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뭐라노'의 마스코트 라노입니다. 라노는 이번 주 '이거 아나'에서 소개할 시사상식 용어를 '50억 클럽 특검법'으로 정했어요. 뉴스를 조금만 관심 있게 보신 분들이라면 알아차리셨을 거예요. 대장동에 관련된 법입니다. 하지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시는 분도 있겠죠? '50억 클럽 특검법'이 뭔지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라노가 쉽게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10년 전, 2014년 대장동 민간사업자들이 사업에 도움을 주는 대가로 몇몇의 고위 인사들에게 돈을 건넸다는 의혹이 일었습니다.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등이 대장동 개발사업 공모를 준비할 때 부국증권을 배제하는 등 컨소시엄 구성을 도운 대가로 50억 원을 받기로 했다는 의혹 등이죠.
'50억 클럽'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있어서 민간사업자가 주요 인사들에게 50억 원을 로비했거나, 할 예정이었던 명단을 말합니다.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의 대화가 담긴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밝혀졌습니다.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 박영수 전 특검, 권순일 전 대법관 등이 로비 대상으로 등장합니다.
곽상도 전 국회의원의 아들이 화천대유에서 일하다가 퇴사했을 때, 퇴직금 명목으로 50억 원을 받아 챙긴 사실이 드러나 '50억 클럽'의 신빙성을 키웠습니다. 이 때문에 곽 전 의원은 재판까지 받게 되지만 법원에서 무죄를 선고하며 풀려나게 됩니다. 퇴직금으로 50억 원이나 받을 수 있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사실이죠. 퇴직금으로 50억 원이나 지급할 수 있었던 것은 곽 전 의원의 아들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더군다나 50억 클럽에서 언급된 인사들의 수사가 지지부진하게 진행되면서 민주당이 50억 클럽에 대한 특검 도입을 추진하고 나섰습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50억 클럽 특검법'을 상정했습니다. 라노가 법안이 어떤 내용이라고 정확히 설명하기가 어려운 이유가 여러 특검 법안이 올라와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먼저 특검법을 발의한 강은미 정의당 의원은 특검 수사 대상을 ▷화천대유 및 성남의들 관련자들의 50억 클럽 의혹과 관련된 불법로비 및 뇌물제공 행위 ▷수사과정에서 범죄혐의자로 밝혀진 관련자들에 의한 불법행위 ▷화천대유와 성남의뜰 사업자금과 관련된 불법행위 ▷위 의혹 등과 관련해 수사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등과 이와 관련된 사건으로 한정한다고 밝혔습니다.
용해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발의한 특검법은 강 의원의 법안과 달리 부산저축은행 불법 대출 수사 당시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자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의혹을 포함시켰죠.
진성준 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특검법 내용을 보면 수사 대상에 불법 로비뿐만 아니라 ▷대장동 개발을 위한 사업자금 및 개발수익과 관련된 불법 의혹 ▷천화동인 3호 소유자 등 대장동 개발사업 관리자들의 부동산 거래 특혜 및 불법 의혹 등을 추가했습니다. 부산저축은행 의혹과 김만배 씨 누나가 윤 대통령 부친의 부동산을 매입 의혹 등을 포함한 것입니다.
수사 대상과 특검 후보 추천권 등을 둘러싼 각 당의 이견이 커 법안 통과까지는 난항이 예상됩니다. 특검 본회의를 통과하려면 180명의 국회의원이 찬성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민주당은 169석이죠. 그렇기 때문에 특검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려면 다른 당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정의당은 민주당이 발의한 50억 클럽 특검법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 눈치입니다. 국민의힘은 50억 클럽 특검법 도입에는 찬성하지만 수사 대상과 시기 확대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합니다. 50억 클럽 특검법, 도입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