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물이 된 '네스호의 괴물'

by 연산동 이자까야

프랑스 3대 미술관으로 꼽히는 국립 퐁피두센터 부산 분원이 생긴다고 합니다. 파리를 방문 중인 박형준 부산시장은 19일 퐁피두센터를 찾아 부산 분원 유치에 합의. 오는 5월에는 퐁피두 대표단이 부산에서 실무협상을 할 예정입니다. 부산시는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이건희 미술관’ 후보지를 서울로 확정하자 세계적인 미술관 유치를 추진해왔습니다. 입지는 북항재개발 1단계 약 3만 ㎡. 총 1812억 원을 투입해 오페라하우스와 시너지를 내겠다는 구상을 내놓기도.

21764_1642582777.jpeg 프랑스 퐁피두센터 내 어린이미술관 모습. 국제신문 DB

퐁피두센터는 1969년 조르주 퐁피두 대통령이 근현대미술관과 공공도서관을 갖춘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추진. 현재 파블로 피카소와 바실리 칸딘스키를 비롯해 예술가 6000명의 작품 12만 점을 소장 중입니다. 덕분에 프랑스는 루브르박물관(고대~르네상스)-오르세미술관(근대)-퐁피두센터(현대) 체계를 갖추게 됐습니다.


사실 퐁피두센터는 소장품만큼 외관이 유명합니다. 배관·환기구와 파이프라인을 외부로 드러내 원색으로 칠했기 때문. 개관 초기에 ‘고풍스러운 파리 건축물과 달리 내장이 튀어나온 건물’ 또는 “네스호의 괴물 같다”는 혹평을 받은 이유입니다. 세월이 흘러 퐁피두 센터는 현대 건축의 미적 기준을 바꿨다는 찬사를 받습니다. 공동 설계자인 리처드 로저스(지난해 88세로 타계)는 불필요한 장식을 최소화하면서 건축 구조를 과감히 드러내는 한편 첨단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하이테크 건축’의 시조로 불립니다. 북항에 자리할 퐁피두 부산 분원도 ‘원조’를 능가하는 디자인으로 관람객을 매혹시키길 기대합니다.


한편 부산시는 공공미술관 업그레이드도 추진 중이라고 하네요. 부산시립미술관과 현대미술관·우환공간이 대상. 부산시립미술관은 2023년 3월 착공해 2024년 4월 재개장을 목표로 260억 원을 투입할 계획입니다. 예술계 일부에선 ‘부산시 문화예산 상당수가 영화·영상과 오페라하우스 건립에 집중돼 상대적으로 소외를 느낀다’는 불만도 나옵니다. 문화의 향기가 골고루 퍼지도록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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