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란드가 갖고 싶은 트럼프,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까운

by 연산동 이자까야

트럼프는 최근 독립국가인 베네수엘라의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해 미국으로 압송하고도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입니다. 마약 사범이라면, 독재자라면 다른 나라의 지도자를 타국에서 체포해 데려가도 되는 걸까요? 분명한 국제법 위반이지만 이후 나오는 기사는 베네수엘라의 석유를 미국이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한 이야기가 대부분입니다. 베네수엘라의 혼란한 정치상황은 곁다리 정도입니다.


트럼프.jpeg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 연합뉴스


더 문제는 이런 트럼프의 행동이 시작일까봐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것입니다. 집권 1기에도 그린란드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며 매입을 제안하기도 한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에 무력으로 개입한 직후인 지난 4일 미국 잡지 디애틀랜틱과의 인터뷰에서 “안보를 위해 그린란드가 꼭 필요하다”며 병합 의지를 거듭 드러내 그린란드와 덴마크의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스티븐 밀러 국토안보보좌관은 “그린란드는 마땅히 미국에 속했고 트럼프 행정부는 원한다면 그린란드를 장악할 수 있다. 군사작전에 관해 물어보는 맥락이라면 그런 것을 생각하거나 말할 필요도 없다. 누구도 그린란드의 미래를 놓고 미국과 군사적으로 싸우지 못한다. 덴마크가 그린란드를 식민지로 갖고 있는 근거가 무엇이냐? 미국은 미국의 일부로 그린란드를 가져야만 한다. 힘에 의해 권력에 의해 통치되는 현실 세계에 살고 있다”고 자신의 SNS에서 밝혔습니다.



트럼프 주위에는 ‘트럼프스러운’ 사람들만 가득한 모양입니다. 뭐, 트럼프와 생각을 공유하니까 측근이 되었겠지요. 이번 마두로 대통령 납치도 ‘트럼프가 트럼프 했다’는 말들을 합니다.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마음대로 해버리는 데다가 그 일이 막대한 국방력을 가진 미국이니 다들 입을 열기가 쉽지 않은 모양입니다.



이런 트럼프가 그린란드가 필요하다며 지속적으로 언급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위기감을 느낀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폴란드 스페인 덴마크 등 7개국은 6일(현지시간) 공동 성명을 내고 그린란드와 덴마크에 연대를 표명했습니다. 이들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동맹) 가입국입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32개 가입국 중 7곳 만이 목소리를 냈습니다.



이들은 성명에서 “그린란드는 그린란드 주민들의 것으로, 덴마크와 그린란드 관련 사안을 결정하는 주체는 오직 덴마크와 그린란드뿐”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7개국은 이어 북극권에서의 안보는 미국을 포함한 나토의 집단 협력을 통해 달성돼야 한다며 미국의 협력도 촉구했습니다. 이미 다른 주권국가의 지도자를 체포한 미국에게 그린란드의 주권을 지키는데 협력하라니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것처럼 보이는 건 저만의 생각일까요.



뉴욕타임즈는 마두로를 “현대 제국주의의 첫번째 희생자”라고 표현했습니다. 한동안 전면전이 없던 평화의 시대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여전히 진행중인 지금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군사력을 가진 나라로 꼽히는 미국이 그린란드가 필요하다고 자꾸 이야기 합니다.



요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보면 국가와 힘이라는 단어에 대해 생각해보게 됩니다. 검색해 보니 “국가는 일정한 영토와 거기에 사는 사람들로 구성되고, 주권(主權)에 의한 하나의 통치 조직을 가지고 있는 사회 집단이다. 국민·영토·주권의 3요소를 필요로 한다”는 결과를 받았습니다. 남의 나라 영토를 내 것인양 탐내고 그 욕망을 숨기지 않는 강대국과 지도자를 보면서 스스로를 지켜내는 힘을 키우는 것만이 약육강식의 국제 정세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임을 다시금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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