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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면도 날리고, 건강도 날리고

by 연산동 이자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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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암물질인 석면이 땅을 파 조사를 해보면 검출된다면 어떨까요? '석면 도시'라는 오명을 쓴 부산의 노후 슬레이트 밀집 지역 이야기입니다. 이들 지역은 토양에서 석면이 검출빈도 100% 확률로 발견됐다고 합니다. 흙을 10번 떠서 현미경으로 보면 10번 모두 석면 조각이 보인다는 의미입니다. 이번 조사는 석면 검출의 사각지대를 찾아서 조사해야 한다는 지적(국제신문 지난해 5월 17일 자 4면 보도 등)에 따른 것입니다.


부산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해 부산지역 석면노출 우려지역 토양을 검사 결과 노후 슬레이트 밀집 지역에서 검출빈도 100% 확률로 석면 조각이 발견됐다고 합니다. 검출빈도는 2019년부터 5년 동안 조사 횟수 대비 석면이 나온 횟수를 말합니다. 흙을 퍼서 10번 검사하면 10번 모두 석면 조각이 현미경으로 관찰된 셈입니다. 노후 슬레이트 밀집지역 흙 50g에 석면 조각이 100% 확률로 포함됐다는 결과는 슬레이트 지역 주민의 일상 곳곳에 석면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는 의미입니다.


슬레이트는 과거 지붕 천장에 쓰인 석면 고함량(15%) 건축자재입니다. 내구연한 30년이 지나면 석면 먼지가 나와 주민 건강을 위협하는 '시한폭탄'이지만 비용 부담 등으로 교체가 쉽지 않은 실정입니다. 이런 위험성 때문에 시는 지난해 조사부터 노후 슬레이트 밀집 지역 조사 지점을 대폭 늘렸다고 합니다.


시는 주민건강영향조사 예산을 올해 2억3000만 원으로 지난해(1억6000만 원) 대비 43% 늘렸다고 합니다. 또 지역 주민 대상 노후 슬레이트 지붕 개량 사업도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입니다.


노후 슬레이트 밀집 지역에 흙을 떠서 현미경으로 보면 석면 조각이 보인다고 하니 여간 우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루속히 주민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노후 슬레이트 지붕이 사라지고 주민들이 마음놓고 거주할 수 있는 그런 날이 찾아왔으면 합니다. 아울러 철저한 조사와 관리를 위해 노력하는 행정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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