가들이다.
이들은 양심적이고 원칙적이며, 목표가 분명하며, 자기 통제력이 강하다. 또한, 윤리적이고 정의롭고 공정하며, 이상적이다. 그래서 항상 완벽해야 한다고 믿는다.
이들은 원칙과 도덕을 중요시하며 지키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책임감이 강하고 분노를 속으로 삭이며, 단정하고 깔끔한 인상을 준다. 이들이 행동하기 위해서는 양심에 의해 정당함을 인식해야 하므로 높은 수준의 윤리, 도덕의식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완벽주의자가 되려고 하며, 자신의 기준에 어긋나면 비판한다.
이런 성향 때문에 ‘내로남불’이 다른 유형보다 많다.
2번 강아지(돕는 사람)
이 유형은 타인을 즐겁게 해주고 잘 보살피며, 관대하고 대인관계를 잘 조성하는 감정적인 유형이다. 다른 이들이 곤경에 빠졌을 때, 능동적으로 도와주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이들을 일컬어 돕는 사람이라 한다.
이들은 감정표현이 풍부하여 다른 사람들과 감정적 교류를 즐기며, 따뜻하고 진지한 성향을 지니고 있다. 친절하고 관대하며, 자신을 희생하여 타인을 돕는다. 타인들과 친밀한 관계를 갖고자 하며, 다른 이들에게 특별한 친구로 여겨지길 바라는 마음을 갖고 있다.
이들은 신체적 접촉을 통해 친밀감을 느끼고자 한다. 겉으로는 사랑을 나누는 사람처럼 보이지만, 내면에서는 사랑을 받고자 원한다.
이런 2번의 성향 때문에 다른 유형보다 ‘수다쟁이’ 혹은 '험담꾼'이 많다.
3번 독수리(성취하는 사람)
이 유형은 자신의 성공을 추구하며, 자신감이 높고 적응력이 뛰어난 성격이다.
이들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사랑과 인정을 받기 위해 노력하며, 사회적 지위와 개인의 성취를 극도로 중시한다. 그래서 성공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할 준비가 되어있다. 때로는 지나친 경쟁심 때문에 일 중독에 빠지기도 한다.
이들은 자신의 이미지와 타인의 시선을 중요시하여 외부 평가에 많은 신경을 쓰며, 자신의 감정보다는 다른 사람들의 인식에 더 중점을 둔다. 또한, 성공을 위해 과정보다 목적에 전념한다.
이런 3번 유형의 성향 때문에 다른 유형보다 ‘편법’을 잘 쓰고 '일 중독'에 빠진다.
4번 고양이(개인주의자, 예술가)
이 유형은 내적 세계에 깊게 몰두하며, 감정을 강하게 경험하는 경향이 있다. 예술적이고 창의적인 영감을 추구하며, 독창성이 뛰어나기에 개인주의자나 예술가로 불린다.
이들은 주변의 사람들과는 달리 본인을 특별한 존재로 여기고 자유와 낭만을 중시하며, 평범함을 싫어한다. 예술을 통해 이러한 내적 갈등을 해결하며, 자기인식과 성장을 추구한다.
이들은 감정적으로 친절하고 상냥하다. 관심과 사랑을 받는 것을 좋아하지만 자아 이미지와 나르시시즘에 관심이 많아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기 어려워한다.
이런 4번 성향으로 다른 유형보다 ‘공주병, 왕자병’이 많다.
5번 부엉이(탐구자)
이 유형은 혼자 있기를 즐기며, 자신의 내적 세계에 깊이 몰두하는 경향이 있다. 주변 사람들에게는 자신의 마음을 쉽게 드러내지 않으며, 지적인 호기심이 강해 새로운 지식과 아이디어를 탐구하는 데 열정적이다.
이들은 실제적인 행동보다는 문제를 철저히 분석하고 생각한 후에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독립적이고 독창적이다. 자신만의 공간에서 활동하는 것을 선호하며, 지식에 관한 탐구가 그들의 주된 관심사다.
이런 5번 유형 성향 때문에 다른 유형보다 ‘은둔형 외톨이(히키코모리)’가 많다.
6번 사슴(충실한 사람)
이 유형은 의심과 불안을 많이 느끼며, 안전과 전통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신뢰할 수 있고 근면하며, 원칙을 중요시하며, 안정을 추구한다. 외부로부터의 위협을 방어하기 위해 소극적이고 조심스럽게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내적으로는 불안과 두려움을 가지고 있을 수 있지만, 신념이 강하고 충실하고 사교적이고 친절한 면도 가지고 있다.
이런 6번 유형의 성향으로 다른 유형보다 ‘강박적' 혹은 '편집증적'인 성향을 많이 가지고 있다.
7번 원숭이(열정적인 사람)
이 유형은 욕심이 많고 산만하며, 열정적이고 낙천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 항상 다양한 아이디어와 정보를 탐구하며,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놓는 데 능숙하다.
이들은 신이 나고 행복한 경험을 중요시하며,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강해 모험적인 삶을 추구한다. 그러나 때로는 인내심이 부족하고 지루함을 견디기 어려울 수 있다. 그리고 일을 깊이 파고들기보다는 다양한 주제에 관심을 두는 경향이 있다.
