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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 후선 Dec 19. 2024

우리 마음에도 우산을 준비해 보자

 사물을 볼 때, 한쪽만 보고 모든 것을 안다고 할 순 없다. 양지와 음지 모두 보아야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성격도 그렇다. 성격에는 양지와 음지가 있다. 그리고 음지보다 더 어두운 지하세계가 있다.

 앞서 살펴본 성격유형이 성격의 양지라면, 성격의 음지는 지금부터 살펴볼 성격의 건강하지 않은 면들이다. 여기에는 낮은 인격, 두려움과 집착, 예민한 성격이 있다. 그리고 성격의 지하세계인 ‘성격장애’가 있다. 

 우리가 성격을 알고자 할 때, 성격유형뿐만 아니라 음지인 다른 숨어있는 요인들도 알아야 한다. 그래야 나를 알고 타인을 이해하는 인간관계 도구로 사용할 수 있다.    

  

 이런 얘길 자주 한다.

 “F들이 다 그렇지 뭐, ISTJ라서 별수 없어, A형 어디 가겠어?”

 이러면서 어떤 사람을 성격유형 틀 안에 가두어 단정 짖는다. 특히나, 그 사람의 단점을 얘기할 때 이런 경향은 더욱 강하다. 이런 현상은 +와 −만 알면서 수학을 다 아는 것처럼 행동하는 것과 같다. 사람은 같은 성격유형이어도 인격 수준에 따라 천차만별 다른 태도와 행동을 보인다. 그리고 같은 성격유형과 인격 수준을 가졌다 해도 예민한 성격에 따라 또다시 다른 특성을 보인다.

 예를 들어, 같은 원리원칙주의자이지만 인격에 따라 극과 극의 성향을 나타낸다. 인격이 높은 원리원칙주의자는 ‘지혜로운 현실주의자’ 혹은 ‘이상적인 개혁가’이지만, 인격이 낮은 원리원칙주의자는 ‘강박적인 위선자’ 혹은 ‘응징하는 복수가’가 된다. 어떻게 이 사람들을 같은 울타리에 가둬 같은 성격이라 단정 지을 수 있겠는가?      


 성격이라는 도구는 양날의 검이다. 상대방의 장점을 보면서 칭찬하고 이해하기 위해 성격유형의 틀로 묶는 것은 위험하지 않다. 이는 검의 칼자루를 잡는 것이다. 나를 지켜주는 도구로 성격을 사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상대의 단점을 비난하고, 비난하는 자신을 합리화하기 위해 성격유형 틀 안에 가두는 것은 위험하다. 이는 칼날을 잡는 것이다. 자신을 위한다고 한 일이 자신에게 상처를 입히게 된다.   

  

 나는 몸이 안 좋을 때 항상 제일 먼저 코가 막힌다. 비염이 심하다 보니 다른 곳보다 코가 더욱 민감하다. 그래서 코감기약을 상비약으로 늘 준비해 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코막힘에서 금방 심한 몸살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어떤 이는 목감기가 제일 먼저 오고 또 누구는 몸살이 가장 먼저 온다. 같은 감기지만 제일 먼저 취약한 곳을 공격한다. 이것이 우리 몸을 정복하는 가장 빠른 방법이기 때문이다. 

 마음 또한 성격에 따라 약한 고리가 있다. 어찌 알고 그 약한 고리를 묘하게 잘 찾는다. 내가 상비약으로 코감기약을 늘 준비해두는 것처럼, 마음의 병도 상비약을 구비 해 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깊은 마음의 병으로 금방 옮아가기 때문이다. 그것이 바로 ‘나와 타인의 성격을 이해하는 것’이다. 나와 타인의 성격을 이해하면 ‘왜 그렇게 행동하였는지’를 이해하게 된다. 또한, 서로 다른 점을 ‘틀리다’가 아니라 ‘다름’으로 받아들이고 이해함으로써 갈등의 폭을 줄일 수 있다.      

 비가 올 것을 알고 우산을 미리 준비한다면, 오는 비를 막진 못해도 옷이 비에 젖는 것은 막을 수 있다. 이를 간과하면 비에 몸이 젖을 뿐만 아니라 심한 몸살이나 폐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지금부터 성격의 음지와 지하세계를 살펴보자. 왜 내 마음이 힘든지? 왜 인간관계가 힘든지?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알아보자. 

 비가 올 때 우산을 준비하듯, 우리 마음에도 우산을 준비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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