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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어민도 반대하는 오염수 방류

by 연산동 이자까야

우려하던 일이 눈 앞에 다가왔습니다. 일본 정부가 올 여름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2주간 시운전에 돌입했습니다. 도쿄전력은 시운전 기간 방사성 물질이 없는 물을 바닷물과 섞어 후쿠시마 원전 앞 바다에 방류합니다. 이 과정에서 방류 시설의 작동에 문제가 없는지 점검합니다. 긴급 상황이 발생한 것을 가정해 작동에 문제가 없는지도 점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달 말까지 오염수 해양 방류를 위한 설비 공사를 마무리할 예정입니다.

21764_1686559905.jpg 니시무라 야스토시 일본 경제산업상이 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과 관련해 후쿠시마현 어업단체와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현지 어민은 방류를 반대합니다. 지난 10일 원전 담당 장관인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상과 가진 간담회에서 방류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노자키 데쓰 후쿠시마현 어업협동조합연합회장은 회담이 끝난 후 "회담은 평행선이다. 방류 반대는 변하지 않는다"고 강하게 말했습니다.


일본 정부가 자국 어민도 설득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오염수를 방류하기로 결정했는지 궁금합니다. 어민의 반대는 안중에도 없다는 말로 들립니다. 물론 어민의 피해를 보상하기 위해 800억 엔(7500억 원)에 달하는 기금을 조성했지만 이것으로 충분할지 모르겠습니다. 어민은 그야말로 생계를 잃어버리는 것이니까요. 일본 정부도 오염수를 방류하면 수산물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겠습니까. 최근 후쿠시마 원전 인근 바다에서 잡힌 우럭에서 기준치보다 180배 높은 세슘(방사성 물질)이 검출됐습니다.


우리 정부는 어떻게 하고 있나요. 후쿠시마 오염수 시찰단은 최근 일본에 요청한 자료 등을 받아야 정확한 분석을 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일본이 당장 시운전에 들어가며 방류하겠다고 하는데 방류 끝난 후 받은 자료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시찰이 결국 일본의 들러리였다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입니다.


일본이 방류를 시작하면 우리나라 연안으로 방류수가 도달하는 기간을 두고 학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합니다. 하지만 오염수를 방류하는 순간 우리나라 어민과 수산업 종사자들에게 큰 타격이 갈 것은 분명합니다. 정부는 이에 대해 뾰족한 대책이 없어 보입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안전성 검증 결과를 기다리겠다고 합니다.
또 해양수산부가 나서 13일 부산을 시작으로 서울 경남 강원 전남 등 권역별로 수산물 안전 현장 설명회를 연다고 합니다. 송상근 해수부 차관은 12일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일어난 후 약 3만 건의 수산물 방사능 검사를 했지만 단 한 건도 기준치를 넘긴 수산물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올해 말까지 방사능 검사 장비 9대를 추가 도입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송 차관은 지난 2월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의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확산 시뮬레이션 결과'를 인용해 방류수가 우리나라 연안에 도착하는 기간이 4, 5년 후로 예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동안 열심히 검사하는 것은 바람직하나 그 때가 돼 수산물에 이상 징후가 발생하면 그 땐 어떻게 할 것인가요. 이미 바다에 버린 물을 주워담을 수가 없습니다. 그에 대한 대책은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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