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봉한 ‘연애 빠진 로맨스’는 데이팅 앱에 가입한 남녀가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담은 로맨틱 코미디. 남자 친구와 막 헤어진 자영(전종서)과 소설가를 꿈꾸는 우리(손석구)가 거나하게 술을 마시면서 나누는 취중진담이 웃음을 자아냅니다. “연애는 방구고, 결혼은 똥이야. 그냥 실컷 방구 끼다가 똥 마려울 때 되면 결혼하는거지 뭐.” 네이버에 영화평을 올린 몇몇 관객은 “너, 너무 보고싶었어”를 명대사로 꼽더군요. 이름과 속마음까지 감추던 두 청춘이 조심스레 서로에게 빠져 드는 이유 중 하나는 ‘참을 수 없는 외로움’이 아닐까 추측합니다.
코로나19 펜데믹을 겪으면서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청춘이 늘었다고 합니다. 부산여성가족개발원이 전국 2만7336가구의 가구원에게 결혼에 대한 인식을 물었더니 긍정적인 답변(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하는 것이 좋다)이 44.5%로 집계. 부산은 48.1%였습니다. 눈에 띄는 대목은 긍정적인 응답 가운데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가 2018년 9.6%에서 18.9%로 2배 가까이 급증했다는 점. 남성은 10.4%에서 21.2%로 증가. 여성도 8.9%에서 16.7%로 상승. 이진숙 부산여성가족개발원 연구위원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하면서 가족에 대한 욕구가 증가했다”고 분석.
일본에서도 2011년 대지진을 계기로 독신 남녀의 결혼관이 변하는 징후가 포착됐습니다. “여진이 계속되는 데 옆에 아무도 없다는 사실이 너무 쓸쓸했다”고 하소연하는 독신 남녀들이 부쩍 늘었다고 하네요. 실제로 일본 최대 결혼정보회사의 여성 신규회원 수가 20%나 증가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부산 금정구에 사는 3O대 남성은 국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소개팅 앱이나 결혼정보회사 사이트를 자주 본다. 어려운 상황이 닥치니 ‘역시 남는 것은 가족뿐’인 것 같다”고 합니다. 공포가 커지는 재난·위기 상황에서 누군가와 함께 있고 싶은 욕망은 인간의 본성인가 봅니다. 1인 가구의 외로움을 덜 사회적 해법도 필요해 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