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그플레이션', 이거 아나?

by 연산동 이자까야

뉴스레터 '뭐라노'의 마스코트 라노입니다. 라노는 이번 주 '이거 아나'에서 소개할 시사상식 용어를 '애그플레이션'으로 정했어요. 라노는 기후위기가 우리 삶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절실하게 깨달았어요. 7월 내내 폭염과 폭우가 반복되고, 자연재해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는 것을 보며 이상기후의 위협이 코앞으로 성큼 다가왔다고 느꼈죠. 오늘 알려드릴 '애그플레이션'도 기후위기와 밀접하게 관련 있는 말인데요. '애그플레이션'이 뭔지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라노가 쉽게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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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7월은 폭우를 빼면 남는 게 없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엄청난 비가 퍼부었어요. 극한 호우는 우리나라 곳곳을 할퀴고 지나갔죠. 장마가 끝났을 땐 마냥 기뻤어요. 장마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비가 그쳤다고 마냥 좋아할 게 아니었다는 걸 깨닫기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어요. 극한 호우의 파급이 시차를 두고 8, 9월 물가에 반영될 것이란 예측이 나왔기 때문이었죠. 7월 장마에 이어 8월 폭염, 9월 태풍까지 당분간 기상 악재가 이어진다는 점에서 가까스로 안정화 국면에 접어든 물가를 자극하지 않겠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어요.


기록적인 폭우에 채소류 등의 농산품 가격이 급등하면서 최근 안정세를 보였던 생활물가가 다시 오를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농산물의 가격이 오르면 일반 물가도 상승하는데요. 이런 현상을 뜻하는 단어가 바로 '애그플레이션'입니다. 애그플레이션은 농업(agriculture)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을 합성한 신조어에요.


곡물의 가격이 오르면 자연스럽게 곡물을 이용해 제품을 만드는 모든 식품의 가격이 오르게 됩니다. 식품의 가격이 오르면 음식점의 가격도 오르게 되고, 사료를 먹이고 길러야 하는 젖소에서 나오는 우유, 심지어 담배의 가격까지 급등해요. 특히 우리나라는 농가가 지속해서 줄어들어 현재는 농산물 수입 국가가 됐습니다. 전 세계 농산물 가격 변동에 특히 민감할 수밖에 없죠. 특히 밀과 옥수수는 거의 전량을 수입하고 있고, 콩은 약 90%가 수입돼 들어오고 있습니다.


경제학 이론으로 봤을 때 농산물은 대표적인 '비탄력적' 상품입니다. 가격이 오르면 곧바로 수요가 줄고 공급이 늘어나는 '탄력적' 상품이 있는가 하면, 가격이 올라도 수요나 공급이 쉽게 변하지 않는 '비탄력적' 상품도 있는데요. 농산물은 가격이 오른다고 하루 세 끼 먹던 식사를 두 끼로 줄이기 힘든 데다 재배 기간을 감안할 때 당장 공급을 늘리기도 쉽지 않습니다. 이 같은 비탄력적 상품은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면 가격이 매우 가파르게 오르는 경향이 있죠.


실제로 한국농수산식품유동공사에 의하면 지난 21일 청상추 4kg당 도매가격은 평균 9만360원으로 4주 전보다 398.7% 폭등했습니다. 적상추 4kg당 도매가격은 8만3520원으로 343.8% 치솟았고, 시금치도 5만5660원으로 214.1% 급등했습니다.


올해 초 세계경제포럼은 앞으로 10년 동안 세계 경제를 위험하게 하는 요소 1~4위가 모두 기후위기에 관한 것일 거라고 발표했어요. 50년쯤 후에는 기후위기가 매년 전 세계 GDP의 5%를 깎아먹는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죠. 예전에는 경제 발전을 위해 기후위기 대응에는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였어요. 하지만 이제는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게 곧 경제를 지키는 일이 돼버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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