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3평 넓어졌다"

by 연산동 이자까야

은수는 1년 전까지 엄마 아빠 할머니 삼촌과 함께 월세 10만 원짜리 셋방에 살았습니다. 방은 고작 두 칸. 집은 한쪽으로 기울어져 밧줄로 고정해야 했습니다. 비가 오면 붕괴될까봐 뜬눈으로 밤을 새우기도. 부모가 가난해서 또는 부모가 없는 아이들의 주거환경은 열악했습니다. “곰팡이 때문에 아토피가 너무 심해요” “집이 좁아 친구를 못 데려와요 “사춘기 누나랑 남동생이 한 방에서 칼잠을 자요”…. 취재진이 만난 아이들의 소원은 하나같이 ‘깨끗한 내 방 갖고 싶어요.” 국제신문이 2019년부터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공동으로 ‘10대의 빈곤’ 시리즈를 연재한 이유입니다. 프로젝트는 크게 세 갈래로 나눠 진행됐습니다. 첫째는 경성리츠를 비롯한 기업 후원(10억 원)을 받아 주택 리모델링. 둘째는 보증금과 월세 지원. 셋째는 빈곤 아동의 심리 변화 추적.

21764_1631611589.jpg 은수네 집 이사 전(왼쪽)과 이사 후(오른쪽) 모습.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제공

도움을 받은 496세대의 아이들은 어떻게 변했을까요. 어린이재단이 14일 94세대(10세대는 심층 면접)를 선정해 설문 했더니 주거만족도(5점 만점)가 2019년 2.65점에서 올해 3.85점으로 상승했습니다. “보일러가 잘 돼요” “잘 때 비좁지 않아서 좋아요” “곰팡이와 벌레가 없어요”…. 아이들의 자존감도 높아졌습니다. 무엇이 달라졌느냐는 질문에 “마음이 편하다(21.2%)” “성격이 밝아졌다(20.0%)” “친구를 집에 데려올 수 있다(16.5%)”고 하더군요.


천식(11.8→4%)이나 비염(45.9→30.6%) 아토피(28.2→9.4%)를 앓는 비율도 대폭 줄었습니다. 한 부모는 “요즘은 비염이 사라져 이비인후과를 가는 일이 없어졌다”고 응답했습니다. 방이 두 개 이하인 비율은 2019년 69.1%에서 올해 42.5%로 26.6%포인트나 감소. 대신 방이 3개인 비율은 27.6%에서 50%로 껑충 뜁니다. 리모델링이나 이사를 통해 집 면적이 평균 16.2평에서 19.6평으로 3평 이상 넓어졌기 때문입니다. 다함께 살기 좋은 부산. 국제신문도 힘을 보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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