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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산동 이자까야 Jun 20. 2024

해운대 포장마차촌
역사 속으로

한때 퇴근 후 직장인들이 즐겨 찾던 곳이 있었습니다. 포장마차입니다. 직장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풀고 내일을 기약하던 곳입니다. 직장인들의 애환과 추억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곳입니다.

19일 해운대구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이 철거 예정인 포장마차촌을 살펴보고 있다. 이원준 기자

포장마차는 포장을 두른 수레나 트럭 따위에서 간단한 음식과 주류 따위를 파는 노점을 말합니다. 광복 이후 등장한 간이주점입니다. 우리나라가 광복을 맞이하면서 해외에서 돌아온 사람들이나 6·25전쟁 당시 북한을 피해 월남한 피난민 등을 중심으로 포장마차 운영을 했다고 합니다.


부산 해운대 명물 중의 하나는 '해운대 바다마을 포장마차촌'입니다. 80년 이상 된 포장마차촌으로 전국적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이곳은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해운대해수욕장을 찾는 영화배우들과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던 핫플입니다. 해운대 밤바다의 낭만을 선사했던 곳이기도 합니다.


그랬던 이곳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고 합니다. 포장마차촌은 '그동안의 성원에 감사합니다'라는 현수막을 붙이고 관광객 등에게 작별 인사를 했습니다. 


이곳 포장마차촌은 2002년 정식으로 모양새를 갖췄습니다. 1980년대부터 해운대 해변을 중심으로 리어카 노점상 등이 형성돼 있었으나, 2002년 한일 월드컵 등 대형 행사가 잇따르면서 구는 포장마차촌을 이곳으로 정리했다고 합니다. 


포장마차촌은 그동안 해운대의 명물로 거듭났지만 불법 시설물이라는 이유로 철거해야 한다는 민원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구는 2021년 철거 방침을 세웠지만 코로나19를 감안해 철거를 미뤘습니다. 구는 상인들이 각 점포를 철거하면 잔재물 정리에 나설 예정이라고 합니다. 


철거를 두고 반발도 있었지만 구와 상인들 간에 타협안을 도출하면서 물리적 충돌을 피했습니다. 구는 포장마차촌이 있던 자리를 우선 공영주차장으로 활용한 뒤 주민과 관광객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이곳 상인의 생계 등을 감안해 이들에게 공공근로 등 일자리도 알선한다고 합니다. 해운대의 발전을 위해 포장마차촌을 철거한 만큼 이곳이 더 많은 관광객을 불러들이는 곳으로 거듭나길 기대합니다. 해운대 포장마차촌의 추억은 이젠 역사 속에서 만나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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