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왜 했나?

by 연산동 이자까야

지난해 12월 3일 밤 비상계엄 선포 후 1년이 훌쩍 지났습니다. 비상계엄의 밤은 여명이 오기 전에 끝났습니다. 대신 비상계엄의 그늘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은 180일간의 수사를 마무리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 등에 의한 내란·외환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수사 결과'를 15일 발표했습니다. 특검팀은 군검찰이 기소한 사건을 포함해 27명을 재판에 넘겼습니다. 윤 전 대통령을 특수공무집행방해, 일반이적, 위증 등 혐의로 3차례 기소했습니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 최상목 전 기획재정부 장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등 윤석열 정부 국무위원을 비롯해 정부 관계자 8명도 재판에 넘겼습니다.


조희대 대법원장과 내란 사건 재판을 담당하는 서울중앙지법 지귀연 부장판사 등 사법부 관계자에 대한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등 고발사건은 불기소 처분했습니다. 여기까지가 수사 결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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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중요한 게 빠졌죠? 가장 궁금한 부분이 아직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도대체 '왜?' 비상계엄을 선포했냐는 겁니다. 다른 사람도 아닌 대통령이, 전쟁 등 긴박한 상황도 아닌데 왜 비상계엄을 선포했는지 미스터리입니다.


물론 비상계엄의 밤 윤 전 대통령은 긴급 담화를 통해 "종북 세력을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으로 2024년 4월 총선 이후 정치 상황을 비상계엄 선포의 이유라고 설명했습니다. 국회가 정부 관료와 검사를 탄핵하는 등 행정 업무를 마비시키고, 다음 해 예산에서 예비비를 비롯한 각종 사업들의 예산을 일방적으로 삭감했으며, 다수당의 지위를 이용해 '입법 독재'를 벌였다고 주장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이 거론한 비상계엄 사유가 타당하거나 명분이 있었다면 미스터리로 남아 있지 않을 겁니다. 또한 당시 여당이었던 국민의힘 의원 18명이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에 참여하지 않았을 겁니다.


미스터리를 풀려고 최근 중앙일보는 '윤석열 정부'의 참모, 각료, 대선 캠프 관계자 등 수십 명을 인터뷰해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가장 관심을 모은 건 역시 '비상계엄 왜 했나'입니다. 기사는 '김건희 사법리스크' 해소에 주목했습니다. 당시 '김건희 특검법', 명태균 게이트 등 이른바 '김건희 사법리스크'로 윤석열 정권이 위기에 몰리고 있었습니다.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미디어오늘에 "완전 소설을 써놨다"고 반발했습니다. 이에 대해 중앙일보 측은 "취재한 그대로 보도했다"고 반박했습니다.


자, 이제 특검팀의 발표를 살펴볼 차례입니다. 특검팀은 무력으로 정치적 반대 세력을 제거하고 권력을 독점·유지하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고 판단했습니다. 군을 동원해 사법권, 비상 입법기구로 입법권을 각각 장악해 입법·사법·행정권을 모두 틀어쥐는 무소불위의 독재 체제를 구축하려 했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김건희 여사의 '사법리스크'도 권력 유지를 목적으로 한 비상계엄 선포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고 봤습니다.


그러면서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준비 시기를 '2023년 10월 이전'으로 특정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앞서 비상계엄 선포 당시 2024년 4월 총선 이후 정치 상황을 비상계엄 선포 이유라고 밝혔습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취임 초기부터 대통령의 특별한 권한인 '비상대권'을 염두에 두고 여러 차례 주변에 언급했으며, 2023년부터 물밑 작업을 벌였다고 판단했습니다.


2023년 10월부터 비상계엄 준비가 시작된 점을 고려하면 김 여사 관련 리스크가 직접적인 동기는 아닌 것으로 봤습니다. 다만 실제 12월 3일 비상계엄을 전격적으로 선포하는 '방아쇠' 중 하나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참, 특검팀은 김 여사가 비상계엄에 관여했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대신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을 때 김 여사와 심하게 싸웠으며 김 여사가 윤 전 대통령을 향해 '당신 때문에 다 망쳤다'며 분노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기까지가 특검팀의 발표입니다. '왜?'가 해소됐습니까? 판단은 각자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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