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뭐라노'의 마스코트 라노입니다. 라노는 이번 주 '이거 아나'에서 소개할 시사상식 용어를 '9·19 군사합의'로 정했어요. 지난주, 북한이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했다는 소식에 국방부가 "중대한 도발"이라고 비판하며 '9·19 군사합의' 일부 조항의 효력을 정지하겠다고 엄포를 놓는 사건이 벌어졌는데요. '9·19 군사합의'가 뭔지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라노가 쉽게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2018년 4월 27일,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진행했습니다. 문 전 대통령은 판문점선언 뒤 다가오는 가을에 평양을 방문하겠다고 약속했죠. 약속대로 문 전 대통령은 2018년 9월 18일부터 20일까지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진행했습니다.
양측은 판문점선언을 이행해 남북관계를 진전시켜 나가기 위한 대책을 논의했고, '9월 평양공동선언'을 채결하기에 이릅니다. 문 전 대통령과 김 국무위원장은 9월 평양공동선언의 '한반도 전쟁위험 제거' 항목에서 비무장지대를 비롯한 대치 지역에서의 군사적 적대관계 종식을 한반도 전 지역에서의 실질적인 전쟁 위험 제거와 근본적인 적대관계 해소로 이어나가기로 합의하죠.
'9·19 군사합의'란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발표한 평양공동선언의 부속합의서입니다.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상대방을 겨냥한 군사연습 및 적대행위를 중단해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자는 것이 합의의 핵심이죠. 이를 이행해 한반도를 평화지대로 만들기 위한 조치를 취해나가기로 합니다.
9·19 군사합의가 이루어진 지 5년이 흐른 지난 21일 북한은 신형위성운반로켓 천리마-1형에 정찰위성인 '만리경 1호'를 탑재해 발사하는 데 성공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우리 정부는 만리경 1호 발사에 대응해 9·19 군사합의 1조3항 비행금지구역 설정에 대한 효력을 정지했습니다. 정부는 남북 간 상호 신뢰가 회복될 때까지 9·19 군사합의 효력 일부를 정지하고, 과거 시행해온 군사분계선 일대에 대한 대북 정찰·감시 활동을 복원하겠다고 맞대응 했습니다.
이에 맞서 지난 23일 북한이 9·19 군사합의에 따른 지상, 해상, 공중에서 중지했던 모든 군사적 조치를 즉시 회복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정찰위성 3차 발사에 대응한 우리 정부의 9·19 군사합의 일부 조항 효력 정지에 반발한 것이죠. 북한은 합의에 구속되지 않겠다고 전하며 사실상 합의 파기를 선언했습니다. 북한 국방성은 자신들의 정찰위성 발사는 자위권에 해당하는 정당한 주권행사로, 이를 이유로 군사합의 일부 조항의 효력을 정지한 남측을 비난했습니다.
9·19 군사합의 일부 효력 정지에 대해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어떻게든 전임 정부의 업적을 지우려는 윤 정권의 편협함이 북한과 적대적 공생관계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홍익표 원내대표도 "잘못된 처방"이라면서 9·19 군사합의를 유지하거나 확대했어야 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향해 "기본적 책무를 방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정부가 손을 놓고 있으라는 이야기나 마찬가지"라며 불가피한 측면을 강조했죠. 9·19 군사합의 일부 효력 정지에 대해 정치권에서 상반된 반응을 보여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