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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유일 장애인평생교육센터
폐업해야 합니까

by 연산동 이자까야

부산 강서구가 내년에 '부산 1호' 한솔장애인평생교육센터 예산을 삭감하고 인력을 줄이는 등의 사실상 폐원 수순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구는 오는 2025년 민간위탁이 끝나면 평생교육센터를 없애고 주간보호센터로 대체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이에 대해 발달장애 부모는 지금도 적은 예산과 적은 종사자 수로 버티는 주간보호센터로 바꾸는 건 복지 퇴행적 결정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21764_1699866269.jpg 지난 6월 부산 강서구 한솔장애인평생교육센터에서 미술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한솔장애인평생교육센터 제공

이곳은 강서구가 부산 구·군 중 유일하게 장애인 복지관이 없어 에코델타복지타운 건립 전까지 복지 공백을 메우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돌봄 지원과 장애 퇴행을 막는 교육 프로그램을 병행해 중증 발달장애인 부모의 호응이 높았습니다. 강서구의 모범 사례를 참고해 금정구도 제2호 평생교육센터 설립을 추진하는 등 후속 움직임도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개소 1년 8개월 만에 폐원 위기를 맞은 것입니다. 구가 예산 축소를 결정한 건 정원 미달 사태 영향이 큽니다. 센터 정원은 18명이지만 지난해 8명, 올해 11명만 이용하고 있어 예산의 지속 투입이 힘들다는 입장입니다. 이에 대해 학부모는 시비 지원을 받아 강서구 이외에 서부권에서 희망자를 받으면 해결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현재 이 센터는 강서구민만 이용할 수 있습니다. 가고 싶어도 민간 위탁인 센터가 문 닫을까 봐 선택을 못했던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민간 위탁인 센터가 문을 닫으면 다른 복지관을 가기 위해 수 년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구 장애인 복지관이 들어설 예정인 에코델타복지타운도 착공이 늦어져 복지 공백이 계속된다는 점입니다. 당초 이달 착공해 오는 2025년 12월 준공 예정이었으나, 2026년 하반기 이후로 준공이 연기된 겁니다. 이에 일각에서는 시의 지원을 통해 권역별 평생교육센터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평생교육시설을 처음 도입한 서울시는 시비와 구비 지원을 합쳐 25개 자치구 중 24곳에서 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부산도 권역별 평생교육센터 체계를 갖춰 지역의 발달장애인이라면 평생교육을 받을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운영의 묘를 찾아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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