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의 세 갈래 목소리부터 이해하자

by 연산동 이자까야

최근 가장 뜨거운 이슈는 행정통합입니다. 광주·전남, 대전·충남, 대구·경북이 속도를 올리자 상대적으로 느긋했던 부산 경남도 행정통합이란 궤도에 올라 탄 것으로 보입니다.


행정통합과 관련해 국제신문은 흥미로운 조사를 했습니다. 우선 부산 경남 국회의원 34명을 전수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무려 27명이 행정통합에 찬성했습니다. 찬성률 87%였습니다.


국회의원에 이어 부산시의회와 경남도의회, 광역 의원들에게 행정통합 의견을 물었습니다. 이들은 지역구가 넓은 국회의원보다 세밀하게 주민들과 밀착하기 때문에 날 것 그대로의 민심을 전달할 수 있습니다.


미리 말씀 드리면 결과는 놀랍습니다. 특히 경남도의원들의 답변이 눈에 띄었습니다. 부산과 경남이 행정통합을 하려면 부산보다 경남도의원들의 목소리를 유심히 들어야 합니다. 그러면 행정통합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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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부산시의원들은 전체 46명 중 39명이 통합에 찬성했습니다. 찬성률 85%였습니다. 이제 경남도의원들의 답을 보겠습니다. 전체 64명 중 찬성 33명(51.56%) 반대 15명(23.43%) 유보 16명(25%)이었습니다. 부산과 비교하면 찬성률이 뚝 떨어집니다.


경남을 분석하려면 지역으로 나눠 살펴야 합니다. 지금부터가 경남 민심의 핵심입니다. 경남 동부에 해당하는 김해와 양산은 지역구 의원 14명 가운데 무려 12명이 찬성에 몰표를 던졌습니다. 김해 양산은 부산으로 출퇴근하는 주민이 적지 않아 부산과 생활권이 같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그래서 김해 양산을 부산으로 편입하자는 이야기도 종종 제기됐습니다. 물론 그때마다 경남도는 펄쩍 뛰었습니다. 이런 배경을 감안하면 김해 양산의 민심은 행정통합에 적극적인 찬성입니다.


잠깐 이야기가 옆길로 새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양산은 경남에서 창원, 김해 다음으로 인구가 많은 도시로 성장했지만, 한때 경남에서 오지였습니다. 지도를 보면 짐작할 수 있을 겁니다. 예전 경남도의 양산 홀대론이 제기되자 "부산이나 울산으로 편입시켜 달라"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지금 양산의 위상이 변했습니다. 양산은 경남의 핵심 도시 중 하나로 발전했습니다.


중부 경남, 특히 창원은 동부 경남과 분위기가 다릅니다. 지역구 의원 16명 중 8명이 반대 의사를 표명했고, 찬성은 5명에 그쳤습니다. 반대 논리는 명확합니다. 이들은 2010년 마산 창원 진해의 통합을 경험했습니다. 통합 결과 사회적 혼란이 이어지는 등 후유증이 큰 현실을 직접 겪어 부정적입니다.


이들이 우려하는 게 또 하나 있습니다. 마창진에서 드러났듯 통합은 균등하게, 화학적으로 완벽한 결합으로 이뤄지지 않습니다. 현실에서는 덩치가 큰 쪽으로 흡수되는 경향이 강합니다. 행정통합 결과 경남이 부산으로 '흡수 통합'되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존재합니다.


진주 합천 산청 거창 등 서부 경남의 목소리는 또 다릅니다. 지역구 의원 16명 중 유보가 7명으로 가장 많았고 찬성 6명, 반대 3명이 뒤를 이었습니다. 이들이 조심스러운 것은 ‘외곽 소외론’ 때문입니다. 서부 경남은 지금도 소외되고 있는데 부산과 행정구역이 통합되면 더 외곽으로 밀려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합니다. 이들의 우려는 충분히 공감됩니다.


행정통합을 하려면 찬성보다 반대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그런 면에선 경남의 반대 의견을 이해하고 해결책을 찾아나가야 합니다. 그게 경남도의원들이 던져준 행정통합 숙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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