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뭐라노'의 마스코트 라노입니다. 라노는 이번 주 '이거 아나'에서 소개할 시사상식 용어를 '공매도'로 정했어요. 빌 공(空)에 팔 매(賣)를 써서 '없는 것을 판다'는 뜻을 가진 '공매도'가 뭔지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라노가 쉽게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공매도는 주식 투자의 방법 중 하나입니다. 라노가 아는 주식 투자는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을 산 다음, 주가가 오르면 되팔아서 수익을 챙기는 구조였어요. 하지만 공매도는 그 반대인데요. 공매도는 주식 가격이 떨어질 것을 예측하고 실제로 가격이 떨어지면 돈을 벌게 됩니다. 라노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1. A 기업 주식 투자를 고민하던 라노는 얼마 후 A 기업의 주가가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2. 라노는 A 기업 주식을 갖고 있는 반달이에게 주식을 1주 빌린 다음, 현재 시점의 주식 가격인 10만 원에 팔아 현금 10만 원을 확보합니다.
3. 라노의 예상대로 A 기업의 주가가 떨어져 1주에 5만 원이 되면, 확보한 현금 10만 원으로 A 기업의 주식 1주를 삽니다. 그러면 주식을 사고도 5만 원이 남게 되죠.
4. 라노는 반달이에게 빌린 주식 1주를 다시 갚습니다. 빌린 주식을 갚고도 5만 원의 이익을 봤기 때문에 투자에 성공한 셈이죠.
그런데 우리나라는 '기관투자자'나 '외국인 투자자'에게만 공매도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개인투자자도 공매도와 비슷한 대주거래라는 것을 할 수 있긴 하지만 아주 제한적이죠. 그동안 자금력이 상당한 기관투자자와 외국인이 개인투자자의 돈을 공매도로 가져간다는 지적이 있어왔는데요. 공매도는 주가 하락으로 돈을 벌게 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공매도에 참여한 기관투자자와 외국인은 주가 하락을 압박할 수밖에 없습니다. 공매도 요구가 많아지면 아무 이상이 없는 주식도 주가가 떨어지게 되죠. 주가가 상승해야 돈을 벌 수 있는 개인투자자들의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다 얼마 전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역대급 규모로 불법 공매도를 한 것이 드러나며 공매도를 금지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었습니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6일 주식시장 개장 직후부터 내년 6월 말까지 약 8개월간 공매도를 전면 금지합니다"라고 엄포했죠. 내년 6월 말까지 국내 증시 전체 종목의 공매도가 금지된 것인데, 코스피와 코스닥, 코넥스 전 종목에 해당합니다. 공매도 금지 기간 동안 정부는 공매도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선언했죠.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공매도를 전면 금지한 건 모두 4번인데요. 전부 경제위기가 닥쳤을 때였습니다. 공매도가 주가 하락을 더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죠. 경제위기도 아닌데 전면 금지 조치를 내린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에 '총선용 포퓰리즘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번에 역대급 불법 공매도 사건이 터지자 개인투자자의 불만이 터져 나왔고, 이에 내년 총선을 앞두고 표를 얻어야 하는 여당이 공매도를 금지하라고 정부를 압박했다는 것. 이 때문에 그동안 공매도를 금지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고수하던 금융당국이 태도를 바꿨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공매도 금지 조치가 시작된 지난 6일, 우리나라 증시가 하루 만에 5% 넘게 급상승했다 하루 만에 급하락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현재 시장을 두고 예측 자체가 어렵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보수적으로 주식 시장에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