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발짝 늦는 행정

by 연산동 이자까야

오는 31일 부산 기장군 오시리아 관광단지에 롯데월드 부산이 개장합니다. 17종의 탑승·관람시설 중 국내 최초로 도입되는 자이언트 디거(Giant Digger)와 자이언트 스플래쉬(Giant Splash)가 가장 주목받습니다. 부산에서 경남·경주나 수도권까지 놀이기구 타러 가는 불편함이 사라졌으니 반가운 일. 걱정거리도 있습니다. 바로 동부산권의 만성적인 교통난입니다. 요즘도 주말이면 오시리아 관광단지 진입도로는 주차장을 방불케 합니다. 롯데월드 부산을 찾는 관광객(연간 79만~110만 명)까지 더해지면 정체가 심화할 수밖에 없습니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17일 내놓은 해법은 부산도시철도 오시리아선(해운대 장산역~오시리아역)과 반송터널(송정~회동동) 건설. 민간투자를 유치해 2029년 완공한다는 구상입니다. 고민해야 할 지점도 있습니다. 민간자본은 공짜가 아닙니다. 원금에 이자를 얹어주거나 약정 수익률을 보장해 줘야 합니다. 부산시와 김해시는 민간자본으로 건설된 부산~김해 경전철 운영 적자분 수백억 원을 매년 민간사업자에게 보전해 주고 있습니다. 오시리아선 사업비는 3850억 원에 달합니다.

21764_1647531055.PNG 개장을 앞둔 롯데월드 어드벤처 부산 전경. 국제신문DB

민간자본이 투입된 도로나 터널은 요금도 징수합니다. 현재 부산의 유료도로는 광안·부산항·을숙도·거가대교와 백양·수정산·산성·천마터널까지 8곳. 매일 8개 유료도로를 모두 통과할 경우 소형차 기준 통행료만 1만8600원(환승 할인 제외)에 달합니다. “부산에선 돈 없으면 운전 못한다”는 우스갯소리가 농담처럼 들리지 않는 이유입니다. 여기에 정부의 대도시권 교통혼잡도로로 선정된 승학터널(북항~서부산)과 센텀 지하고속도로(해운대~만덕 대심도)까지 완공되면 돈 내고 다녀야 할 도로가 10개로 늘어납니다.


한편으로는 ‘부산시가 오시리아 관광단지 계획이 수립된 2005년부터 대중교통망 확충을 차근차근 추진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교통지옥이 현실화될 시기가 되어서야 ‘대책’을 내놓으니 ‘뒷북 행정’이라는 비난을 듣는 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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