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 Tip 2 : 외벌이 월급으로 한달 살기
육아휴직, 현실적인 돈 문제 이야기
갑자기 한 사람의 월급이 사라진다? 그런데 이미 우리 집은 맞벌이로 경제규모가 세팅되어 있다. 보험금부터 시작해서 대출금까지... 아이가 태어났으니 식구는 늘어서 생활비는 더 필요한데 수입은 그야말로 쪼그라든다. 과연 육아휴직이 가능하긴 할까? 막연하게 한 사람 수입이 줄어드니 휴직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도 그런지 차근차근 따져 볼 필요가 있다.
솔직히 말하면 나의 육아휴직은 보릿고개가 따로 없었다. 하지만 휴직이 불가능한 건 아니었다. 맞벌이하며 신나게 사고 싶은 것 사고 먹고 싶은 것 먹고 여행가고 싶을 때 가던 생활에 모두 안녕을 고했다. 수입이 줄어드니 아껴야만 했고 소비를 줄이니 손발이 묶인 느낌이 들기도 했다. 답답하고 우울한 마음이 생길 때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내 연봉 주고 샀다.
¶ 고정지출 줄이기
1. 부부 용돈 줄이기
맞벌이 할 때 남편과 나는 각각 30만원씩 용돈을 썼다. 휴직 후 내 용돈은 따로 받지 않았다. 고스란히 생활비로 들어갔다. 남편 용돈은 20만원으로 줄였다. 실제로 육아휴직 초반에는 내 용돈을 쓸 일이 잘 없어서 스스로 결정한 방법이다. 생활비 40만원이 더 확보되었다.
2. 변액보험, 연말정산 절세용 연금저축, 저축보험 납입 중지
변액보험도 종류가 여러 가지이지만 대부분 납입 중지 기간이 있다. 우리가 가입한 상품의 경우 2년 정도 납입 중지가 가능했다. 변액보험을 중지하고 100만원 여유 확보. 남편의 연말정산 절세용 연금저축 금액도 줄였다. 30만원 여유 확보. 저축보험 상품의 경우에도 납입 중지, 납입 금액 줄이기가 가능한 경우가 있다. 콜센터 등을 통해 확인해보자.
3. 가입된 종신보험 감액완납 전환 등 보험 리모델링
임신을 하게 되면 태아보험에 보통 가입을 하는데 태아보험 가입 시 부부의 보험을 리모델링 해보는 것도 좋다. 불필요하게 중복 보장된 부분이 없는지 살펴보고 보험 특약을 조정하거나 불필요한 보험은 과감하게 해지하자. 종신보험에 가입되어 있다면 기존 납입한 금액으로 보장 금액을 낮추는 감액완납을 고려해보자. 우리집의 경우 기존 납입 기간이 길어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 보험 리모델링은 진행하지 않았다.
4. 태아보험 최소화
태아보험 가입 시 꼭 필요한 보장 내역만 가입하도록 한다. 아이들 골절, 치과 등 소소한 것까지 모두 보장되는 보험이 꼭 좋은 것은 아니다. 보험 가입 목적은 갑작스러운 질병으로 인한 가정 경제 충격을 줄이려는 것이다. 소소한 것들은 꼭 보장내역에 없어도 상관없다. 100세까지 보장되는 상품이 요즘은 인기이다. 아이가 성인이 된 후에는 스스로 선택하고 자신이 책임지도록 30세 정도까지 보장받을 수 있는 상품도 고려해보자. 우리 아이들의 경우 만 원대의 태아보험을 택했다.
5. 적금 줄이기
고정 지출을 줄이기 위해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보통 적금 줄이기를 선택한다. 어쩔 수 없이 금액은 줄여야겠지만 되도록 줄이는 금액을 최소화하도록 하자. 아기를 가정보육 할 수 있을 때가 어쩌면 가장 많이 모으는 기간이 될지도 모른다. 복직을 하면 그 때 돈을 모으자 생각하겠지만 복직하더라도 기관 보내는 비용, 기관을 보내기 위한 여러 부대비용(옷, 신발, 준비물, 각종 행사비용 등), 도우미 비용 등으로 인해 모을 수 있는 돈이 생각보다 적은 경우가 많다.
¶ 변동성 지출 줄이기
1. 외식, 의류 구입 등 생활비 줄이기
수입이 줄었으니 지출을 줄이는 수밖에 없다. 첫째, 외식이다. 아이가 어릴 때는 외식을 해도 편히 밥을 먹지도 못한다. 식당에서 아이가 울거나 짜증을 부릴까봐 노심조차 하면서 밥을 먹어야 한다. 맘충이 되지 않으려고 괜한 눈치도 많이 보인다. 외식이 보편화되어 있는 현대인에게 힘든 일이지만 딱 휴직 기간만 조금 줄여보자.
둘째, 옷이다. 휴직 초반에는 직장 다닐 때 입던 출근복이 대부분이어서 놀이터룩이 또 필요해진다. 놀이터에도 이쁘게 꾸미고 나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아이와 함께 활동하기 편한 면으로 된 옷, 저렴한 것 몇 벌 구입하여 버텨보자.
¶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씩이라도 모으기
1. 월 5만원이라도 반드시 저축!
육아휴직 기간 동안 모으는 돈이 하나도 없으면 경제적인 문제로 우울해지기 쉽다. 맞벌이 하다 외벌이가 되면 여유가 많이 없겠지만 되도록 월 5만원이라도 저축을 해보길 권한다. 특히 육아휴직 기간을 길게 예상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실천해보자. 1년 단위로 저축을 하면 성취감도 느낄 수 있고 예금으로 갈아타거나 꼭 필요할 때 비상금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2. 양육수당은 적금으로
취학 전 만 86개월 미만 아이를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보내지 않고 가정에서 키울 경우 정부에서 지급한다. 12개월 미만 아동은 월 20만원, 24개월 미만 아동은 월 15만원, 25개월부터 취학 전 아동은 월 10만원을 지급한다(취학 전 나이의 12개월까지 지급). 2022년부터는 95개월까지 지급 대상이 늘어난다. 22년 출생 아이들 대상으로 생후 0~23개월까지는 매달 영아수당 30만원을 받는다(영아수당을 받는 경우 양육수당 중복지급하지 않음). 현금으로 주기 때문에 생활비로도 활용이 가능하지만 여유가 된다면 적금으로 모으는 것을 추천한다. 매달 생활비로 사용해버리면 티도 나지 않지만 1년 정도 모으면 꽤 목돈이 된다. 아이의 돌잔치 비용으로 사용할 수도 있고 육아휴직 기간이 긴 경우에는 비상금으로 활용가능하다. 아이 학비로 모아둘 수도 있다.
¶ 급여 vs 줄인 지출 + 육아휴직 수당 + 양육수당
이 당시 내 급여가 200만원 정도였다. 용돈에서 줄인 금액 40만원, 변액연금에서 줄인 금액 100만원, 연말정산 절세용 연금저축 30만원으로 170만원을 줄였다. 육아휴직 수당이 50만원 정도 들어왔다. 양육수당 20만원까지 합하면 얼추 내 월급쯤 되었다. 여기에 생활비를 최대한 줄여 조금의 저축, 양육수당 저축이 가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