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치소도 차별하나

by 연산동 이자까야

부산에서 범죄 혐의가 있어 구속 기소되면 서울에서 기소될 때보다 더 힘듭니다. 바로 부산구치소 시설이 열악하기 때문입니다. 여름에 덥고 겨울엔 추운데 그 정도가 상상을 뛰어넘는다는 게 구치소를 갔다온 사람들의 한결같은 증언입니다.

2022121101050006247.jpeg 이전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부산 사상구 주례동 부산구치소 전경. 1973년 건립돼노후화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 국제신문DB

지역에서 고위 공무원을 지내고 변호사법 위반으로 구속기소된 한 인사는 출소 후 구치소의 열악한 환경을 지적했습니다. 주로 겨울을 구치소에서 보냈는데 너무 추워 페트병에 뜨거운 물을 받아 껴안고 잤다고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추워 잠이 잘 오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뇌물 제공 혐의로 구속기소된 한 건설업체 회장은 겨울보다 여름의 고통을 얘기했습니다. 수용자가 많아 한 방에서 자는데 그 열기 때문에 제대로 잠들 수 없다고 했습니다. 낮에는 그럭저럭 버티는데 밤이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열대야가 있는 밤이면 숨이 막혀 죽을 정도라고 표현했습니다. 그는 “해가 지는 게 무섭다”고 언급했습니다.


부산구치소는 1973년에 지어져 50년 가까이 된 건물입니다. 법무부와 부산시도 이런 점을 알아 다른 곳으로 이전하려고 하지만 이전 예정지 주민의 반발이 커 첫발을 떼지 못합니다.


2017년 건립된 서울 동부구치소는 구치소 중 호텔이라고 부를 정도로 시설이 좋습니다. 깨끗하게 지어져 쇠창살만 없다면 다른 주택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건물 외관도 무슨 오피스나 아파트 외벽처럼 보여 도심에 있지만 이곳이 구치소임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 제법 많이 있습니다.


왜 같은 세금을 내면서 누구는 좋은 시설에서 재판을 받고, 누구는 50년 된 건물에서 지내며 재판을 받아야 합니까.


교정시설 통합 이전은 2007년부터 추진됐지만 네 번째 추진안이 이전부지 주민 반발에 부딪히면서 지난해 5월 원점에서 재검토된 상황입니다. 관계기관이 현재 현대화 개발 구상 용역을 진행 중입니다.


법무부와 부산시, 지역 국회의원들이 이번에는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을까요. 희망고문처럼 보이지만 믿어볼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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