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에 대한 넛지[nudge]

by 연산동 이자까야

정부가 금융 취약층의 빚 감면·유예를 검토 중입니다. 금융위원회는 소상공인 대출 상환 유예 기간이 끝나는 9월까지 ‘새출발기금’ 신청을 받습니다. 새출발기금은 대출자의 부실채권(30조 원 규모)을 매입해 채무조정을 하는 윤석열 정부의 민생금융 핵심 정책. 거치 기간은 최대 1∼3년이며 최대 10∼20년 장기·분할 상환에 고금리를 저금리로 전환해준다고 합니다. 연체 90일 이상 부실 차주에 대해서는 60∼90%의 원금도 감면할 예정.


사실 코로나19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민간부채는 크게 증가한 상태.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신용 비율은 2019년 196.3%에서 올해 1분기 219.4%로 급증. 정부는 지난 14일 제2차 비상경제민생대책회의에서 발표한 ‘125조 원+α’의 취약층 금융프로그램이 충분치 않다고 보고 “금융권도 자율적으로 취약층 부담을 덜어주는 데 나서달라”고 호소. 채무 조정의 상당액을 민간은행에 떠 넘긴 탓에 ‘신종 관치’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세금으로 빚을 갚아준다’거나 ‘도덕적 해이를 불러온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특히 주식·코인·부동산 투자를 했다 손실을 본 2030세대를 위해 마련된 ‘청년 특례 프로그램’에 대한 반발이 적지 않은 상태. 청년 특례 프로그램은 만 34세 이하 신용평점 하위 20% 이하를 대상으로 ① 이자 30∼50% 감면 ② 최대 3년간 원금 상환유예 ③ 이자율 3.25% 적용하는 사업. 금융위는 최대 4만8000명이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을 141만∼263만 원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합니다.

지난 14일 서울 서초구 서울회생법원 모습. 연합뉴스

금융당국은 ‘빚 감면’ 논란에 대해선 “청년이 신용불량자가 되면 사회적 비용이 더 크다”고 설명합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소상공인이나 2030이 생태계에서 일탈하지 않도록 ‘넛지(nudge·부드러운 개입)’와 같은 형태로 도움을 주는 취지”라고 부연.


펜데믹은 우리 사회에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복지제도 확대와 손실보상금 지급은 위기 때 ‘국가가 해야 할 일’로 결론 났습니다. 빚 감면은 새로운 논의 주제입니다. 성실하게 원리금을 상환 중인 사람들이 허탈감을 느끼지 않도록 세밀한 정책수립과 공론화 과정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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