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시찰하는 우리 측 전문가가 22일 일본 현지에서 활동에 들어갔습니다. 사찰단장을 맡은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을 포함해 총 21명의 전문가가 일본에서 도교전력이 제공한 시설을 둘러볼 예정입니다. 지난 21일 출국한 시찰단은 22일 일본 측과 기술회의를 하고, 23·24일 오염수 관리 실태를 확인하며, 25일 현장 점검 내용을 바탕으로 심층 기술회의와 질의응답을 진행한 뒤 26일 귀국할 예정입니다.
유 단장은 이날 오염수에서 방사성 물질을 제거하는 다핵종제거설비(ALPS)와 방류 전 오염수를 저장하고 핵종을 측정하는 K4 탱크를 중점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구체적으로 K4 탱크를 눈으로 직접 보고, 필요한 자료도 요청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다핵종제거설비가 어떤 과정을 거쳐 오염수에서 핵종을 제거하는지, 그 과정에서 쓰이는 각종 기기와 재원·사양을 확인하고 제대로 작동하는지 보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유 단장은 "우리는 이미 2021년 8월부터 각종 자료를 받아왔다. 시찰단 소속 전문가들은 이 때부터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를 추적하고 조사해왔기 때문에 방문 기간이 짧은 것은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시료를 채취하지 않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검증을 할 수 없다'는 지적에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검증 프로그램을 통해 시료를 채취했고, 채취한 시료로 우리도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일부 과학자들은 다핵종제거설비의 필터를 교체할 때 오염수가 바다로 흘러갈 수 있다며 특히 세슘 스트론튬 플루토늄 같은 무거운 핵종이 심해에 가라앉아 우리나라 연안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선박에 쓰는 평형수를 통한 전파도 우려했습니다. 후쿠시마에 정박한 배들이 현지에서 평형수를 담아 우리나라 항구에서 정박할 때 이를 버리면 처리수가 우리나라 연안에 퍼지게 된다는 말입니다.
일본은 G7 정상회의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에 대한 국제적 신뢰를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각국 정상들은 일본의 기대와 달리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안전성 검증을 신뢰한다는 원칙적인 수준의 언급에 그쳤습니다.
처리수 10ℓ를 마셔도 된다는 영국 과학자의 발언은 제쳐두고라도 우리 국민은 시찰단이 제대로 된 검증을 하고 돌아왔으면 하는 바람일 것입니다. 괴담이 아닌 과학으로 판단해야 할 때입니다. 그냥 보고만 돌아올 것이라는 일부의 우려가 기우에 그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