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에서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 ‘해녀의 부엌’까지 가는 길은 멀었습니다. 종달리는 성산일출봉이 바로 곁에, 우도가 코앞에 있는 마을이죠. 종달리에 해녀의 부엌이 있습니다.(haenyeokitchen.com)
부산의 건축설계기업인 상지건축이 마련한 2박 3일 일정의 인문 활동 워크숍 참가차 제주도에 갔던 지난 20일 목요일, 작은 바닷가 마을인 종달리로 우리 일행은 곧장 달려가 요즘 인기 높은 해녀의 부엌을 ‘체험’했습니다. 그리고 행복한 ‘제주도의 푸른 밤’을 보냈지요. 해녀의 부엌은 공연과 음식을 잘 섞은 ‘관광 상품’입니다. 중국 태국에 여행 갔을 때 잘 차린 음식을 먹으며 화려한 공연을 보는 체험은 해보았는데, 해녀의 부엌은 그것과는 방식·구성이 완연히 달랐습니다.
목요일 공연에서는 종달리 최고령 해녀 권영희(91) 여사의 인생 이야기를 바탕으로, 제주 해녀와 제주 바다 사연을 청년 예술인들이 솜씨 좋게 연극으로 풀어가다가(정말로 연기를 잘합니다) 딱 그 대목에 어울리는 제주 음식을 관객이 맛볼 수 있게 내어줬습니다. 예컨대 젊은 연극인들이 펼치는 공연을 통해 뿔소라가 제주 해녀들에게 얼마나 귀하고 소중한 음식인지 비로소 느낀 관객들이 살짝 먹먹한 심정이 됐을 때, “자! 그럼 그 뿔소라를 맛보시겠습니다” 하며 관객에게 뿔소라 꼬지를 대접했습니다.
그렇게 공연이 끝나면 조배기 미역국, 갈치조림, 뿔소라장, 우뭇가사리 무침 등으로 이뤄진 제주 음식을 관객은 한상 차림으로 먹습니다. 요일 따라 공연과 음식 형태는 약간 달라지는데 이 프로그램의 인기가 아주 높아 일찌감치 예약해야 체험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음식과 공연으로 제주 문화의 고갱이가 몸속으로 스미는 체험을 하고 나니, 그 장면과 맛이 잊히지 않습니다. 부산에서 관광객을 위한 상설 공연 프로그램을 궤도에 올려보려고 많은 사람이 노력했지만, 결국 성공하지 못한 현실도 떠올랐습니다.
‘부산관광, 체험으로 새판짜기’ 기획시리즈를 통해 국제신문은 ‘체험’의 저력과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습니다. 오늘 자에는 제4회 ‘현장에서 듣는 체험관광’이 있군요. 관광·여행 현장에서 치열하게 체험을 모색하는 전문가들의 제언이 관심을 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