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자의 행보

by 연산동 이자까야


지난해 5월 취임한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 인사청문회는 ‘심심’했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인사 검증 7대 원칙에 걸릴 만한 게 없었기 때문. 그 흔한 논문 표절이나 위장 전입 의혹에서도 자유로웠습니다. 여야도 만장일치로 안 장관 인사청문 경과 보고서를 채택.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일 한덕수(73) 국무총리 후보자를 지명했습니다. 정가에선 “진보·보수정권 가릴 것 없이 20년 넘게 중용된 인사가 드물다. 국회 동의는 수월하게 받을 것 같다”는 평이 나옵니다. 전주 출신의 한 후보자는 김대중 정부 경제수석을 거쳐 노무현 정부 국무총리를 역임. 이명박 정부 주미대사와 박근혜 정부 시절 한국무역협회장에 이어 14년 만에 국무총리로 복귀했습니다. ‘관운’ 하나는 타고 난 셈.


2인자의 행보.jpg 윤석열 정부의 첫 신임 국무총리로 지명된 한덕수 전 총리가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한 후보자의 장점 중 하나는 여야로부터 ‘견제구’를 받을 가능성이 적다는 점. 사실 국무총리는 ‘별이 되기 직전’의 순간입니다. 문재인 정부의 이낙연·정세균 전 총리는 더불어민주당 대권 후보 경선에 뛰어들었죠. 반면 한 후보자가 2027년 ‘별’에 도전할 것 같다는 전망은 거의 없습니다. ‘욕심’이 없으면 이것저것 잴 필요없이 신념에 따라 내각을 운영할 수 있습니다.

한 후보자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익과 경제를 강조했습니다. “국가 총요소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 협치와 통합이 이뤄지지 않으면 총요소 생산성을 낮춘다”는 말이 인상적이더군요. 청와대 권한을 내각과 나누는 ‘책임총리’‘책임장관’도 강조.

그래도 국무총리는 참 어려운 자리입니다. 이낙연 총리(45대)까지 재임기간 1년을 넘긴 경우는 절반도 안됩니다.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지위에도 불구하고 늘 국정쇄신 카드로 쓰여온 게 우리 헌정사의 풍경. 헌법에 명시된 각료 제청권을 제대로 행사한 전례도 드뭅니다. ‘대쪽 판사’로 유명했던 이회창 총리가 김영삼 대통령과 마찰을 빚다 교체된 것이 대표적 사례. 누구보다도 이를 잘 아는 한 후보자의 다음 행보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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