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뭐라노'의 마스코트 라노입니다. 라노는 이번 주 이거 아나에서 소개할 시사상식 용어를 '이중 가격제'로 정했어요. 지난 24일 롯데리아가 배달용 햄버거 가격을 인상했습니다. 단품 메뉴, 세트 메뉴의 배달가를 매장가 대비 각각 700~800원, 1300원 올린 것인데요. 햄버거 배달 주문이 보통 세트 메뉴 2, 3개씩 들어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배달 주문으로 햄버거를 시켜 먹으면 매장에서 먹을 때보다 2600~3900원가량을 더 지불해야 하는 셈이 됐습니다.
이렇게 배달가를 매장가보다 비싸게 받는 것을 '이중가격제'라고 합니다. 이중가격제는 햄버거 프랜차이즈가 2010년대 초반부터 써오던 방식인데요. 배달앱이 보편화되기 전 매장 자체 배달을 시행하면서 배달가를 높여 받았습니다. 롯데리아는 이중가격제를 시행하다가 2021년 10월 배달가와 매장가를 똑같이 맞추기로 결정했습니다. 코로나19 시기에 배달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이중가격제에 대한 비판이 늘자 내린 판단이었습니다. 그러나 롯데리아는 약 3년 만에 다시 이중가격제를 시행하기로 결정했죠.
사실 이중가격제는 롯데리아와 같은 대형 프랜차이즈는 물론 개인 식당 사이에서도 퍼지는 중입니다. 이는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등 배달앱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배달플랫폼 3사가 지난 4월부터 벌이고 있는 무료 배달 경쟁 때문인데요. 업계 후발주자인 쿠팡이츠가 "쿠팡 와우 멤버십 회원은 묶음배달에 한해 배달비 무료로 제공할게!"라고 선언하자, 뒤이어 요기요가 "요기패스X 구독료 인하할게!"로 응수했고요. 배달의민족은 "알뜰배달은 배달비 무료로 해줄게!"라며 경쟁에 불을 붙였습니다.
무료 배달 경쟁에 뛰어든 배달플랫폼은 무료 배달에 따른 수익 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맹점주에게 높은 중개수수료를 내게 했습니다. 배달비 경쟁으로 무료 배달을 실시했지만, 손해는 볼 수 없었던 배달플랫폼이 중개수수료를 인상→인상된 중개수수료를 감당하기 힘들었던 가맹점이 이중가격제 시행→배달앱을 통해 음식을 주문한 소비자들은 더 많은 돈을 내게 됐습니다. 배달비 무료 정책에 따른 여파가 돌고 돌아 결국 소비자들에게 떠넘겨진 것.
현재 배달플랫폼의 중개수수료는 모두 10% 수준에서 형성돼있습니다. 시장의 과반을 점유한 배달의민족은 앞서 6.8%인 배민1플러스 중개수수료를 9.8%로 인상했습니다. 쿠팡이츠와 요기요도 각각 9.8%와 9.7%로 비슷합니다. 이 밖에도 이들 업체는 자사 시스템으로 결제되는 금액에 대해 3%가량의 결제 수수료를 받습니다. 여기에 부가가치세와 배달비, 각종 광고비 등을 더하면 소상공인 매출액의 20%가량이 플랫폼 관련 지출로 나간다는 게 업계 분석입니다. 무료 배달로 인한 중개수수료에 대한 부담이 점점 커지자 이중가격제를 도입한 것이죠.
이중가격제가 확산하면서 배달앱을 통한 음식 주문 금액은 사실상 무료 배달 이전으로 되돌아갔습니다. 이중가격제 책정으로 인해 음식 가격이 오르면서 기존에 배달비를 내던 것과 비슷해졌기 때문입니다. 배달플랫폼은 이중가격제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