이런 7번 유형의 성향으로 다른 유형보다 ‘날라리' 혹은 '돈키호테’가 많다.
8번 호랑이(도전하는 사람)
이 유형은 자신감과 결단력이 강하며, 주변을 지배하고자 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자신의 주장을 확고히 하며, 약한 것을 용납하지 않고 대결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이들은 당당하고 강인한 성격으로 자신의 의견을 보호하고 타협하지 않는다. 때로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격돌할 수 있지만, 후회나 뒤끝이 없어 자신의 목표를 추구한다. 이런 이들의 과도한 독립성은 타인과의 친밀한 관계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이런 8번 유형의 성향으로 다른 유형보다 ‘독재자’나 '폭군'이 많다.
9번 코끼리(평화주의자)
이 유형은 타인과의 조화를 중시하며, 분쟁을 피하고자 한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과의 갈등을 피하며, 안정적인 환경을 유지하려 노력한다.
이들은 타인의 의견을 수용하고 평화를 유지하는 것을 중요시한다. 하지만 이들은 자신의 내면에 고집스러움과 저항을 숨기고 있을 수 있으며, 종종 자신의 감정을 숨기려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이들을 이해하려면 진심으로 관심을 가지고 듣고 이해해주어야 한다.
이런 9번 유형의 성향으로 다른 유형보다 ‘우유부단' 혹은 '결정장애자'가 많다.
성격으로 바라보는 국회의원 성향
같은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에니어그램 성격유형을 조사하면 같은 유형의 사람들이 많다. 이는 그 사람의 성격적 특성이 직업을 선택할 때 반영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는 성격유형이 하는 일과 잘 맞아야만 직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신뢰도가 낮은 집단이 국회다. 만약 국회의원들의 에니어그램 성격유형을 조사한다면 아마 1번, 3번, 8번 유형들이 아닐까 싶다.
국회의원은 선거에서 뽑힌 사람이다. 즉, 선거운동에서 승리한 사람이다. 보통의 성격유형들은 선거운동 자체를 견디기 어려워한다. 선거란 것이 서로 신념이 다른 사람과 싸우며 버텨야 한다. 상대방의 비난에도 참아야 한다. 이렇게 힘든데 하루 이틀 만에 끝나지도 않는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이런 힘든 선거 과정을 버틸 수 있는 유형은 1, 3, 8번 유형뿐이다.
행동형인 1번 유형은 본인이 옳다고 생각하는 신념 때문에 어떤 힘든 과정도 버틸 수 있다. 감정형인 3번 유형은 성공하고자 하는 강한 욕구 때문에 어떤 과정도 참을 수 있다. 행동형인 8번 유형은 강한 힘을 행사하고 싶은 욕망 때문에 그 힘든 선거운동을 버티고 국회의원이 되고자 한다. 이렇게 행동형이 많기에 국회에서는 늘 고성과 몸싸움이 잦다.
부드러운 2번 유형, 나르시시즘이 강한 4번 유형, 혼자 있기를 좋아하는 5번 유형, 미래에 대한 불안을 달고 사는 6번 유형, 재미있고 즐거운 일만 하고픈 7번 유형, 적을 만들기 싫은 9번 유형은 능력이 있다 하더라도 국회의원이 되고자 하는 마음이 적다. 이들은 성격 특성상 그 힘든 선거유세를 버티며 국회의원이 되는 것에 의미를 두지 않는다.
만약 1번 유형이 국회의원이 되었을 때, 잘못된 신념을 지니고 있는데 본인은 그것을 옳다고 믿는다면 어떻게 될까?
만약 3번 유형이 목적에만 치우쳐 정당하지 않은 편법으로 국회의원이 되었고, 국회의 권한을 그렇게 사용한다면 어떨까?
만약 8번 유형이 국회의원이 되어 강한 힘을 다른 사람을 제압하는 데 사용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렇다면, 옳은 신념을 지니고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1번 유형, 세상의 정의가 최고의 목표인 3번 유형, 본인의 강한 권력을 약자를 위해 사용하는 8번 유형이 국회의원이 되어 여의도에 많이 입성한다면, 아마 국회의 신뢰도는 최고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과 꿈을 꾸어본다.
나는 행동형 8번 호랑이 유형이다.
쌍동이 언니는 감정형 4번 고양이 유형이다.
남편은 사고형 6번 사슴 유형이다.
고양이와 호랑이는 성향은 다르지만 외형이 참으로 닮았다.
전혀 다른 듯하면서도 조금 닮은 남편과 나.
같은 듯하면서도 조금 다른 쌍둥이 언니와 나.
닮은 점을 찾을 수 없는 남편과 언니.
우리는 ‘옳고 틀리다’가 아니라 모두가 ‘다르다’로 오늘도 살아간다.
에니어그램을 좀 더 자세하게 알고 싶다면 네 권의 책을 권한다.
한문화 출판사에서 주혜명이 번역한 리소와 허드슨의 『에니어그램의 지혜』, 학지사에서 출판한 윤운성 외 15명이 번역한 리소와 허드슨의 『에니어그램의 성격유형』
조금 쉽고 재밌게 접근하고 싶다면 윤태익의 『머리 가슴 장으로 해결하라』, 『나답게』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