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쓰레기로 신음하는 바다

by 연산동 이자까야

부산 아쿠아리움에는 한쪽 지느러미가 없어 '샹크스'라는 이름이 붙은 붉은바다거북이 삽니다. 2015년 기장군 대변외항 방파제에서 폐그물에 걸린 샹크스는 순찰하던 해경에 발견됐는데요. 폐그물에 감겨 찢긴 왼쪽 앞 지느러미는 결국 회복하지 못하고 자연적으로 떨어졌습니다. 야생에서 생존하기 어렵다는 해양수산부 결정에 따라 아쿠아리움에 자리를 잡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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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때문에 죽고 다치고


샹크스는 운이 좋은 편입니다. 일단 살아남았으니까요.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은 지난 20년 동안 바닷새류 바다거북류 어류 해양포유류 등 해양동물 77종에서 낚싯줄 바늘 폐어구 등 해양쓰레기 얽힘 피해를 본 사례 428건을 확인했습니다. 피해 건수는 매년 증가 추세를 보였고요. 특히 해안가나 얕은 수층에서 먹이 활동을 하는 바닷새는 낚싯줄과 바늘로 인한 피해가, 수중에 사는 바다거북과 돌고래는 폐어구 얽힘 피해가 컸습니다.


사람에게 발견되지 않거나, 수중에서 폐사하는 개체수를 포함하면 실제로는 훨씬 더 많은 해양동물이 해양쓰레기에 의해 목숨을 잃는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사람이 쓰다 버린 해양쓰레기가 바닷속 덫으로 변해 수없이 많은 해양동물의 안전을 위협하고, 삶을 빼앗습니다.


지난해에는 해양쓰레기로 고통받는 동물의 이야기가 전해졌습니다. 지난해 2월 국제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된 푸른바다거북 '대한이'가 제주 서귀포시 운진항 인근에서 폐그물에 걸려 발버둥 치다 구출됐습니다. 버려진 낚싯바늘에 걸린 물고기를 먹다가 바늘은 기도에 걸려 빠지지 않고, 낚싯줄만 몸속을 관통해 항문으로 빠져나온 상태였죠. 이 때문에 내장이 꼬이고 혈액 공급이 이뤄지지 않아 대부분 괴사가 진행됐고, 장이 찢어졌습니다. 대한이는 결국 목숨을 잃었죠.


2023년 11월 낚싯바늘과 낚싯줄에 걸린 채 발견된 제주 남방큰돌고래 '종달이'의 근황도 전해졌습니다. 제주 종달 근처에서 발견된 종달이는 꼬리에서 주둥이까지 낚싯줄에 얽히고설켜 매우 힘들어했는데요. 함께 다니는 무리를 따라가지 못하고, 영양 상태가 나빠지며 혼자 있는 시간이 점점 길어졌고요. 물에 힘없이 둥둥 떠 있거나, 한 곳으로 빙빙 돌기만 하는 정형행동도 포착됐습니다. 사람이 개입해 낚싯줄을 일부 제거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지만, 또 다른 낚싯줄에 걸린 채 발견된 이후 자취를 감췄죠. 종달이는 숨졌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수거만으로 해결 안 된다


이처럼 해양쓰레기는 해양동물의 목숨을 직접 위협합니다. 하지만 해양쓰레기는 줄지 않고 매년 10만여 t이 수거되는데요. 국회 농립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어기구(충남 당진시) 의원이 해양수산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전국에서 거둬들인 해양쓰레기는 57만446t으로 집계됐습니다. 연도별로는 ▷ 2020년 12만3585t ▷2021년 10만6926t ▷2022년 11만1461t ▷2023년 11만3758t ▷2024년 11만4716t이 수거됐죠.


바다를 낀 11개 지자체별로는 5년간 제주(49만3778t)에서 가장 많았습니다. 다음으로는 전남(19만7033t) 충남(6만7943t) 경남(5만2500t) 경북(4만5823t) 등의 순이었죠. 부산(2만3580t)은 8번째였습니다. 부산의 해양쓰레기 수거량은 ▷2020년 3415t ▷2021년 7156t ▷2022년 5185t ▷2023년 4061t ▷2024년 3763t으로 매년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해수부는 바다 환경 개선을 위해 2020년부터 올해까지 4648억8300만 원을 투입했습니다. 연도별 금액은 ▷2020년 637억7200만 원 ▷2021년 638억7600만 원 ▷2022년 807억8900만 원 ▷2023년 840억7200만 원 ▷2024년 842억3300만 원 ▷올해 881억4100만 원입니다. 이 가운데 835억 원은 침적 폐어구 수거 등 사업에 사용됐는데요.


해양쓰레기 문제는 수거만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닙니다. 수거 안 된 쓰레기는 해양에 그대로 남고, 시간이 지날수록 영향을 받는 대상도 확대될 수밖에 없습니다. 해양쓰레기 발생 자체를 원천적으로 줄이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죠. 어구마다 소유자를 표시하는 '어구 실명제', 친환경 부표·어구 보급 확대 등이 시급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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