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목쟁이의 하루
지금 생각해 보니 아침 7시 출근해 벌써 10시가 되었다. 공사는 마무리되어 가는 듯 하지만 당연하게 매일을 야근하는 삶 나중에 그때의 감정이 어떨까 궁금해하는 나를 위해 글을 남겨본다.
처음엔 마냥 억울했다. 열심히 계산해 보니 최저시급도 되지 않던 것이었다.
지금 나이에 이 만큼 버는 건 축복이라 하지만 정말 내 삶이 없었다. 주말을 귀하게 써야 하는데, 그 마저 원주 부산을 왔다 갔다 하느라 써버리는 시간들이 많았다.
토목시공사에 들어오기 전에는 보건소에서 코로나 관련 일을 했다. 그땐 5시 55분에 준비를 하고 6시 땅 하면 달려 나가 지하철을 타곤 했는데, 여긴 그런 게 없다.
그런 게 당연한 삶이다.
내가 억울하다 힘들다 투정 부리면 몸으로 뛰고 있는 공사팀에겐 증오를 심겨줄 뿐이다.
힘들지만 힘들지 않은 척 어른인 척하는 꼬맹이다.
신기하게 일 년을 넘게 일하다 보니 매일 12시간은 기본으로 일을 하게 되는데, 지치지 않는다.
처음 입사 후 목표를 잡은 게 일을 해도 지치지 않는 체력을 기르자였는데, 이젠 15시간을 일해도 괜찮다.
목표를 세우게 되면 나도 모르게 이루기 위해 힘쓴다.
그게 내가 목표를 세우는 일이겠지
요즘 내 목표?
음,, 시간을 잘 활용하자.
난 현재 시간의 소중함을 배우고 경험하고 있다.
한 시간이 없어 잠을 더 자지 못하고, 공부하지 못한다.
공사가 바쁜 시기 난 지금 건설안전기사시험을 준비하고, 밴드에 들어가 피아노 노래를 부르며 공연을 준비 중에 있으며, 대망의 결혼을 준비한다. 심지어 다이어트도 하는데
배드민턴 클럽에서 열심히 활동도 한다
난 바보다
욕심 많은 바보
이 모든 걸 해낼 수 있다는 착각에 살아간다.
음 일단 6시 기상 스트레칭 후 샤워나 세수를 해주고 몸을 풀어준다
6시 30분에 출발해 회사에 도착한다
물을 한 사바리 들이켜고 화장실로 가서 꽃을 따러간다.
이후 현장을 나가거나 공장점검, 자재검수, 다양한 일들이 기다리고 있다
땀 흘려 현장에서 들어오면 땀을 식히면서 서류를 한다. 마무리하고서는 시계를 보면 5시 반 정도 되어있다.
매일 하는 서류를 마무리하고, 충분히 검토하거나 특별하게 주어진 일을 하다 보면 공사팀이 들어온다.
공사팀이 공사일을 서류화하고, 정리할 때까지는 두근두근 심장이 빨리 뛰어 일이 손에 잡히지는 않는다. 언제 갈 수 있을까 그런 이기적인 생각 때문에,
집에 돌아가는 길 회식이 기다린다.
우린 다들 숙소 생활을 하기에 같이 저녁을 먹는다.
그럼 꼭 술이 같이 하는데, 5일 중 4일은 회식이다.
아닌 경우도 있지만,,,
그럼 같이 저녁을 먹으면서 술을 마시면 자야 할 시간이 된다.
그러고 자고 일어나 다음날의 일상이 반복되는데
공사를 일찍 끝내 7시 30분에 배드민턴을 10시까지 치고 11시 30분까지 전화영어랑 복습 샤워하고 자는 경우도 더러 있고
요즘은 기사 공부에 한참이다.
내가 보아도 참 대단하다.
시간이 없는 듯 하지만 짜면 나오는 게 시간인 듯하다.
없는 시간 연애도 기가 막히다.
결혼도 준비하려 하니 머리가 터진다.
이런 모습들도 미래의 정화는 날 귀엽게 보겠지?
열심히 살아가는 나를 응원하며, 다시 공부하러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