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금은 죽지 않고 백금은 벌받지 않는다’고 합니다. 뇌물로 천금을 주면 사형수도 살린다는 의미. 백제는 관리가 뇌물을 받거나 공금을 횡령하면 3배 배상과 함께 종신 금고형을 선고. 현대사회에서도 누군가의 책임을 묻는 기준이 3배 배상입니다. 미국의 클레이튼법(1914년)은 독점 행위에 의해 영업·재산상 손해를 입은 사람은 손해액의 3배를 배상받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언제부터 ‘3배’가 전통으로 굳어졌는지는 분명하지 않습니다. 고대부터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가 합리적으로 수용하는 경계선이 아닐까 추측하는 정도.
부산 해운대구 초고층 빌딩인 엘시티 사업자로부터 뇌물(명절 선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공직자들이 1심에서 유죄를 선고 받았습니다. 부산지방법원 형사 6부는 15일 엘시티 실소유주 이영복 회장과 엘시티 측의 명절 선물을 받은 전·현직 부산시 공무원 9명에게 벌금형과 자격정지형을 선고. 기소된 전·현직 공무원들은 2010년 9월부터 2016년 2월까지 엘시티 측으로부터 각각 150만~360만 원가량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7월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이날 재판에서 쟁점은 뇌물의 범위. 피고인들은 ‘가족이 대신 받아 몰랐다’거나 ‘업무와 연관성이 없다’고 주장. 반면 재판부는 “뇌물죄는 구체적 이익을 제공하지 않더라도 업무 일반에 대해서만 제공돼도 성립한다. 과거나 장래에 담당 업무를 수행할 것으로 기대되는 경우도 뇌물의 성격을 가진다”고 판시. 자격 정지형을 받은 현직 공무원은 직무에서 배제됩니다. 또 뇌물죄로 3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받은 공무원은 당연 퇴직 처리.
앞서 검찰은 2017년 엘시티 선물 의혹을 수사하다가 금액이 적다는 이유로 불기소 처분을 내렸습니다. 그러자 부산참여연대는 지난해 7월 검찰에 재수사를 촉구. 결국 검찰은 시민위원회 의견을 들어 피고인들을 기소. 떡값으로 기름칠 해야 잘 돌아가는 관행은 언제쯤 사라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