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뭐라노'의 마스코트 라노입니다. 라노는 이번 주 '이거 아나'에서 소개할 시사상식 용어를 '바그너'로 정했어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서 전쟁이 발발한 지 벌써 1년 반이 지나고 있어요. 그러던 지난 23일, 러시아에 큰일이 벌어졌는데요. 러시아 내에서 쿠데타가 일어날 뻔한 것. 러시아 쿠데타의 주축이 바로 '바그너'였는데요. '바그너'가 뭔지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라노가 쉽게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지난 23일 러시아 민간군사기업 ‘바그너’ 그룹이 우크라이나 전선에 있던 군대를 돌려서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로 진격했습니다. 바그너 그룹은 무장 반란을 일으킨 지 하루도 안되는 사이 약 800km를 진격해 모스크바에서 200km 떨어진 곳까지 밀고 들어왔습니다. 러시아 정규군이 헬기와 항공기를 출격시키긴 했지만, 지대공 미사일에 맞아 6대의 헬기와 1기의 항공관제기가 추락하고 말았죠. 러시아 정규군 대부분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돼 쿠데타 세력을 막을 수 있는 전력이 없었던 것입니다.
‘바그너’ 그룹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아끼던 요리사 ‘프리고진’이 만든 용병 기업입니다. 프리고진은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된 인물이었죠. 프리고진은 1981년 강도 및 폭행 혐의로 9년간 복역한 뒤, 핫도그 노점 장사를 시작으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식당 사업을 하며 크게 성공합니다. 푸틴 대통령이 프리고진의 식당을 즐겨 찾으며 둘 사이에 인연이 생기게 됐고, 프리고진은 러시아 정부 행사에 음식을 공급하며 많은 돈을 벌어들이게 됩니다. 그러던 2014년, 프리고진은 민간군사기업 바그너 그룹을 만들게 되고 러시아 정규군이 공식 참전하기 곤란한 시리아와 리비아 등의 내전에 참전합니다. 푸틴 대통령의 신임을 한몸에 받게 되죠.
하지만 바그너 그룹과 러시아 국방부는 오랫동안 갈등을 겪고 있었습니다. 최근 바그너 그룹을 중심으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바흐무트를 점령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더욱 커졌다고 하는데요. 바그너 그룹이 “러시아 국방부가 탄약을 제대로 지원하지 않는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하자, 러시아 국방부는 “우리랑 정식으로 계약 맺고 국방부 밑에서 활동하라”고 지시합니다. 프리고진은 러시아 국방부가 바그너 그룹을 통제하기 위한 장치로 해석하며 계약을 거부했죠. 이에 러시아 국방부는 프리고진의 군사 반란 가능성을 언급하며 체포 명령을 내렸고, 프리고진은 러시아 국방부가 미사일로 바그너 그룹을 공격했다고 주장하며 군대를 이끌고 모스크바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쿠데타는 하루 만에 멈췄습니다. 바그너 그룹은 모스크바를 눈앞에 두고 물러났죠. 러시아 동맹국인 벨라루스 대통령이 중재했기 때문인데요. 러시아의 동맹이자 프리고진과 20년 지기 친구인 벨라루스 대통령이 협상에 나섰습니다. 벨라루스 대통령은 푸틴과 프리고진 사이에서 몇 시간이나 전화 통화를 하며 설득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벨라루스 대통령은 프리고진에게 “모스크바로 들어간다면 푸틴이 당신을 죽일 것”이라고 말했고, 푸틴 대통령에게는 “반란군 진압 계획을 늦춰달라”고 제안했습니다. 러시아는 바그너 그룹의 용병들을 처벌하지 않겠다고 약속했고, 프리고진은 벨라루스에 망명하기로 하며 쿠데타는 일단락됐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바그너 그룹의 반란 이후 이틀 만에 대국민 연설에 나섰습니다. 표정은 분노로 가득 차 있었죠. 푸틴 대통령은 “반란은 실패할 운명이었고, 러시아는 단결을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흔들린 리더십을 복원하기 위한 모습으로 분석되는데요. 앞으로 푸틴 대통령의 행보와 우크라이나 침공에 변화가 생길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