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뭐라노'의 마스코트 라노입니다. 라노는 이번 주 '이거 아나'에서 소개할 시사상식 용어를 '동물외교'로 정했어요. 요즘 한국에서 최고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동물 친구가 있죠? 바로 에버랜드 판다월드의 마스코트 '푸바오'인데요. '용인 푸 씨' '푸공주' '푸린세스' 등으로 불리며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어요. 푸바오는 '동물외교' 차원에서 한국으로 보내진 엄마 '아이바오'와 아빠 '러바오' 사이에서 태어난 아기 판다에요. '동물외교'가 뭔지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라노가 쉽게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동그란 귀에 까만 눈, 둔둔한 엉덩이, 말랑한 뱃살을 가지고 대나무를 씹어 먹는 자이언트 판다는 중국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동물이에요. 판다는 전 세계적으로 2000여 마리 밖에 안되는 데다, 중국 쓰촨성 일부 지역에서만 사는 멸종 위기종인데요. 중국은 이런 판다의 특성을 이용해 아주 오래전부터 판다를 동물외교에 이용했습니다.
외교는 다양한 방식을 통해 이루어지는데요. 외교에 동물을 이용하기도 합니다. '동물외교'는 의미 있는 동물을 다른 나라에 보냄으로써 외교 관계를 증진하는 외교 방식인데요. 자이언트 판다는 동물외교로 가장 대표적인 동물입니다. 당나라 685년 측천무후가 일본과의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판다 한 쌍을 보낸 것을 시작으로 수많은 판다들이 외교를 위해 외국으로 보내졌죠.
푸바오의 엄마 '아이바오'와 아빠 '러바오'는 2016년에 동물외교를 위해 중국이 한국에 '빌려준' 판다들입니다. 판다는 멸종 위기 동물이라 중국에서 매우 깐깐하게 관리하는데요. 중국은 동물외교를 할 때도 동물을 아예 보내는 것이 아닌, 잠깐 빌려주는 형식으로 보내요. 우리나라는 판다들을 데려올 때 중국과 각서를 썼는데요. 아이바오와 러바오는 한국이 15년 빌리는 것으로 하지만 둘 사이에서 아기 판다가 태어나면 성숙기인 만 4살이 되기 전에 중국으로 보낸다고 약속했어요.
푸바오는 2020년 7월 20일 우리나라에서 처음 자연번식을 통해 태어난 아기 판다구요. 푸바오는 만 4살이 되는 2024년 7월 20일까지 중국으로 돌아가야 해요. 언제 돌아갈지는 다음 달부터 논의할 예정인데요. 아이바오와 러바오가 동물외교 차원에서 우리나라에 온 만큼 푸바오의 반환 협상을 통해 얼어붙은 한중 관계가 잘 풀릴 수도 있다는 예측이 나와요.
동물외교는 멸종 위기 동물 복원 사업에 중대한 역할을 수행하기도 하는데요. 동물외교에서는 양국에 긍정적 이미지를 형성하고자 하는 목적을 갖고 있기 때문에 상대국에서 멸종된 동물 혹은 자국을 대표하는 동물을 보내요. 멸종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동물을 들이는 귀중한 기회가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에요. 우리나라에서 멸종 위기종에 번식도 어렵다는 판다가 3마리나 태어났기 때문에 양국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여요.
판다 말고도 여러 동물이 동물외교에 쓰여왔는데요. 동물의 권리에 대해 생각하게 된 요즘, 동물외교에 대해 다시 한번 재고해 봐야 한다는 말이 나와요. 살아있는 동물을 선물처럼 주고받는 건 적절하지 않다는 것. 생명과 자아가 있는 동물을 오로지 사람의 정치적인 목적을 위해 이용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지적이죠.
게다가 서로 잘 지내보자고 타국으로 보낸 동물이 나라 간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해요. 동물을 잘 보살피지 못하거나 나라끼리 사이가 나빠지면 동물을 돌려달라며 항의가 들어오기도 합니다. 동물을 관리하기 힘들다며 돌려보냈다가 관계가 서먹해지는 일도 있었죠. 동물외교에 대한 논란 대문에 과거만큼 동물외교가 활발하게 이뤄지진 않는데요. 앞으로도 동물외교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하긴 어려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