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떠나는 文 정부 장관들

by 연산동 이자까야

“국무회의는 대통령·국무총리와 15인 이상 30인 이하 국무위원으로 구성한다.” 헌법 제88조 내용입니다. 국무위원인 장관 15명이 참석해야 국무회의 의결이 성립한다는 의미.


윤석열 정부 초대 내각 후보자들은 현재 인사청문회 검증을 받고 있습니다. 윤 당선인 취임 전 내각 완성은 어려운 상황. 엎친데 덮친 격으로 ‘아빠 찬스’ 의혹을 받던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3일 자진 사퇴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한 발 더 나아가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정호영(보건복지부)·원희룡(국토교통부) 후보자의 낙마를 요구. 윤 당선인이 한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지 않으면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국회 인준 투표를 부결시킬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습니다. 반면 윤 당선인이 자신의 ‘복심’으로 불리는 한동훈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철회할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3월 만찬 회동을 위해 청와대 상춘재로 향하며 대화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제공

그렇다면 윤석열 정부의 국무회의는 열릴 수 있을까요. 문재인 정부 장관 18명 중 상당수는 오는 9일 일괄 사표를 제출합니다. 새 정부 국무위원이 임명되지 못한 상태에서 과거 정부 국무위원이 떠나면 국무회의 의결은 불가능합니다. 김부겸 총리가 당분간 자리를 지킨다고 해도 의결정족수 ‘15명’을 맞출 수 없습니다. 결국 김 총리 측은 “새 장관이 임명되는 것을 보면서 정족수 15명이 유지되도록 사표 수리 속도를 조절하겠다”고 하는군요.


국민의힘도 속내가 복잡합니다. 겉으로는 “국정 훼방” “발목잡기”라고 민주당을 비난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국무총리 인준 없이 정부가 출범하는 ‘플랜B’까지 고민한다고 합니다. 어찌 됐든 윤 당선인과 과거 정부 인사들의 ‘불편한 동거’가 불가피한 셈.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여소야대 정국에서 국정을 이끌기 위해 “협치를 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민주당도 ‘발목잡기’ 프레임에 갇히면 지방선거에서 고전할 수 있습니다. 과연 협치는 가능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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