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넘게 대통령 집무실로 사용됐던 청와대가 5월 10일부터 국민에게 개방됩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기자회견에서 “대통령 집무실을 서울 용산 국방부로 이전한다”고 발표했거든요.
현재의 청와대는 일제강점기에는 조선총독부 관저로 사용됐습니다. 1948년 이승만 대통령이 집무실로 사용하면서 권력의 심장인 ‘청와대 역사’가 열립니다. 대통령실 ‘용산 시대’는 윤 당선인이 속전속결로 밀어붙인 결과. 불과 두 달 전 발표했던 ‘광화문 시대’ 공약을 폐기했다는 비판과 ‘국방부도 구중궁궐’이라는 반대 여론 설득은 윤 당선인이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윤 당선인 기자회견을 보면서 생긴 의문 하나. 윤 당선인이 5월 10일까지 국방부 청사를 비우라고 ‘명령’하면 국방부 장관은 따라야 할까요? 현재 군 통수군자는 엄연히 문재인 대통령입니다. 윤 당선인이 ‘미래 권력’이라 해도 아직 대통령은 아닙니다. 그런데도 국방부 장관이 윤 당선인 ‘지시’에 따라 이사를 해야 하는 걸까요?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따른 예산도 논란거리 중 하나입니다. 윤 당선인은 약 496억 원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예비비 사용 최종 권한이 ‘당선인’에게도 있다는 말은 듣지 못했습니다.
그렇다고 윤 당선인이 문 대통령 측과 대통령 집무실 이전과 예비비 지출에 대해 협의한 적도 없는 것 같습니다. 당장 청와대 참모들 사이에서 ‘현직 대통령과 협의없이 국방부 이전을 발표한 것은 월권’이라는 불만이 나오고 있으니까요. 더불어민주당은 한 발 더 나아가 "졸속·횡포"라고 비판.
문 대통령 임기가 5월 9일 밤 12시까지인데 사전에 청와대 참모들의 컴퓨터나 집기를 국방부로 가져가 버리는 것도 모양새가 좋지 않습니다. 결국 목표 시한인 ‘5월 10일’을 맞추려면 윤 당선인이 청와대 협조를 얻어 '사전 준비'를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뜨는 권력과 지는 권력이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 이유입니다. 한 차례 미뤄졌던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만남이 빨리 성사돼야 ‘용산 시대’도 잡음 없이 열릴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