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이렇게 얘기한다.
“여자는 예쁘기만 하면 돼. 다른 건 필요 없어. 연예인들 봐. 예쁘니까 모두 시집 잘 가잖아”
“도은아! 너 큰 착각 한다. 엄마가 웨딩숍을 오래 하면서 수많은 신랑신부를 만나봤잖니. 그러면서 깨달은 게 하나 있는데 뭔지 아니?”
“뭔데?” 하며 궁금해한다.
“그건 ‘결혼만큼 양팔 저울이 정확한 것은 없다’란 거야. 연예인들이 행복해 보이는 건 단지 보이는 것이 화려해서 그렇게 보이는 것뿐이야. 그 깊은 사정은 아무도 몰라”
“왜? 모두 재벌 만나 잘만 결혼하던데?” 하며 반문한다.
“도은아, 잘 들어봐. 과학적으로 남녀가 눈에 콩 껍질이 벗겨지는 데는 짧으면 6개월이고 길면 2년 반이라고 해. 콩 껍질이 씌었을 땐 얼굴만 예쁘면 될 수도 있지. 하지만 콩 껍질이 벗겨지잖아. 얼굴 보고 선택한 남자는 또 다른 예쁜 여자가 눈에 들어와. 그렇게 되면 어떻게 되겠니? 생각해봤어?”
“그럼 뭐 이혼하면 되지···”
“그렇지. 이혼하면 되지. 이혼이 뭐 어렵겠니? 그런데 그 이혼하기까지 마음고생이 어떨지 생각해봐. 아마 결혼할 때의 행복보다 힘든 게 열 배는 더 크지 싶은 데···”
“엄마, 그럼 얼굴 못생긴 사람도 마찬가지잖아?”
“물론 그렇지. 내 말은 외모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거지. 외모만큼이나 중요한 게 또 있다는 거지”
“그게 뭔데?”
“눈에서 꿀이 뚝뚝 떨어지는 시기엔 어떤 것도 다 예뻐 보이잖아. 그땐 아무 문제 없어. 그런데 그 시절이 지나고 나서 대화 하는데 너랑 지적 수준이 달라 얘기가 어려우면 대화하고 싶겠니? 거기다 인격마저 서로 다르다면 어떻겠니? 그럼 점점 멀어지겠지?”
“그럼 나랑 맞는 사람 만나면 되지?”
“그렇지, 맞아. 그게 정답이야. 네가 지적이면서 인격도 높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면, 너도 지적이고 인격이 높아야 한다는 거지. 결혼만큼 양팔 저울이 정확한 건 없더라. 시집 잘 갔다는 소문은 부러울 것 하나도 없어. 그건 양팔 저울에서 상대가 더 잘 났다는 거잖아. 콩껍질 떨어지면 잘 갔다는 그만큼 마음고생 한다는 거지. 세상에서 몸 고생은 고생도 아니야. 엄마가 인생을 살아보니까 마음 고생이 진짜 고생이란다.”
웨딩숍을 하다 보면 별의별 사람들을 보게 된다. 그러면서 가지게 된 철학이 있다. ‘결혼만큼 양팔 저울이 정확한 것은 없다.’
결혼하는 모두가 각자의 기준으로 양팔 저울을 사용해 잘 맞는 파트너를 선택한다. 이것이 좋은 짝을 선택하는 방법이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이걸 깨닫고부터는 누가 시집이나 장가 잘 간다고 좋아하는 사람 보면 걱정이 앞선다.
‘결혼만큼 양팔 저울이 정확한 것이 없는데 어쩌지···. 지금은 눈에 콩 껍질이 씌어 모르지만 콩 껍질 벗겨지면 기울어진 양팔 저울이 눈에 들어올 것인데 어쩌지··· 양팔 저울이 기울어지면 오래 못 가 고장 나는데 어쩌지···’
그렇다. 내가 좋은 사람을 만나려면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즉, 내 인격을 높여야 한다. 내 마음이 건강해야 한다. 이것이 내가 내린 인생의 정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