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뭐라노'의 마스코트 라노입니다. 라노는 이번 주 '이거 아나'에서 소개할 시사상식 용어를 '잼버리'로 정했어요. 요즘 잼버리 이슈로 나라 안팎이 시끌시끌합니다. "세계적인 웃음거리가 됐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는데요. '잼버리'가 대체 뭐길래 세계적인 망신이라고까지 표현하는 걸까요? '잼버리'가 뭔지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라노가 쉽게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지난 1일 개막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파행으로 진행되다 조기 종료했습니다. 새만금 잼버리는 개최 전부터 운영 미흡 지적이 있었고, 개최 첫날부터 잡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논란이 거세지자 대회 중단 권고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5일, 세계 각국 대표단이 모여 회의를 연 결과 예정대로 12일까지 대회를 진행하기로 했었는데요. 태풍 '카눈'이 한반도에 상륙할 것으로 예보되면서 지난 7일 잼버리 대원들은 모두 영지에서 철수했습니다. 거센 비판과 우려, 정치적 공방은 피할 수 없었죠.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는 세계스카우트연맹 주관으로 4년마다 개최되는 국제 청소년 야영대회입니다. 우리나라는 2017년 8월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제41차 세계스카우트 총회에서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개최국으로 선정됐습니다. 전북 부안군 새만금에서 열리기로 결정됐죠. 이번 새만금 잼버리는 153개 나라에서 약 4만3000명이 참가하는 역대급 규모로 열렸습니다. 우리나라는 새만금 잼버리를 개최하기 위해 6년의 준비 기간과 1170억 원의 예산을 투입했습니다. 하지만 부실하기 짝이 없는 준비에 전 세계 학부모들의 공분을 샀죠.
새만금은 바다를 메워 만든 간척지입니다. 나무 한 그루 없는 허허벌판이죠. 내리쬐는 햇볕을 피할만한 곳이 없습니다. 하지만 냉방기구를 제대로 준비하지 않았죠. 올해 여름은 매우 더웠는데요. 연일 폭염 경보가 발효되는 수준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개막식 날부터 온열질환 환자가 쏟아졌습니다. 조직위원회가 곳곳에 그늘 쉼터 등을 만들었지만 역부족이었고, 의료시설이 열악하고 의료 인력과 약품도 부족해 환자들이 방치됐습니다.
문제는 이것뿐만이 아니었는데요. 시설과 위생도 엉망이었습니다. 오랫동안 이어진 장마에 빗물이 빠지지 않아 곳곳이 진흙탕으로 변해 조직위는 부랴부랴 플라스틱 팔레트 10만 개를 투입시켜 그 위에 텐트를 치도록 했습니다. 샤워실·화장실 등 부대시설도 부실했습니다. 샤워실 가림막은 허술하고, 화장실 숫자는 부족했죠. 관리와 청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참가자들이 이용을 꺼리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식사로 나온 달걀에서는 곰팡이가 발견됐고, 야영장은 모기와 벌레가 들끓어 참가자들을 힘들게 했습니다. 사태는 점점 심각해져 외신에도 새만금 잼버리 문제가 보도됐습니다. 영국 미국 싱가포르는 자국 대원들을 조기 철수 시켰죠.
위태위태하던 잼버리는 결국 태풍 '카눈'으로 인해 조기 종료됐습니다. 정부는 대학 기숙사와 공기업 연수시설, 공공체육관 등을 빌려 잼버리 대원들이 남은 기간 동안 숙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11일에는 '잼버리 K팝 콘서트'도 열립니다. 유명 연예인들이 대거 출연한다고 하는데요. 이 과정에서도 끊임없이 잡음이 나오고 있습니다.
2030월드엑스포 부산 유치를 위해 부산시가 온 힘을 쏟고 있는 지금, 근심은 깊어져만 갑니다. 엑스포 유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은 정치권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죠. 국민의힘 윤희석 대변인은 "당연히 한국의 국제적 평판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걱정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걱정했습니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도 "우리나라 이미지가 추락했기 때문에 부산엑스포뿐만 아니라 여러 국제행사 유치에 당연히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남은 기간 정치권이 수습부터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은 "2030세계박람회 개최지 선정 때까지 3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았는데 한국의 좋은 이미지를 완전히 소진해버리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고 우려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